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미래 짊어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
시스템 반도체 미래 짊어진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
  • 김완묵 기자
  • 승인 2020.08.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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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방문해 연구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베이비타임즈=김완묵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서버 시장에서 부활을 노리는 IBM의 7나노(㎚)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했다는 소식이 지난 17일 전해졌다.

이번 수주는 삼성전자 7나노 공정 경쟁력이 업계 1위 TSMC 못지않거나 오히려 낫다는 것을 증명하는 동시에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요즘 가장 공력을 들이는 게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일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등 시스템 반도체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현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가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20%에도 채 못 미치고 있는 가운데, 갈수록 1위 업체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최근 CPU 1위 업체인 인텔이 외부에 생산을 위탁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대상이 TSMC가 될 거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더욱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운드리를 겸하고 있는 데 대한 견제심리도 상당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같은 우려를 하나하나 잠 재우며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반전을 꾀할 태세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과감한 투자를 통한 초격차 기술력 승부와 그동안 다져 놓은 끈끈한 인맥관리가 여러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IBM의 CPU를 수주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여건이 크게 작용을 했다는 후문이다. IBM 최고 수뇌부와는 10여 년 이상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온 게 그 바탕이 되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EUV(극자외선) 기반 기술을 활용한 미세 공정 기술 리더십을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13일  업계 최초로 7나노 기반 시스템 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을 적용한 테스트 칩 생산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시스템 반도체에 접목한 것으로 이 분야에서도 초격차 기술을 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실제로 IBM 측은 “7나노 미세공정을 포함해 삼성전자와 10년 이상 기술개발에 협력해왔다”며 “성능과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신제품을 내놓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IBM의 프로세서 디자인이 만난 제품”이라며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가 사법적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은 여전히 걱정스럽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지만 검찰은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아직도 검토 중이다.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압도적 다수 표결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건의했지만 여전히 검찰은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조만간 사법적 굴레에서 벗어나 4차산업혁명 시대에 국가의 명운을 건 패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 확실하게 리더십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도 고용 창출을 비롯한 국가 경제를 위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가 기필코 1위에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의지가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제는 작은 과거의 잣대에서 벗어나 미래 대의를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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