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중앙대 박찬옥 교수 “육아는 나를 태워 아이를 비추는 촛불”
[인터뷰]중앙대 박찬옥 교수 “육아는 나를 태워 아이를 비추는 촛불”
  • 안무늬
  • 승인 2014.06.2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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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옥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학부모’가 아닌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내 아이를 성적으로 판단하고, 남의 아이와 비교하는 등 ‘좋은 부모’와는 멀어지게 된다.

중앙대 유아교육과 박찬옥 교수는 “자녀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세 자녀 역시 자신의 뜻대로 키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자녀의 이야기를 하며 흐뭇해 하는 천상 ‘엄마’의 모습이었다.

엄마와 선생님, 그리고 학자로서 1인 3역을 하고 있는 이 시대의 ‘슈퍼맘’ 박찬옥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녀에 대한 이해, 존중, 사랑 등  ‘행복한 아이’를 만들기 위한 부모의 노력에 대해 들어봤다.

◇ 먼저 아이들을 잘 파악해야


박찬옥 교수는 아이를 잘 키우려면 우선 유아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유아는 내적 생명력이 있는 존재이며, 놀이를 통해 학습하고 자기주도적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모는 영유아 시절을 거쳤음에도 불구, 자녀를 이해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아이를 잘 키우려면 우선 이성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정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아이를 파악하고, 정서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3R’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Respect(존중), reflect(반응), relate(연관)”이라며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위 3R을 알고,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접근할 것을 강조했다.

◇ ‘부모’를 ‘나를 믿어주는 사람’으로 인식하도록

 


박찬옥 교수는 이해, 믿음을 특히 강조했다. 특히 “유아기 때 아이의 마음을 잘 알아봐야 엄마에 대한 첫 개념이 바르게 잡힌다”며 “아이가 엄마에 대해 갖는 첫 개념이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부모를 ‘나를 믿어주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갖고, 자기 조절 능력도 생긴다”며 “부모가 아이의 삶을 멋대로 조종하면 아이들은 자신의 삶에 책임감을 가지지 못하고, 일이 잘 안 되면 부모 탓으로 돌리는 데다가, 최악의 경우 청소년기 방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 아이의 행동을 지켜봐주는 것이 유아기 아이들을 둔 부모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 부모는 아이가 기댈 수 있는 존재여야


박찬옥 교수는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아이가 자신을 발견하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를 위해서는 “아이가 하는 행동을 성급하게 단정 짓지 말고, 그 행동의 이유와 배경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앞서 부모를 ‘나를 믿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에 이어 “아이와 대화하거나, ‘나는 너의 행동을 수용하겠다’, ‘함께 풀어보자’, 등의 말로 아이를 믿고 있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자녀에게 ‘네가 도움을 요청하면 엄마는 늘 손을 내밀겠다’고 말하며 평상시 아이의 마음속에 부모는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존재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육아는 곧 아이의 ‘촛불’이 되는 것

 


100명에게 ‘육아’에 대해 물으면 모두 다른 답을 내놓는다. 박찬옥 교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박 교수는 육아를 ‘촛불’에 비유하며 자신의 육아관을 설명했다.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촛불과 같은 존재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환하게 아이들을 비추지만,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되면 불빛이 희미해지고, 대학생 때는 거의 다 타고 남지 않는다”며 “이처럼 육아란 ‘나를 태워 아이를 비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워킹맘이 늘고, 아이들을 너무 빨리 어린이집에 보내는 등, 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박찬옥 교수는 그런 부모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더 아이를 바라봐주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라 조언했다.

지나친 교육열로 아이의 꿈과 재능을 놓치지 말고, 교과서만 보는 아이가 아닌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는 아이를 만들고 싶다면, 박 교수의 조언처럼 자녀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믿음을 주는 부모로 먼저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의 성적에 집착하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 적이 있다면, 자녀에게 “오늘 뭐 배웠니” 하기보다는 “친구들과 무슨 이야기를 했니” 하며 자녀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나를 태워 자녀를 비추는 ‘촛불’ 육아를 시작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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