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KB국민은행, ESG 투자 위해 녹색채권 활성화 나선다
산은-KB국민은행, ESG 투자 위해 녹색채권 활성화 나선다
  • 황예찬 기자
  • 승인 2021.02.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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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황예찬 기자] 최근 세계적 흐름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에 발맞춰 민간 금융권이 정부와 함께 녹색채권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 16일 금융권-기업들과 녹색채권 활성화를 위한 '녹색채권 활성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에 참여한 녹색채권 발행기관은 산업은행, 기아, KB국민은행, 현대중공업, 만도 등 5개사다.

녹색채권은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 활동, 프로젝트, 자산 등에 소요될 자금을 조달·차환하는 데 발행액을 사용하는 채권을 말한다. 주로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다. 전문가들은 과거엔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로 녹색채권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ESG 투자에 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점차 민간중심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지난해 12월 환경부는 '한국형 녹색채권 안내서'를 발행하고 민간 기업에 자금 사용처, 사업 평가 및 선정 절차, 자금관리, 사후보고 등의 녹색채권 핵심 요소를 소개한 바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협약 당사자들이 녹색채권 안내서 상의 절차와 기준을 준수하고 녹색채권 발행의 모범사례를 확산·정착시키기 위해 업무 협약식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산업은행과 KB국민은행 등 금융권이 녹색채권 발행에 앞장서 눈길을 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기업들의 친환경 분야 진출을 지원하고 녹색산업 투자에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국내 최초 원화 녹색채권 3000억원을 발행한 데 이어,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자금 사용내역과 환경개선 효과를 담은 투자자 안내문을 공개하는 중이다. 산업은행은 이번 협약을 토대로 기존의 '산업은행 표준 관리체계'를 정비하고, 올해 1분기 중 약 3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유관 기관과의 협업으로 표준화된 발행 모델을 확산해 그린워싱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투자자 관심 및 신뢰도를 높여 녹색채권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국내 ESG 금융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3억달러 규모의 외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선 순위 지속가능채권은 국내 최초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지원하는 목적의 글로벌 공모채권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업무협약식을 통해 녹색채권 발행, 자금 관리, 사후보고 등 녹색금융 실천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분기 내 1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해 풍력,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최근 전 세계 녹색채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약 60조원에 불과했던 이 시장은 지난 2019년 약 300조원으로 확대되는 등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일본은 2018년 녹색채권 안내서를 발간했고, 유럽연합(EU)도 2019년에 녹색채권 기준을 발표하는 등 녹색채권 시장 활성화는 국제적 추세가 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서는 정부 재정 외에도 민간 금융기관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국내 금융권이 녹색채권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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