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어린이 시설, 안전-사생활 침해 민원 제기
양천구 어린이 시설, 안전-사생활 침해 민원 제기
  • 채민석 전문기자
  • 승인 2020.10.2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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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아파트 11단지 ‘목련공원’ 놀이터 낙상 및 추락 위험 시설
창의놀이터 사업 치중하다 주민 안전, 기본권 침해 등 비판 나와
목동아파트 단지 내 모험놀이터에 리모델중인 놀이기구 구조물
목동아파트 단지 내 모험놀이터에 리모델 중인 놀이기구 구조물

[베이비타임즈=채민석 전문기자]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며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양천구(구청장 김수영)가 정작 어린이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놀이터를 세워 비판을 받고 있다.

양천구가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아이들의 창의적인 놀이 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창의놀이터’ 조성 사업을 올해부터 운영하면서 ‘창의’에 치중하다가 ‘어린이 안전’을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 하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양천구청에 따르면 구는 신정7동 목동아파트 11단지에 있는 ‘목련공원’ 어린이놀이터를 리모델링해 ‘모험놀이터’로 바꾸는 공사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이 놀이터를 어린이들이 모험을 즐기도록 한다는 취지로 조성하다 보니 어린이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놀이기구와 구조물이 세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본지 취재결과 이 놀이터는 비탈면을 따라 지상 3m 높이쯤 되는 데크에 올라가서 이동할 수 있는 긴 구조물이 만들어졌고, 데크 반대쪽에는 3m 가까운 낭떠러지가 있어 아이들이 떨어지면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무로 된 난간을 설치해 놓기는 했으나 오히려 이 난간을 어린이들이 올라타면서 놀이를 할 위험성도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 아파트 한 주민은 “놀이터 설치 시설의 높은 지상고로 인해 아이들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아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놀이를 하는데 뒷면으로 넘어가서 매달릴 경우 추락할 위험이 매우 크다”고 어린이 안전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아동친화도시’,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놀이문화 조성을 위한 ‘창의놀이터’ 사업 등이 전시행정이 아니냐 하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놀이터 바로 옆 아파트에 거주하는 어린이와 주민들의 안전보장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목련공원 놀이터가 주변 아파트와 불과 10여 m밖에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있는 데다 놀이 데크가 높게 설치되면서 아파트 1~2층 거주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으로 취재됐다.

모험놀이터 놀이시설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1층, 내부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모험놀이터 시설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1층. 아파트 안에 서있는 어린이 모습이 놀이터 구조물에서 선명하게 보인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사생활 침해 등 국민의 기본권 위협은 물론이고 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 1층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사생활 및 조망권 침해, 나아가 우범지대 형성에 따른 범죄 우려 등 문제점에 대해 구청에 답변을 요청해 놓은 상태인데, 아직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듣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아파트 저층에 사는 주민들이 베란다를 통해 가정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정도의 거리여서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고 범죄의 수단으로 활용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주민은 이어 “구청에서 만족한 답변을 받지 못하거나 답변이 지체되면 (놀이터) 철거청구소송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양천구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해당 놀이터는 주민참여사업으로 진행된 것인데 공사 과정에서 여러 안전문제가 제기돼 전문기관에 안전진단검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양천구는 아동안전 등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10개의 기본 원칙을 정책에 반영해 추진해 온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5월 29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로부터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아동안전을 위한 조치는 아동친화도시 선정 10개 원칙 가운데 하나로, 아동이 안전하고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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