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전쟁 중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했는데...검찰의 판단은
이재용 부회장, 전쟁 중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했는데...검찰의 판단은
  • 김완묵 기자
  • 승인 2020.07.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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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타임즈=김완묵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놓고 검찰의 수뇌부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6일 10 대 3의 비율로 검찰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기소도 하지 말 것을 건의했지만 전례없이 기소 여부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다. 이같이 검찰이 고민을 거듭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처사라고 여겨진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결론을 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 시국에 정말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해야 할 정도로 그가 중대한 범죄를 지었는지, 아니면 다소간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을지는 몰라도 수사심의위원회의 권고를 따를 것인지에 대해 누구든 쉬운 판단은 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어느 것이 좋을지에 대한 판단을 통해 결단을 내리는 것도 현명한 처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우리 국가경제는 코로나19와 심각한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와 같은 약소국의 경제는 어느 곳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도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시국이다.

더욱이 기업들은 더 큰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일삼으며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가히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의 심각한 경제전쟁 국면이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우리 기업들이 백방으로 노력은 하고 있지만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경영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시국을 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은 오너십을 바탕으로 이 어려운 경제상황을 잘 돌파해 나갈 수 있는 적임자 중에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기술만 잘 알고 경영만 잘한다고 해서 이 상황을 잘 이겨내리란 보장이 없다.

그렇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에도 중요한 고비마다 과감한 결단을 바탕으로 한 발 앞서가는 경영능력을 선보였고, 이를 통해 축적한 경영 노하우는 미래 불확실한 국면에서 상당한 자산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검찰 수뇌부는 4차산업혁명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국가 간 또는 기업 간 헤게모니 싸움에 대해서도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거기에서 오너십을 바탕으로 한 수장의 역할은 하나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열쇠로 작용할 수 있음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재용 부회장은 상대와 다르게 마음 편하게 싸움에만 몰두할 수 없는 안타까운 지경에 몰려 있다. 다른 경쟁 국가 기업의 수장들에 비해 굉장히 열세에 있는 위치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승리를 바라는 이율배반적인 요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전쟁 중에 장수는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다. 하물며 국가경제 명운을 걸고 싸우는 전투에서 장수의 작은 흠집을 빌미로 삼아 전장에 나가보지도 못하게 하는 처사는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 다소간 흠결이 있더라도 이를 용서하고 더 큰 애국심으로 최선을 다해 싸울 수 있는 밑바닥을 깔아주는 것도 좋은 방편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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