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양천구의회, ‘오만과 독선’ 운영에 비판 고조
서울시 양천구의회, ‘오만과 독선’ 운영에 비판 고조
  • 이성교 기자
  • 승인 2020.07.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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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총 “통합당 몫 부의장 특정 후보 안돼” 사전 개입
주민 의견 대변·단체장 견제 목적 상실한 채 ‘집단 이기주의’
제8대 양천구의회 상반기 원 구성과 의사 진행 과정에서 ‘날치기’라고 항의하는 통합당 여성의원이 의장석에서 폭행을 당하는 장면.(사진=양천구의회 제공)
제8대 양천구의회 상반기 원 구성과 의사 진행 과정에서 ‘날치기’라고 항의하는 통합당 여성의원이 의장석에서 폭행을 당하는 장면.(사진=양천구의회 제공)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지방자치단체 의회가 ‘주민의 의견을 대변하고 단체장을 견제하는’ 존재 목적을 상실한 채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지방의회는 소속 정당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심지어 주민의 권익보다 지자체장을 옹호하는 듯한 의회 운영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양천구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양천구 의원들은 20일 의원총회를 열어 하반기 양천구의회 의장 후보로 자당의 서병완 의원(2선, 목2동·목3동)을 선정했다.

이날 민주당 의총에서는 부의장 자리는 미래통합당에 주고 3개의 상임위원장 가운데 2개의 상임위원장을 가져간다는 내용도 의결했다.

다만 부의장을 통합당에 주되 3선인 통합당 나상희 의원은 ‘불가하다’는 전제 조건을 달고 후반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관련 민주당 입장을 정했다.

양천구의회는 의장 1명 및 부의장 1명으로 구성된 의장단과 의회운영위원회, 행정재경위원회, 복지건설위원회 등 3개 상임위원회로 조직돼 있다.

문제는 양천구의회 의원 18명 중 10명인 민주당이 의정 파트너인 통합당(의원 8명)의 자체적인 의정 전략까지도 간섭하면서 ‘독선’을 자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3선(제6대~제8대)인 나상희 의원(신정6동·신정7동)은 8대 의회 전반기에 행정재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양천구의 ‘비위 행정’을 들춰내는 등 김수영 양천구청장을 수차례 비판하고, 구 행정의 개혁을 외쳐 양천구 집행부와 민주당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되고 주민의 대표자로서 의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권한이 주어진 지방의회 원 구성의 기본 원칙은 여야의 원만한 합의에 의해 하는 것이 풀뿌리 의회민주주의의 근간이다.

또 의회 운영의 불문율로 엄격히 지켜져 왔던 원칙은 상대 당의 후보 결정 과정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양천구 제8대 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양천구의회 후반기 원 구성을 논의하면서 상대 당인 통합당의 특정 후보를 처음부터 대놓고 ‘반대한다’고 결정하고 통합당에 통보하는 것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입맛에 맞춰 선택하려는 것으로 ‘오만과 독선’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통합당 양천구의회 한 의원은 “민주당이 국회의사당에서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하더니 지방의회에서도 상대 당의 후보 자격까지 제한하고, ‘특정 후보는 안된다’는 식으로 통합당의 의정활동까지 제약하려는 오만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 제8대 양천구의회는 상반기 원 구성과 의사 진행 과정에서 ‘날치기’라고 항의하는 통합당 여성의원을 민주당 의원들이 때리고 폭력을 행사했다가 고소되는 등 여전히 후진국 의회를 탈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제8대 양천구의회 전반기에는 민주당에서 신상균 의원(3선)이 의장을 맡고 심광식 의원(3선, 제7대 의장)이 의회운영위원장, 임정옥 의원(2선)이 행정재경위원장을 맡아 의장과 2개의 상임위원장을 차지했다.

통합당에서는 오진환 의원(3선)이 부의장, 이재식 의원(2선)이 복지건설위원장을 맡아 부의장과 1개 상임위원장을 배정받았다.

한편, 통합당은 당협의원장들의 합의를 거쳐 자당 몫인 부의장에 나상희 의원(3선), 복지건설위원장에 조진호 의원(2선)을 내정했으며, 21일 의원총회를 열어 후보자를 최종 선출하고 하반기 의회 전략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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