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남희 동덕여대 교수 “아이들에겐 마음껏 뛰어노는 것이 행복”
[인터뷰] 우남희 동덕여대 교수 “아이들에겐 마음껏 뛰어노는 것이 행복”
  • 안무늬
  • 승인 2014.06.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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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교육학자들의 교육법은 특별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아이들을을 가르치는 것이 직업인 그들은 자녀를 자녀로 인식할까, 아니면 제자로 인식할까 궁금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육아가 전쟁이기는 매한가지. 보육교사의 아이들도 엄마가 재울 때 자지 않고, 교사의 자녀들도 덧셈과 뺄셈에서 실수를 한다. 하지만 그들이 다른 부모들과 다른 점은 참고 지켜본다는 것, 그리고 먼저 아이들의 재능을 찾고, 지속적으로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조급해 하지 않고 자녀에게 맞는 적기교육으로 자녀들을 외국 대학 교수로 키운 이가 있었다. 바로 동덕여대 우남희 교수다. 우 교수는 자녀들을 멋지게 키워내며 성공한 ‘슈퍼맘’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그런 우 교수의 자녀 교육법에는 어떤 특별한 점이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 아이들에게는 공부보다 ‘행복’이 먼저


우남희 교수는 우선 어린이들을 ‘연령에 맞게 주위의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워가는 존재’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이어 “아이들은 놀 때 행복을 느끼지만,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갖가지 과외와 특기교육을 받기 위해 학원을 전전하며, 제대로 놀 시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면 시간도 부족할 지경”이라며 “이 같은 환경 속에서는 아이들이 행복을 느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서울서부교육청이 실시한 ‘선행학습 방지를 위한 유치원 학부모 연수’의 강사로 나서는 등, 영유아 선행학습 방지를 강조해 왔다.

“내일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이 몸과 마음의 발달에 맞는 교육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도록 좋은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고 책임”이라며 우 교수는 ‘자녀의 행복’을 추구하라고 조언했다.

◇ “자녀와 상의를 충분히 하나요?”

 


우남희 교수는 “부모들이 주말에 자녀들과 놀러갈 때, 그들은 자녀들과 상의하지 않고 자신들이 목적지를 정하고, 프로그램을 정한다”며 “자녀를 놀게 하게 위한 것인데 왜 아이들과 상의를 안 하느냐”고 물었다.

우 교수는 “한 가족이 휴가를 맞아 멀리 여행을 갔다. 아빠는 9시간 넘게 운전을 해서 힘든 휴가를 보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들에게 어떤 것이 가장 재미있었느냐고 묻자, 아들은 리조트 지하에서 게임을 한 것이 가장 즐거웠다고 말했다. 아빠는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휴가 계획을 세우면서 아들과 상의를 한 적 없었다”며 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자녀와 부모의 상의가 왜 필요한지를 알 수 있었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 다 해주고 싶은 마음에 영어학원에 보내고, 피아노학원에 보내지만 아이가 정말 배우고 싶은 것은 미술일 수 있다. 또한 자녀와 함께 어린이뮤지컬을 보러 가려고 비싼 공연 표를 구해도, 자녀가 원하는 것은 물놀이였다면 아이는 공연 중간에 졸거나 딴청을 피울 수도 있는 일이다.

정말 자녀를 위해 돈을 쓰고 시간을 쓰고 싶다면 제대로 써야 한다. 자신이 ‘아이가 좋아하겠지’라고 생각해 혼자 결정한다면 투자한 돈과 시간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잘 놀게 키웠다는 ‘악동뮤지션’ 부모를 봐야

우리는 주말과 공휴일에 놀이공원,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등에서 많은 어린이를 볼 수 있다. 많은 부모가 쉬는 날, 특히 황금연휴에는 자녀들과 꼭 놀러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다른 독특한 휴일 계획을 세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남희 교수는 ‘아이들은 놀 때 행복하다’며 아이들을 놀게 하라고 강조하면서 남매 가수인 노는 것마저 창의적이었던 ‘악동뮤지션’에 대해 말했다.

우 교수는 “이 아이들은 한국이 아닌 몽골에서, 학교가 아닌 집에서 홈스쿨링으로 공부했다. 이들의 부모는 ‘남들이 다 하는 평범한 놀이를 멀리했다’며 독창적으로 아이들을 놀게 했다. 이 아이들은 삼일절에는 태극기를 직접 만들어, 그것을 들고 산에 올라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며 악동뮤지션 교육법을 강조한 우 교수는 두 남매의 창의성을 재차 칭찬하기도 했다.

만약 이 남매가 한국 학교에서 보충 수업을 듣고, 모의고사와 수능 문제를 풀고, 등하교시 노래가 아닌 영어 듣기 파일을 들으며 자랐다면, 우리는 악동뮤지션의 노래를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조언할 것은?

자녀들을 대학 교수로 키운 ‘육아성공맘’ 우남희 교수의 조언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실천이 쉽게 되는 것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 교수의 조언대로 하나씩 실천해보면, 조기교육을 받지 않았던 자녀들이 받은 아이들을 앞서 나갈 수 있고, 동시에 인성도 훌륭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우 교수는 우선 ‘적기교육’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우 교수는 “과도한 선행학습, 강제학습이 아닌 유아기의 발달에 맞는 적기 교육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 교수는 부모들의 ‘과잉보호’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 엄마들은 선행학습 등, 아이들을 위해 미리 준비해놓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부모는 자녀들과의 소통을 통해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줘야 한다”며 자녀를 향한 과도한 자극과 과잉보호를 멈출 것을 강조했다.

사실 우 교수의 조언은 육아 서적을 통해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더욱 의미가 있는 이유는 그 결과물이 눈으로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우 교수는 자신의 조언을 들으며 아이를 키웠던 엄마들은 고맙다고 편지를 보낸다며 자신의 육아법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학부모가 아닌 부모가 되려고 결심했다면, 우남희 교수의 조언을 머릿속에 새겨두자. 저 모든 조언을 하루에 실천하기는 쉽지 않으니 하루에 하나씩 연습하는 것도 좋다. 오늘은 집에 돌아온 자녀에게 “몇 점 맞았니?” 하고 물어보지 않고 “오늘은 누구와 많이 대화했니?” 하고 묻는 것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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