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램지어 망언 한 달 만에 간담회 개최 ‘대응할 문제 아니라더니’
여가부, 램지어 망언 한 달 만에 간담회 개최 ‘대응할 문제 아니라더니’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1.03.0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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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3월 1일 12시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만났다. [사진=여가부 제공]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여성가족부가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국내 친일 세력들이 동조하면서 이들의 행태에 우리 사회가 분노한 지 한 달이 지나서다.

여가부는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하다가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 요청한 후인 2월 16일에서야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짧은 입장문을 냈다.

이후 보름이 더 지난 이달 1일 삼일절에야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용수 할머니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장관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일본이 강제로 끌고 가고, 인권을 침해했다는 증거는 너무나 많다. 다만 정부가 직접 대응해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피해자가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있을 때 일본은 마땅히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가 이런 사안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을 하는 조직이냐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이 있어야 대응하는 건지 궁금하다.

또한 피해자가 살아있을 때 마땅히 사과하라는 말도 다 죽고 나면 끝날 일이라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그동안 여성들에 가해지는 다양한 고통에 대해 선택적 분노와 선택적 침묵으로 비판을 받아온 여가부이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달 14일 정복수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이제 생존 위안부 피해자는 15명만 남게 됐다.

국민은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오늘 2일 열리는 간담회를 통해 일개 학자가 휘갈긴 글조차 방어해주지 못하는 못난 국가가 되지 말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나마 피해자들이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의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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