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최정욱 칼럼] ‘오늘’이 가져다 준 선물
[보건교사 최정욱 칼럼] ‘오늘’이 가져다 준 선물
  • 김은교 기자
  • 승인 2021.0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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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욱 교감
최정욱 교감

코로나19로 인해 과거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뉴노멀이 일상이 되고 있다. 매일 수많은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오는 요즘, 나는 ‘오늘 하루’의 중요성을 더 실감하고 있다.

‘오늘이 선물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Present’라는 영어는 ‘오늘’이라는 의미와 ‘선물’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오늘이어야만 할까?

많은 사람들이 “밝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충실히 생활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을 충실히 생활해야 밝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의미다.

교직 37년차. 현재 일반계 고등학교 교감으로 재직중인 필자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 역시 매일 마주하는 ‘오늘’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오는 2월이면 2021학년도 교사 임용시험 합격자가 발표된다. 다시 새롭게 맞이할 신학기 3월. 나는 부푼 꿈을 품고 교직생활을 시작하게 될 새내기 교사들에게 이 ‘오늘’이라는 선물을 주고 싶다.

◇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 열기

나는 매일 아침 ‘설렘’으로 하루를 연다. 교사시절에는 학교가는 일이 매일 설렜고, 교육청에서 장학사로 근무할 때는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업무를 했다.

‘설레는 마음’ 안에는 항상 새로움·호기심·마음가짐 등이 내포돼 있다. 그렇기에 결국 일상에서 느끼는 설렘이란, 어쩌면 ‘내가 교사로서의 초심을 잃지 않고 생활하려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같은 설렘이 업무에 적용되면 대단한 시너지를 일으킨다.

나는 업무를 습관처럼 수행하지 않는다. 반복적인 일상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늘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려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같은 생각은 다시 새로운 시각에서의 해결방안 모색이라는 만족스런 답안으로 되돌아온다.

이와 더불어 나는 무엇이든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혼자 생각하기’보다 동료 또는 다른 부서와의 협업과정을 거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사고의 폭을 넓히면서 일을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협업능력’이란, 창의가 요구되는 이 시대에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량으로 작용한다.

◇ ‘도전하는 마음’ 갖기

교직생활 중 내가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는 ‘장학사(교육전문직)’에 도전했던 것이다.

당시 나는 보건교사라는 본 업무 외에도 교무부장의 역할을 동시에 담당하고 있었다. 이렇듯 빡빡한 학교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나는 내 꿈을 실현하고자 매일같이 ‘주경야독(晝耕夜讀)’을 실천했다. 사무실 벽면에는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사자성어를 붙여놓고 정신무장을 했다.

그렇게 매일 ‘오늘’에 충실하며 준비한 끝에 나는 장학사가 됐고, 그로부터 5년 6개월간 교육청에서 근무한 후 이제는 학교 현장의 교감으로서 교육지원을 노력하고 있다.

장학사 시절 업무 강도는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 하지만 매년 학교 현장과 교사들의 인식이 변화되고 교육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곤 했다. 밤 늦게까지 일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일 수 있었던 이유다.

가끔 젊은 직원들이 “장학사님, 체력이 대단하십니다. 그 나이에도 늦게까지 일하시면서 견디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이 됩니다”라고 말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하니 스트레스를 덜 받아 견디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일에 대한 몰입(Flow)을 통해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상상했던 것이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행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긍정의 힘과 즐거운 마음’이 어려운 환경을 ‘견뎌내는 힘’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 ‘슬기로운 교직설계’는 임용 첫날부터

영국 속담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라는 말이 있다. 이렇듯 3월 신학기의 교직설계 역시 임용 첫날부터 시작하게 된다.

교원임용에 합격하면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신규교사 연수’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선배 교사들을 만나 교직생활에 대한 조언도 듣고 슬기로운 교직생활을 위한 나름의 장기계획을 구상해야 한다.

교육학에서는 교직생활에 대한 주기를 입문기·성장기·심화기로 나누어서 이야기한다. 이와 관련해 교육청은 각자 교직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연수를 추진, 교사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연수 참여’에 있지 않다. ‘연수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있다.

학교에 있어 학교교육과정은 그 학교의 설계도다. 학교 교육목표에 맞게 교육과정에 대한 계획을 잘 설계했을 때 교육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

따라서 신규교사들은 슬기로운 교직생활을 위해 ‘어떻게 교직생활을 할 것인가?’ ‘각 주기별로 자신이 갖추어야 할 능력은 무엇인가?’를 설계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 ‘끊임없는 자기계발’…전문가로 우뚝서기

지난해 12월 우리 학교에 코로나19 확진 학생이 발생했다. 코로나19 대응 매뉴얼로만 접해왔던 코로나19 상황이 실제로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발생한 것이다.

나는 곧바로 같은 해 상반기 장학사로 활동하며 교육청에서 직접 만들었던 ‘코로나19 학교 대응 흐름도’ 즉 학교현장 지원을 위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적용했다.

먼저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보건용 마스크를 배부했으며, 학생감염병 관리조직을 가동해 팀별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했다.

또 지역보건소와 협력해 학교에 선별진료소를 차리게 한 후, 학생과 교직원 전원에 대해 전수검를 실시했다. 이어 학교수업을 비대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게 준비했다.

당시 이 모든 대처는 코로나19 발생 몇 시간만에 빠르게 진행됐다. 아울러 이러한 노력의 결과, 다행히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 교육계는 코로나19로 교육이 10년 이상 앞당겨졌다고 이야기 한다.

코로나19 초기,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라는 말이 나오자 대면수업에 익숙한 학교 현장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원격수업은 일년도 채 되지 않아 수업의 방법 중 하나로 이미 정착했으며, 자연스레 교육과정 속에 스며들게 됐다.

교육현장은 시대의 요구에 따라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자신의 교직설계는 물론 자기계발을 통해 새로운 교육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지 않으면 교육현장에서 자신이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는 세상이 됐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람이요,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교육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교육의 힘은 무척 위대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교육 전문가로서 전문성 신장을 위해 더욱 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휼륭한 교사가 좋은 학생과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정욱 교감 약력>

행정학 박사

前) 충청남도교육청 장학사

前) 충남대학교 간호대학 겸임교수

現) 충청남도 소재 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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