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포스코 최정우 회장 위험성평가 조작 정황 추궁
국회, 포스코 최정우 회장 위험성평가 조작 정황 추궁
  • 채민석 전문기자
  • 승인 2021.02.23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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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 “대국민생쇼” “중대재해법 1호 대상” 날선 비판
사상 첫 국회 산업재해청문회 개최...9개 기업 대표 참석
환경노동위원회 주최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질의중인 김웅 의원(좌), 최정우 포스코회장(우)
환경노동위원회 주최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질의 중인 김웅 의원(좌), 최정우 포스코 회장(우) (사진 출처=국회방송 유튜브)

[베이비타임즈=채민석 전문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 22일 개최한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포스코 최정우 회장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날 진행된 청문회에는 포스코 최정우 회장을 비롯해 산재가 자주 발생한 9개 대기업의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로 노동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 사과문을 내고 안전 대책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바로 닷새 만인 12월 9일 포항제철소에서 다시 하청업체 직원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끊임없는 사망사고로 인한 포스코의 안전경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9일과 23일에 각각 사망사고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6대 중점 안전관리 대책’ 등 그럴싸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불과 2달도 채 안되어 올해 또다시 비슷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 최정우 회장이 취임 한 이후 안전사고로 19명이 사망한 데 대해 포스코의 근본적인 안전불감증에 대한 여야 의원의 질타가 이어졌다.

게다가 사상 처음 열리는 산업재해 청문회이지만, 최정우 회장은 ‘허리지병’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가 비난 여론이 일자 이를 철회하고 출석했다.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회장님, 허리는 좀 괜찮으십니까?” 라고 질문을 던지며 “평소 디스크를 앓고 있는데, 가끔씩 무리하면 몸이 힘들다”는 최정우 회장의 답변에 “롤러에 압착돼서 죽으면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럽겠습니까?” 라고 지적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에서 포스코가 회장의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 위험성평가 보고서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강하게 추궁했다.

노웅래 의원이 입수해 밝힌 포스코 사내 메일에는 “회장님께서 산업재해 청문회 증인으로 국회 청문회에 참석하실 예정이다. 이에 여러 준비 자료 중에 최근 3년간의 위험성평가를 요청하셨다”며 “며칠 전 20년 위험성 평가를 수정하였는데 추가로 18~19년 위험성 평가에 대해서도 수정 부탁 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면서 “사람이 죽어 근로감독이 나오는데 포스코는 근로 현장의 안전시설 개선은 못할망정 보고서 조작이나 지시하고 있었다” 며 “이번 청문회를 통해 인명경시 살인기업 포스코의 실태를 낱낱이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지난 9일 노웅래 의원 사무실을 통해 “국회에서 진행될 산재청문회를 통해 관련사항에 대해 철저히 파헤치고, 중대재해법 1호 처벌로 산재왕국 포스코를 지목하는 한편, 산업 현장에서 더 이상 억울하게 죽는 노동자가 나오지 않다록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간사로 청문회 개최를 주도한 임이자 의원은 질의에서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가도 아프다고 아우성치는데, 사망한 노동자들을 보면 목이 메어서 말이 안 나온다”며 “산재사고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지고 산재로 사망한 근로자와 유족들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질의에서 “포스코 근로자들은 '포스코 문을 열면 지옥이다'라고 표현한다"며 “동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오늘 무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출근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증인이 저승사자 역할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정우 회장은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안전 최우선을 목표로 시설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듯 하다”며 “앞으로 무재해 사업장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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