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학생들 교무실 청소가 웬 말인가
[기자수첩] 학생들 교무실 청소가 웬 말인가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1.02.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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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서울시교육청]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학생들에게 교무실 청소를 시키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8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교무실 등 교직원이 사용하는 공간을 학생들에게 청소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진정이 제기된 A중학교장에게 교직원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의 청소를 비자발적 방법으로 학생에게 배정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앞서 A중학교 재학생은 "학교에서 1인 1역할을 의무적으로 분담하도록 하면서 그 역할 중에 교무실 청소가 포함되어 있다"면서 "관행적으로 학생들에게 교직원 사용 공간을 청소하도록 해 학생 인권을 침해했다"며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이 청소에 참여하는 것은 쾌적한 교육환경과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고, 인성을 함양하기 위한 잠재적 교육활동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교육의 목적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학습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청소는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져야 할 생활습관이라는 교육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교육활동으로 실시하는 청소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실의 청소나 과학실, 음악실, 미술실 등의 사용 후 뒷정리를 하도록 교육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볼 때 이제 인권은 보편적 시민의식이라고 볼 수 있다. G11에 진입한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에서 지역차는 있을 수 있으나 이러한 보편성을 무시한다면 미래를 책임질 자녀를 성장시키고 그들의 역량을 강화시킬 의무가 있는 사람들의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

예로부터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미덕이 교육 현장에 있을 텐데, 여기서 인이 바로 인권이 아니라면 무엇을 의미한단 말인가. 

과거를 지나온 기성세대 선생님들은 이제 시대를 읽을 줄 아는 시야를 가질 때라고 본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역사를 써나갈 자녀 세대를 교육한다는 책임감을 무겁게 통감하고 그들의 밝은 미래에 날개를 달아줘야 마땅하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흐름이 있다. 얼핏 복잡한 개념 같지만 조금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자녀 세대들에게 많은 짐을 얹어주는 혁명이 된다.

이 혁명의 시작은 초고령화 시대 인구감소에 대비하는 것이 시발점이다. 고도의 기술력으로 인간의 빈자리를 메우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퍼스널 브랜딩을 거쳐서 복합융합인재로 살아 남아야 한다는 것이 미래의 인재상이다.

그저 뛰어놀기도 바쁜 나의 어린 시절을 생각했을 때, 이미 사춘기에 척추 측만이 될 정도로 걷지도 뛰지도 못하도록 내몰리는 게 요즘 세대들의 현실이다. 게다가 퍼스널브랜딩에 복합융합형 인간이 돼야 하는 고된 사명까지 얹어 미래의 무게를 짊어져야 할 청소년들이다. 그러기에 우리 어른들은 이들 청소년들을 가슴 따뜻하게 어루만지며 고마워하고 이해심을 갖고 돌봐야 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구태의연한 교무실 청소가 웬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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