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대화법
[김영화 원장의 멘탈육아]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대화법
  • 송지나 기자
  • 승인 2020.07.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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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우리 큰아이는 정말 말을 안 들어요.”

부모는 상담 시작부터 아이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그리 심각한 문제도 아니었다.

“동생은 뭐 하나를 시켜도 잘 해냅니다. 하지만 언니는 실수투성이에요. 요즘에는 아예 심부름도 동생에게만 시킨다니까요. 두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동생이 훨씬 더 성숙하고 어른들 말도 잘 들어요.”

큰 아이는 이런 비교를 당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나는 부모에게 차분히 설명하기로 했다. 어떤 경우에도 언니와 동생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비교를 당하는 아이는 자존감이 떨어지고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자존감이란 자신을 귀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을 귀중하게 여기고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은 건강한 마음을 지키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이다. 아이들은 유아 시절부터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존감을 지킬 수도 있고 반면 열등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도 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대화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1. 아이를 동생이나 친구와 비교하면 안 된다

부모들은 비록 의도적이지 않다하더라도 매일 자녀에게 말실수를 한다. 심하게는 인신공격을 하거나 아이가 모욕감을 느낄 수 있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그것밖에 하지 못하다니 한심하다’ ‘동생을 봐라 저렇게 잘하고 있어’ 이런 말들은 아이의 자존감을 한없이 떨어뜨리는 말이다.

다정한 한마디 말은 마음의 상처를 달래주기도 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힘이 있는 반면에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말은 아이 마음에 상처를 내고 용기를 꺾어 버린다.

부모들은 좋은 말을 써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집에서 자녀들과 대화할 때는 긍정적이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을 하기보다는, 야단을 치거나 잘못을 꾸짖는 험한 말을 많이 하게 된다. 부모들은 자녀들과 대화할 때 잔소리나 꾸지람 대신 칭찬과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아이의 자존감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또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2. 부모는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아이가 실수하거나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아이와 말할 때 “엄마는 절대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네가 걱정이 된다”라고 이성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충고하기보다는 부모가 느낀 솔직한 감정을 정확히 말로 전달할 수 있어야 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 아이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걱정이 된다” “정말 놀랐다” “어쩔 줄 모르겠다” “마음이 불안하다” “당황스럽다”는 말은 아이가 실수할 때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보다 아이와 소통하고 부모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게 하는 표현들이다.

3. 말 한마디가 아이의 뇌 신경세포를 바꾸고 아이의 미래를 만든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여러 차이가 있겠지만 사람은 동물과 달리 말과 글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우리 뇌에는 1000억 개의 뇌 세포가 있다. 그런데 뇌 세포 가운데 98%는 우리가 하는 말에 영향을 받는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98% 이상의 뇌의 모든 신경 세포들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말에 따라서 영향을 받고 또 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언어중추는 내가 하는 말에도 영향을 받지만 다른 사람이 내게 하는 말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말은 마법과도 같아서 내가 한 말이 상대의 언어중추에 영향을 미쳐서 상대의 뇌 전체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특히 뇌 발달이 완성되지 않고 자라는 중인 아이들의 경우는 이런 영향을 더욱 심각하게 받는다. 매일매일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부모와 학교 선생님, 친구들이 하는 말이 그 아이의 뇌를 결정짓고 그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다.

부모는 말이 지닌 이런 무서운 힘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자녀와의 대화에서 자녀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보다 신중한 언어를 선택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4. 아이들이 부모에게 듣고 싶은 말은?

아이들은 부모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을까? 꼭 부모자식간의 관계가 아니라도 모든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서 “나는 너를 정말 좋아한다”, “너는 나에게 매우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따뜻한 사랑이 담긴 말을 듣고 싶어 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위로를 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재치 있는 말과 유머로 아이를 웃게 만들고 자녀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말의 힘을 놀라운 것이다. 말은 실체가 있는 사물이며, 허상이 아니고, 결코 죽지 않으며 지금 부모가 선택하는 말이 내 자녀를 건강하고 희망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우울하고 화나게 하고, 마침내는 병들게 할 수도 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듣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다.

- ‘사랑한다 / 소중하다 / 행복하다’ 같은 사랑과 배려가 담긴 말

- ‘부탁한다 / 도와줄 수 있겠니?’ 같은 존중감과 예의를 표시하는 말

- ‘너는 할 수 있어 / 너는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같은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

- ‘힘들었구나 / 수고가 많았다’ 같은 위로의 말

5.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대화법은 다음과 같다.

⦁ 친구나 형제들과 비교하지 않는다.

⦁ 한 가지 잘못된 행동을 ‘너는 항상 어떠하다’라고 일반화시키지 않는다. 대신 ‘이번에는 네가 이렇게 했구나’라고 말한다.

⦁ ‘너는 나쁜 행동을 했어’라고 지적하기보다는 ‘나는 네가 이런 행동을 해서 걱정이 된다’라고 부모의 입장을 말한다.

⦁ 아이가 기분이 나빠 보일 때 ‘오늘 친구와 무슨 일이 있었어?’라고 직접 물어보기보다는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냈니?’라고 부드럽게 우호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 대화를 할 때는 짧게 단답형으로 하는 것보다 길게 대화를 끌고 가면서 말을 주고받으면 아이가 자기 마음을 드러내게 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감정을 잘 읽을 수 있다.

⦁ 부모가 자녀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주면 아이는 자신이 인정받는다고 느껴서 더 당당하게 말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

 

<김영화 원장 프로필>
- 現 강동소아정신과의원 원장
- 現 서울시 강동구 의사회 부회장
- 現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부회장
- 現 강동구 자살예방협의회 부회장
- 現 서울시 교육청 위센터 자문의
- 現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자문위원
- 前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 前 한국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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