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러브엘리제 강현정 대표 "SNS, 과시가 아닌 어필의 시대"
[인터뷰] 러브엘리제 강현정 대표 "SNS, 과시가 아닌 어필의 시대"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12.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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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일과 육아의 밸런스가 가장 중요해요”
Slowly But Surely...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러브엘리제 강현정 대표 [사진=최주연 기자] 

[베이비타임즈=최주연 기자] ‘영향력 있는 개인’ 인플루언서 파워가 MZ세대의 성장과 함께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SNS 시대를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일률적인 매체 광고에 피로감을 느낀 대중들은 내가 선택한 인플루언서의 추천과 안목에 주저 없이 구매를 결정한다. 기업들도 가장 효율적인 영업 수단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꼽는다.

하지만 마케팅과 수익 측면으로만 따지기엔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확실히 그 이상이다. 친환경 소비습관을 선도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다양한 캠페인에 참여하며 팔로워들과 우리 사회에 수많은 긍정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러브엘리제’를 운영하는 강현정 대표도 바로 그 인플루언서다. 첫아이의 영어 이름인 앨리스에서 따온 러브엘리제 아이디로 일찌감치 활발한 SNS 활동을 했다.

강 대표는 캐나다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10년간 글로벌 광고회사인 GREY worldwide와 National Geographic에서 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맡아 일했다. 결혼과 함께 이어진 출산으로 경단녀가 되어버렸지만, 청춘을 바친 회사에서 익힌 그녀의 날렵한 감각은 SNS라는 공간 속에서 빛을 발했다. 출근 대신 훌륭한 대안을 찾아낸 셈이다.

소통을 좋아했던 그는 팔로워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에 희열을 느꼈고 차곡차곡 쌓여간 스토리들은 지금의 러브엘리제를 완성하는 뿌리가 되었다.

요즘 소비자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러브엘리제’의 마인드도 소비자와 다르지 않다. 팔로워들에게 추천할 좋은 물건들을 위해 공부는 필수다. 소비자보다 더 깐깐하게 고르고 만든다.

초겨울 바람이 매섭던 11월 늦은 날, 러브엘리제 강현정 대표를 만났다. 인스타그램에서 본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강 대표(원래 SNS 사진이 더 예뻐야 하는 것 아닌가)는 또 한 번의 편견을 깨듯 남다른 육아철학과 인플루언서의 비전으로 흥미로운 대화를 이끌었다.

 

러브엘리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16년 둘째 아이를 출산하면서 운영을 시작했어요. 의류, 쥬얼리, 가방 등을 자체 제작하는 브랜드로 화장품과 각종 건강식품 등은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사회 전체적으로 온라인 사업이 성장했고 저희 러브엘리제도 매출이 많이 늘어났어요. 내년에는 함께 일하는 하지형 팀장님과 힘을 모아 본격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에 뛰어들 예정입니다.

러브엘리제의 풍성하고 활기찬 피드, 그리고 강현정 대표
러브엘리제의 풍성하고 활기찬 피드, 그리고 강현정 대표

9살, 6살 남매를 키우고 계시는데요. 일하는 워킹맘 그리고 육아하는 엄마로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관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밸런스입니다. 풀타임 워킹맘처럼 보이지만, 집에서는 풀타임 주부처럼 보이는 거죠.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에요. 일과 육아의 균형은 평생의 숙제니까요.

집에서 나름대로 규칙을 세워둔 게 있어요. 아이들이 집에 2~3시 정도 돌아오는데요. 외식 대신 꼭 집밥을 먹이고, 아이들이 잠들 때까지는 절대 핸드폰을 보지 않고 아이들에게만 집중합니다. 10시 정도 두 아이가 잠든 후 비로소 제가 일하는 시간이 되는 거죠.

하루를 꽉 채워서 일분일초를 쪼개 살고 있어요.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이요.

 

그런 마인드가 쉽지 않잖아요.

제가 나이는 어려도 기복이 좀 많았어요. 유복하게 자라다가 아버지 사업이 크게 기울어져 힘든 시간도 지냈고, 20대에 우울증도 심하게 겪었어요. 제가 켈로이드가 심한 피부라서 고민이 많았는데 같은 시기에 우상 같았던 아버지가 급작스레 돌아가셨거든요. 그 충격이 너무 커서 1년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깡마른 상태로 살았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무역업을 하시면서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한 분이신데 제가 미처 그 업을 물려받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컸어요. 러브엘리제를 시작한 것도 그 아쉬움을 해소하는 한 방법이었고 이런 것들이 모여 더 치열하게 사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육아철학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아이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도덕성이에요. 아이들이 사랑받고 도덕적으로 자라야 한다는 게 제 육아마인드라서 인성교육에 가장 신경을 씁니다. 지금 한남동과 강남 엄마들 사이에 살면서 제 방식대로 아이들 교육을 시키고 있는 셈인데, 아주 꼴등만 안 했으면 좋겠어요(웃음).

 

아이들은 엄마의 일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리고 혹시 일상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요?

아이들은 잘 몰라요. 애들 잠든 후에 일하니까 집에 택배 상자만 보고 제가 택배업을 하는 줄 알아요(웃음).

일상공개는 남편과 합의를 본 게 있어요. 사업이 아이들 위주의 사업이 되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죠. 그래서 일상의 단면은 보여주지만 중요한 정보를 공유하지는 않아요.

이것도 밸런스의 문제인 것 같은데요. 예전에는 그냥 내 공간이란 생각에 아무렇게나 글을 쓰고 사진을 올렸는데 지금은 일상과 사업 그 중간 어디쯤을 염두에 놓습니다.

 

러브엘리제를 운영하면서 대표님이 바라본 여성의 변화는 어떤가요?

일하는 여성에 대해 부정적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죠. 워킹맘은 애도 안보겠지 생각했잖아요. 이제는 긍정적으로 변화하면서 워킹맘에 대한 부담스런 시선이 완화되었어요.

주부 인플루언서들도 많이 등장했어요. 집에서 살림만 하다가 법인회사를 차린 후 하루에 억대 매출을 낸 인스타그램 친구들도 있어요.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자기관리가 확실하다는 것이죠.

 

제품을 고르는 기준과 SNS를 운영하는 철학이 있다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입니다. 제 철칙 중 하나가 기본 한 달 이상 사용해보고 판매한다는 것인데요. 당장 이것으로 생계가 달라지는 게 아니니까 조급해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사용할 만한 제품만 소비자에게 추천합니다.

한순간에 유명 인플루언서가 되어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게 아니에요. 물론 수익도 중요한 부분이죠. 올해 매출이 많이 올라서 사업 확장하는 데 있어서 많이 도움이 됐지만 대기업이 되겠다거나 하는 허황된 꿈을 꾸지는 않아요.

Slowly But Surely,,.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나아가려 합니다.

[사진=최주연 기자]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예전 SNS는 있는 사람들이 과시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필하는 시대로 바뀌었어요. 누구든지 직업과 배경을 떠나서 나를 공유하는 시대가 온 거죠. 어떻게 어필하느냐에 공감하면 인플루언서가 되는 거고요.

그리고 취미와 직업이라는 경계가 이제는 무너졌어요. 개그맨 유세윤이 나는 일하는 게 노는 거고 노는 게 일하는 거라고 하는데 지금의 제가 그래요. 직장 다니는 분들도 인스타그램을 취미로 하다가 본업이 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도전을 망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물건을 판매할 때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광고법에 어긋나는 워딩도 주의해야하고 트렌드를 읽기 위해서는 공부도 필수입니다.

저는 판매제품을 선택할 때 제게 어울리는 것을 골라요. 의류도 또래와 공유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죠. 그리고 앞으로의 이슈는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친환경, 올가닉, 면역력을 위한 제품들이 요즘 제 키워드입니다.

 

살아온 인생을 한 줄 또는 한 단어로 설명한다면 어떻게 표현하고 싶으세요?

Experience! 경험이에요.

경험과 도전이 없다면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어요. 그 경험이 실패로 끝날지라도 말이죠. 전 바닥으로 떨어진다 해도 두렵지 않아요. 이 경험과 도전에 반드시 깨달음이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러브엘리제와 대표님의 바람을 들려주세요.

러브엘리제를 진정성을 기반으로 한 기업으로 키워나가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밸런스를 유지하는 좋은 엄마가 되고 또 직장에서는 좋은 상사가 되는 것이 꿈이죠. 물론 앞으로도 계속 숙제가 되겠지만요.

돈이 포커스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족들 그리고 저를 지지해주는 분들과 길고 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고, 의리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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