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외동아이 잘 키우려면
[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외동아이 잘 키우려면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8.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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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우리나라의 한 자녀가정의 비율이 50%를 넘어선 상황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한 가정 한 자녀’가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외둥이는 외톨이가 되기 쉽다’ ‘외둥이는 이기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선입견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부모입장에서는 외둥이를 기를 때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가 혼자 노는 모습을 보거나 혹 동생을 낳아달라고 하면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람의 성격은 출생순위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따르면 외둥이들은 가족 내에서 경쟁할 사람이 없이 자랐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공주병이나 왕자병 증후를 보일 수 있고, 유아독존적인 성격을 보인다고 한다. 형제 없이 자라면서 형제들과 뒹굴며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없다보니 발달상의 많은 문제를 낳게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학자들이 외둥이 자체가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주기 보다는 부모의 양육방식이 아동의 발달에 더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본다. 특히 외둥이의 발달에는 부모의 양육방식이 더욱 결정적이기에 부모들은 외둥이를 어떻게 잘 키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외둥이의 장점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외둥이를 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많은 양육전문가들이 외둥이의 장점과 문제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외둥이는 외로움을 많이 타고 의존적이다’ ‘외둥이는 버릇없고 어리광이 심하다’는 생각들이 과연 사실일까 하는 의문으로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외둥이 전문가들에 의하면 외동아이들은 형제가 있는 아이보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더 원만하고, 독립적인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외둥이에 대한 편견은 다산을 장려하며 자식을 풍요와 자산으로 생각하던 옛 시절의 편견이라고 보고 있다.

외둥이 연구 전문가들이 밝힌 외둥이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 외둥이는 부모와의 대화를 많이 하게 되어 언어 발달이 또래에 비해 뛰어나다.

⦁ 부모의 애정을 독차지하며 자라기 때문에 부모와 긍정적인 애착관계를 갖게 된다.

⦁ 외둥이들은 형제가 있는 아이보다 성취욕구와 호기심이 더 많다.

⦁ 자존감이 높고 상상력과 창의성이 높게 나타난다.

⦁ 자부심이 강하여 자기중심적이며 독립적으로 일을 추진한다.

사실 외둥이의 장점과 단점은 동면의 양면과 같아서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언어 발달이 뛰어나 어른들과는 대화가 잘 되지만 또래들과 대화는 시시하게 느껴져 친구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부모의 아낌없는 투자와 사랑으로 성공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의존적인 성격으로 자랄 수 있는 것도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동시에 나타나게 되는 경우다.

안정적인 인간관계나 행복한 삶을 결정짓는 건 형제자매가 있고 없고가 아니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따라서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형제자매가 있는 아동보다 외동아이가 사회성과 배려심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외둥이는 부모의 사랑을 독점하기 때문에 질투나 시기의 마음을 덜 느끼며 자라게 된다, 이런 심리적 안정감과 충족감으로 다른 사람을 더 배려하고 따뜻하게 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 외둥이를 기를 때 주의해야 할 점

⦁ 과잉보호하면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지기 때문에 과잉보호하지 않아야 한다.

⦁ 무조건 과잉칭찬하면 버릇없는 아이로 자라게 되기 때문에 지나친 칭찬은 금물이다.

⦁ 아이를 어른 취급하면 아이는 불안해진다. 부모는 아이를 친구처럼 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아이에게 완벽해지라는 압박감을 주지 않도록 조심한다.

⦁ 부모는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을 확실한 태도와 지시로 보여주고 집안의 규율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

 

◇ 외둥이가 외톨이가 되지 않으려면

외동아이는 형제들 간의 놀이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칫 외톨이가 될 수도 있다. 또 부모가 과잉보호하여 집에서 이기적인 행동을 부추기다보면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되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

부모는 외동아이에게 필요이상의 관심과 간섭을 피해야 한다. 옷 입기나 신발신기 같은 기본적인 자조행동은 아이가 아무리 서툴러도 스스로 하게 지켜보아야 한다. 이런 사소한 일상을 스스로 해냄으로써 아이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경험하게 된다. 아이를 과잉보호하면 아이는 사소한 것도 일일이 물어보고 스스로 의사 결정을 못하는 아이로 자라게 된다.

만약 부모가 아이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고 원하는 대로 해도 된다는 식의 태도를 취한다면 아이는 불안해진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스스로를 위해 무엇이 더 좋은 것인지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원하는 것은 확고한 태도와 지시이다. 부모의 이런 확고함이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것을 부모들은 알아야 한다.

유아기 때부터 경험하는 적당한 좌절감은 집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생길 수 있는 좌절감에 대비해 면역력을 키우는 훌륭한 예방주사가 될 것이다.

 

◇ 과잉보호에 대해 경계하고 엄격한 태도로 양육해야 한다

부모는 자신의 모든 희망을 외둥이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많으며 아이의 안전과 행복이 부모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하지는 않는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이런 불안으로 인한 과잉보호는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아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부모는 아이에게 지나치게 기대하지는 않는지, 과잉보호해서 소심하고 겁 많은 아이로 자라게 하지는 않는지 자신의 태도를 점검해야 한다.

외둥이는 부모입장에서 과잉보호하거나 혼자서도 잘 논다는 생각에 방임하기도 한다. 만약 방임한다면 아이들은 이기적이고 통제력이 부족한 아이로 자라게 된다.

가정에서 풍족한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를 더 잘 참을 수 있다. 반면 가정에서 무관심하게 자랐거나 부모가 방임하면 다른 사람의 관심을 얻고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를 만족시키려고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

외둥이는 사랑이 넘쳐서 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한편으로 아이들이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 방임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 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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