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강미옥 칼럼] 교육은 사랑과 같은 말
[보건교사 강미옥 칼럼] 교육은 사랑과 같은 말
  • 김은교 기자
  • 승인 2020.08.2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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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옥 울산 남창중학교장
강미옥 울산 남창중학교장

나는 ‘교육디자이너’다.

그간 36.5도의 온기로 끊임없이, 365일 쉬는 날도 없이 꾸준히 달려왔다. 그리고 그렇게 ‘보건교사 25년/장학사 7년/교감 3년/교장1.5년’ 도합 36.5년이라는 의미있는 경력의 시간을 지나왔다.

사람의 정상체온인 36.5도와도 같고, 1년의 또다른 표현인 365일과도 참 닮아있어 더 감회가 깊은 숫자다.

그만큼 오랜 기간 나만의 잣대를 다지고 키워왔다. 그리고 이 칼럼을 통해 나의 36.5년, 교육디자이너로서의 전략 노하우를 공개해볼까 한다.

◇ 한 단계 더 성장…교육관리자의 길로 등정하다

꾸준히 이어져 온 교육자로서의 내 외적성장에는 특히 터닝포인트가 된 시점이 있다. 지난 2013년 12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이른바 ‘보건교사 교감 승진법’이 통과되던 그 즈음이다.

당시 개정된 법안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보건교사가 초·중등학교 및 특수학교 교감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그렇게 나는 25년의 보건교사 생활과 7년간의 장학사 활동을 거쳐, 교감 및 교장이라는 관리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 모든 것을 이뤄내는 모든 과정에는 전국 보건교사들의 노력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때를 떠올리면 당시의 기억 모두 앨범 속 사진들처럼 한 장 한 장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 일상 마인드_보스보다는 리더로

학교 관리자로서 역할을 할 때 항상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보스가 아닌 리더’가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관리자로서의 권력을 주장하는 ‘보스’가 아닌, 구성원의 능력을 이끌어 내는 ‘조정자로서의 리더’말이다.

노를 저을 때 한 팔만 저으면 제자리에 머물지만, 양팔 모두 저으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나는 언제나 양팔, 그리고 나침반을 활용해 모든 시간을 헤쳐 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교직원 100여명을 관리하는 전략으로 ‘배려’와 ‘인정’을 존중해 왔다. 만일 어떤 이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할 때 ‘그럴 수도 있겠네'하며 공감하고 인정한다면 그들 사이의 갈등은 눈녹듯 사라질 것이다.

결국 사랑과 용서가 기저에 깔려있는 학교라면 조직의 갈등도 없을뿐더러, 각 관계에서도 소리가 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 학교현장 위기 대응_도전의 시작은 ‘시스템화’

2020년 1학기. 교육과정에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을 경험하게 됐다.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맞닥뜨린 것이다.

이같은 비상시국을 대응하는 보건교사들의 위기전략은 바로 ‘시스템화’다. 이를 증명하듯, 코로나19 이후의 교육과정은 모두 방역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또 기존 보건교사만의 업무였던 보건 분야에 전직원이 함께 나서기 시작했으며, 방역 전반·발열체크·일시적 관찰실 운영 등의 업무를 생활지도차원 및 안전차원으로 시스템화 했다.

◇ 교육의 본질_언제나 아이들

우리학교는 교내의 어떤 아이도 포기하지 않도록 ‘학교 안의 학교’ 즉 ‘대안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교실 적응이 힘든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치유 및 체험학습 과정을 담은 ‘돌샘 디딤돌클래스’를 오픈한 것이다.

해당 클래스에서는 ▲동물농장 ▲꽃밭 가꾸기 ▲천에 물들이기 ▲장미케이크 만들기 ▲도자기 만들기 ▲보컬운영 등 내면을 표출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도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학교는 ‘즐거운 곳’이 됐다.

◇ 청소년 흡연예방교육_생활기술훈련으로

지난 2002년, 당시 재직 중이던 중학교에 ‘KBS 현장다큐 선생님’팀이 프로그램 촬영을 온 적이 있었다. 콘텐츠 주제는 ‘즐거운 금연교실’.

청소년들은 아직 중독이 덜 된 상태이므로 교육으로 금연할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 흡연예방교육은 친구의 권유 등 사회적 압력을 이겨낼 수 있는 생활기술이 포함돼야 한다.

이에 따라 촬영 당시에도 이같은 내용의 청소년 금연교육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청소년 대상 담배 판매를 소재로 연극 모의재판 등을 실시하며 자발적 흡연예방 교육모델을 제시했다.

◇ 성교육_성의 본질을 살릴 것

아동 성교육은 성의 본질인 사랑과 생명을 벗어나지 않도록 성인지 감수성과 연결해 실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청소년들이 해당 시기의 성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육모형 개발ᆞ검정으로 박사학위를 인정받기도 했다.

◇ 교육은 PD처럼

과거 장학사로 근무할 당시, 언어폭력이 죽음으로 이어져 청소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회 문제가 대두된 적이 있다.

당시 정책의 핫라인으로 ‘언어폭력 예방 창작곡 대회’가 전국단위로 개최된 적이 있는데, 수상곡은 방송국·학교·개인 폰을 통해 활용 및 선보여지기도 했다. 대회가 추구한 공익적 메시지가 청소년 생활 속에 스며들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듯 교육을 위한 설계는, 때때로 방송국 PD처럼 모두의 생활 속에 흥미롭게 스며들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기획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

과거 교감 시절, 교사들에게 '행복권'을 위해서는 본인만의 틀과 잣대를 설정하지 말고 유연하게 변화하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를 전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후, 교사들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모습이 보였고 또 자연스레 학생들의 학력도 함양된 적이 있었다. 학교폭력 발생율 또한 낮아져 시교육청으로부터 생활지도 우수학교로 지정되는 결과를 맺기도 했다.

◇ 감동의 교육을 디자인 해야한다

4차산업시대가 도래한 지금. 미래가 요구하는 리더는 시대를 잘 읽고 설계해야 한다. 아무리 인공지능이라 할지라도 이성이 아닌 감성은 담아내지 못한다. 그리고 감성을 담은 일은 교육 디자인에서 필수다.

감동이 마음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 모든 디자인은 사랑을 담지 않고는 감동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교육이란, 아이들의 성장을 사랑과 감동으로 디자인하는 것이다.

 

 

<강미옥 울산 남창중학교장 약력>

- 부산대 대학원 간호학 박사

- 25년간 보건교사 역임

- 10년간 장학사 및 교감 역임

- 現 울산 남창중학교 교장

- KBS 현장다큐선생님·EBS 지역사회간호학 등 방송출연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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