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의회, 구민 ‘뒷전’ 두 달 파행…상임위원장이 뭐길래
양천구의회, 구민 ‘뒷전’ 두 달 파행…상임위원장이 뭐길래
  • 이성교 기자
  • 승인 2020.08.1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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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운영위원장 놓고 민주당·통합당 대치 “개원 불가”
민주당 초선의원들, 상임위원장 자리 놓고 “내 것” 싸움
통합당 “후반기 원구성 원천 무효하라” 원천무효 성명서
양천구의회 홈페이지 갈무리.
양천구의회 홈페이지 갈무리.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서울시 양천구의회가 초선들의 상임위원장 자리 욕심 때문에 두 달 가까이 후반기 개원도 못한 채 파행을 거듭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후반기 의장단 구성 및 상임위원장 선정을 둘러싸고 상임위원장을 서로 하겠다고 덤비면서 의회운영위원장을 뽑지 못하고 의회가 표류하고 있다.

19일 양천구의회에 따르면 구의회는 지난달 31일 오후 제279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제8대 후반기 의회를 이끌 의장단을 한 달이나 늦게 선출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서병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의장으로, 나상희 의원(미래통합당)이 부의장으로 각각 선출됐다.

또 행정재경위원장에는 이수옥 의원(더불어민주당, 초선)이, 복지건설위원장으로 윤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초선)이 각각 뽑혔다. 그러나 의회운영위원장은 이날 선출하지 못했다.

다수당인 민주당 안에서 의회운영위원장 후보 선임을 놓고 초선의원들끼리 “내가 하겠다”고 충돌하며 내부 조율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의회운영위원장은 본회의에서 선출하지 못하고 공석으로 두게 됐다.

당초 민주당에서는 양천갑지역위원장과 양천을지역위원장 간 협의에 따라 서병완 의원(재선)이 후반기 의장, 의회운영위원장에 초선인 윤인숙 의원, 행정재경위원장에 역시 초선인 이수옥 의원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의장과 복지건설위원장은 통합당 몫으로 배정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민주당의 유영주 의원, 정순희 의원 등 다른 초선의원들이 상임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면서 내부적으로 내홍을 보이다 이후 상임위원장 3개를 전부 민주당이 가져오는 것으로 당론을 변경했다.

이런 과정에서 의회운영위원장 자리를 확정하지 못한 채 선출은 뒤로 미루기로 하고, 본회의 표결에서 이수옥 의원이 행정재경위원장을, 윤인숙 의원이 복지건설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결정했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의회운영위원장 자리를 싸우는 탓에 후반기 개원이 두 달 가까이 미뤄지자, 양천구에서는 “의회운영위원장 자리를 ‘민주당 초선의원’에게 주기보다는 통합당 재선의원에게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양천구의회 의원 18석 중 10석을 차지하는 민주당이 원활한 의정활동을 통한 양천구민의 권익에는 관심이 없고, 소속 정당의 이익과 ‘상임위원장’ 자리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양천구의회는 의장 1명 및 부의장 1명으로 구성된 의장단과 의회운영위원회, 행정재경위원회, 복지건설위원회 등 3개 상임위원회로 조직돼 있다.

문제는 양천구의회가 매번 원 구성을 할 때마다 자체 조율 및 협의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갈등과 싸움을 반복하며 ‘지각 개원’을 상습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8대 양천구의회는 지난 2018년 전반기 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회 구성을 놓고도 여야 의원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갈등을 겪었고, 급기야 의장석을 발로 밟고 올라가 의사 진행을 하는가 하면 의사봉을 빼앗는 등 몸싸움까지 벌여 폭력사태로 번졌다.

한편, 양천구의회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지난 7일 양천을 의원합동사무소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후반기 원구성의 원천 무효화를 선언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내분으로 인해 원구성이 늦어졌다”며 “양천구의회 원구성 파행의 모든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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