아이오닉5 연간 20만대 판매된다는데...현대차 주가는 제자리, 상승 전망은?
아이오닉5 연간 20만대 판매된다는데...현대차 주가는 제자리, 상승 전망은?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3.0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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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지난달 현대자동차 주가는 박스권에서 정체했다. 애플과의 협상 중지, 화재로 인한 코나 리콜 결정, 아이오닉5 최초 공개 등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크게 떨어지지도, 오르지도 않았다.

지난달 1일 종가 기준 23만8500원으로 시작했던 현대차 주가는 2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6일 종가 기준 23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3월 첫 개장일이었던 지난 2일 종가도 전일 대비 0.84% 상승한 23만9000원에서 머물렀다.

현대차의 발목을 잡은 이슈 중 하나는 지난달 초 발표했던 애플과의 협상 중지다. 연초부터 애플이 '애플카' 출시를 위해 현대차와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는데, 협상을 중단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주가에 소폭 반영됐다.

지난달 24일에는 국토교통부가 현대차 코나 전기차(EV)의 화재 원인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총 2만6000여 대를 오는 29일부터 리콜할 예정이다. 또한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리콜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책임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현대차의 리스크 중 하나다.

이러한 이슈들의 영향으로, 현대차는 지난달 23일 야심작인 '아이오닉5'를 최초 공개했음에도 주가를 눈에 띄게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충분히 주가 반등을 노릴 수 있다고 본다. 아이오닉5의 경쟁력이 높고,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에 긍정적인 환경이 계속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업계에서는 아이오닉5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첫 모델이다. 400V와 800V 멀티 급속충전이 가능하고, 18분 만에 용량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경쟁 전기차와 비교하면 파워트레인, 거주성, 커넥티비티 등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스펙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좌), 한정애 환경부 장관(우) (사진=기획재정부, 환경부 제공)

정부는 친환경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을 연초부터 계속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친환경 전기차·수소차의 핵심부품 기술 개발과 자율주행산업 글로벌 기술강국 도약을 위해 신규 R&D 과제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특히 산자부는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빠르게 앞당기기 위해 전기차·수소차의 핵심 부품 개발 지원에 134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핵심 기술인 에너지 저장, 구동 및 전력변환, 공조 및 열관리, 수소연료전지 기술 분야에도 104억원을 지원한다.

지난달 25일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5차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가 열렸다. 정부는 이 회의에서 친환경차를 획기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핵심 규제를 혁파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면적 제한을 폐지하고, 공공충전기를 의무 개방하며 도시공원 및 그린벨트 내에도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또한 전기차 전문정비소는 내연차 정비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등록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편리한 주차를 위해 친환경차 전용 주차구역도 노외·공공건물의 5%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 밖에도 완속 충전 구역에선 최대 12시까지만 주차를 허용하는 등 장시간 점유에 따른 주차 불편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러한 주차 및 충전구역 단속 주체를 광역자치단체에서 기초자치단체로 하향해 단속의 실효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에는 서울 양재 수소충전소가 재개장했다. 정부는 30억원을 투자해 양재 수소충전소의 충전 용량을 기존 대비 약 3배로 늘리고, 최신 설비를 구비했다. 부지 내에 수소차 충전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 에너지 저장장치(ESS)와 같은 설비도 설치했다. 정부는 이러한 종합적 무공해차(전기차·수소차) 거점을 앞으로 계속 확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새롭게 재개장한 양재 수소충전소에 직접 방문해 수소차 무료충전 시연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토대로 현대차의 주가 향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이오닉5가 3월 말 유럽부터 출시되고, 이후 한국과 미국에 투입되기 때문에 주가도 시기에 맞춰 관련 모멘텀을 반영할 것"이라며 "그 이전에 현대차를 저점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나 리콜 사태에 대해 "낮은 화재 발생 가능성과 재무적 부담에도 고객 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은 EV 브랜드 강화에 긍정적"이라고 봤다. 현대차가 오히려 E-GMP 기반 EV인 아이오닉5 출시를 앞두고 고객 보호 정책에 대한 신뢰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백악관 제공)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미국 전기차 시장 개화의 해'라고 부른다. 바이든 정부가 현재 GREEN(Growing Renewable Energy and Efficiency Now) Act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 내 전기차 투입을 보수적으로 진행해왔다. 현재 보조금 시스템에서는 전기차 대상 정부 보조금이 20만대에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GREEN Act가 발효되면 보조금 기준이 20만대에서 60만대로 대폭 늘어난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량 양산 메이커 기준 동일 가격대에서는 테슬라의 모델 Y와 폭스바겐의 ID 3/4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아이오닉5의 경쟁자가 없다"며 "미국시장의 개화까지 생각하면 아이오닉5의 연간 판매량은 20만대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만약 아이오닉5가 미국에서도 선전할 경우, 현대차는 미국 현지생산까지 내다볼 수 있다. 미국 정부는 보유 관용차 65만대를 전기차로 교체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매년 5만대씩 전기차를 구매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관용차로 구매하는 차량은 모두 연방법에 의거해 부품 현지화 비중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지금은 테슬라만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만약 아이오닉5가 미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현대차는 현지생산을 통한 부품 현지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 현대차는 그동안 주로 생산라인을 유럽과 중국에 배치해왔지만, 현재 미국 정부의 방침이 유지될 경우 미국 시장을 노려볼 만 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대자동차는 이번달 유럽을 시작으로 2분기에는 국내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에서 아이오닉5 판매를 시작한다.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가늠하는 첫 단추인 만큼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도 많다.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자율주행 등의 모빌리티 시장 전체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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