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존중 가치관 확립하면 부모역할 충실히 해내"
"생명존중 가치관 확립하면 부모역할 충실히 해내"
  • 백지선
  • 승인 2014.06.1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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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자녀생명의 보호자인가 가해자인가”를 주제로 한 열린부모교육학회 제12차 정기학술대회가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13일 열렸다.

이번 정기학술대회는 이언주 국회의원실, 굿네이버스와 함께 ‘인간사랑과 생명존중실천’ 학술세미나로 공동개최됐다.

▲ 열린부모교육학회 정채옥 학회장(아세아연합신학대 교수)

 


열린부모교육학회 정채옥 회장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생명의 소중함이 절실하다”라는 말로 개회사를 열었다. 그는 “최근 우리는 물질의 가치에 매몰돼 생명의 소중함을 망각한 어른들로 인해 우리의 자녀들을 비롯해 수많은 생명들을 속수무책으로 희생된 불행한 사건을 목도했다”며 “심리적 상처뿐만이 아니라 인명 피해까지 속출하고 있는 현실을 접하면서 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중요한 역할이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에 오늘 ‘인간사랑 생명존중실천’ 학술세미나는 생명을 경시하는 부모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는 자녀들의 불행한 현실을 알리고 이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부모교육의 필요성을 학계, 단체, 정부관계자들과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 이언주 국회의원

 


이언주 국회의원은 아동학대와 관련해 각종 언론에서 형사처벌강화만 강조하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많은 부모가 아이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한다며 “아이를 종중하고 아이의 권리 보장에 대해 사회가 고민해야 할 때”라 지적했다.

이 의원은 “올해 4월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단체의 장이 그 소속 직원에 대해 아동학대 예방교육이 실시되도록 하고 임산부 및 그 배우자, 아동을 양육하는 보호자도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받도록 하며 그 밖의 국민도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법으로 명시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예전에는 아동을 객체로 보며 아동 구제에만 신경 썼다면 이제 아동을 주체로 보며 그들의 권리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

 


굿네이버스 이일하 회장도 이번 행사에 참석해 “민간인의 아이디어와 전문적 이론이 합친 결과물을 언론과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정부당국을 고민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굿네이버스가 아동학대예방과 퇴치 전문단체로서 실태조사와 해결을 위해 아이디어를 낼 것”이라 강조하며 “오늘 학회 토론 내용이 부모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연세대 소아정신과 송동호 교수

 


기조강연을 맡은 연세대 소아정신과 송동호 교수는 ‘애착을 통해서 본 가정 내 아동학대와 방임’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송 교수는 아동학대가 시스템 전반의 문제라고 강조하며 “아동방임ㆍ학대에는 최저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최저기준을 정해놓아야 아동방임과 학대가 더 진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또 애착에 대해 설명하며 “회피적 애착 아동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거짓 감정을 보이기 때문에 부모는 ‘우리아이는 말 잘 듣는 아이’로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가적 애착 아동은 부모의 상태에 따라 아이의 상태가 바뀐다며 “이 유형의 아동은 청소년 혹은 성인이 됐을 때 쉽게 남탓을 하거나 신체 증상을 호소하거나 자살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와 좋은 애착관계를 형성한 아이가 유치원과 학교 등 사회에서도 좋은 친구들을 사귀며 좋은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애착 종단 연구들을 설명했다.

▲ 수원과학대 사회복지학과 홍나미 교수

 


‘주제 발표 1 : 생명경시 현상과 부모 - 부모의 아동학대를 중심으로’를 맡은 수원과학대 사회복지학과 홍나미 교수는 “아동학대현황보고서(2013)에 따르면 한부모가족에 해당하는 부자가정과 모자가정, 미혼부모가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가 전체 피해아동 가족유형 가운데 39.3%에 해당했다”며 “아동학대 사례가 한부모가족에서 과반수 가량 발생하고 있어 가족 구조와 소득 수준이 아동학대와 관련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김지선 선임연구위원

 


‘주제 발표 2 : 외국의 부모교육 명령제도 분석과 함의’를 맡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김지선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영국의 부모책임법제를 설명하며 한국의 부모책임법제와 비교ㆍ분석했다. 그는 “청소년 비행의 원인은 가난, 빈곤, 가족해체가 대부분이며 청소년의 비행에는 다면적 이유가 많고 중첩적으로 나타나는 게 특징”이라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미국과 영국의 부모책임법제의 형식만 가져오고 내용을 빠뜨렸다”며 “비행청소년 부모 대상 부모교육프로그램이 개선돼야 한다”고 전했다.

▲ 삼육대 유아교육과 김정미 교수

 


‘주제 발표 3 : 생명존중 관점에서 본 부모교육의 필요성’을 맡은 삼육대 유아교육과 김정미 교수는 다양한 양육 행태의 역사적 기원을 설명하며 “1960년대부터 어린 아이들을 어른과 동등한 존재로 보는 이론이 발달했고 1980년부터 연구에 박차를 가해왔던 것을 보면 부모와 자녀교육 역사는 매우 짧다”고 말했다. 그는 “예비부모교육이 청소년기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존중 가치관이 형성돼 있으면 자녀교육을 하는 데 있어 발생하는 소소한 세부 문제는 부모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방안을 제시했다.

▲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권병기 과장,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장화정 관장, 열린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김기화 외래교수,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조성은 본부장, 군포시육아종합지원센터 조유나 센터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주제 1 토론에 나선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권병기 과장은 “현재 경찰에 아동학대건이 신고되면 'code 2(반드시 현장출동)'으로 분류한다”고 알리며 “관련 협회 등을 통해 140만명 신고의무자 개개인에게 아동학대 신고요령 리플릿과 PPT 교육자료를 보급했다”고 밝혔다. 또 “‘아동학대=범죄행위’라고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고 앞으로 보건복지부는 아동 관련 전문가 인프라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장화정 관장은 “2013년 4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접수된 건은 1,145건이었으나 2014년 4월 1,844건으로 61% 증가했고 업무시간 외 신고가 300%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호자로서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고 아동학대 2차 예방차원으로 고위험군(저소득ㆍ한부모ㆍ장애인 가족 등) 부모교육 역시 필요하며 아동 재학대 방지를 위한 행위자 상담 및 교육 의무 수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관장은 “부모교육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고용부, 안전행정부, 국방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을 통해으로 구성될 수 있고 부처간 협력과제로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이 돼야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반드시 부모교육 예산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전했다.

주제 2 토론에 나선 열린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김기화 외래교수는 “아동학대의 경우 한부모가정이 전체의 약 40%이며 한부모가정의 가장 큰 현실적인 어려움이 저소득층임을 고려할 때 가정에서의 자녀 감독 어려움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행청소년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법적 강제성을 높이기 위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통해 특별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보호자에게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부모교육프로그램의 기간과 구성, 내용과 교육방법 등 개발과정에 다양한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방안을 제시했다. 

주제 3 토론에 나선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조성은 본부장은 “부모교육의 질을 관리하기 위해 ‘생애주기별 부모교육을 도입해 예비부모교육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의 시기를 임신과 출산 전, 학령기, 청소년을 둔 부모로 나눠 각 시기별 부모의 중요성을 설명했다”며 “아빠 부모교육의 경우, 아빠가 자녀교육에 참여하도록 인식 개선 위주의 내용을 담았다”고 전했다. 조 본부장은 “예비부모를 위주로 해 아이 출산 전부터 부모라는 인식을 갖게 하려고 노력중”이라 밝혔다.

▲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권병기 과장,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장화정 관장, 열린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김기화 외래교수,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조성은 본부장, 군포시육아종합지원센터 조유나 센터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군포시육아종합지원센터 조유나 센터장은 “지금까지 부모교육은 부모역할에 대한 정보와 기술을 가르쳐서 바람직한 양육을 하게 하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들의 역할을 이해해주고 자신들의 말에 귀 기울여 주고 자신들을 존중하며 보살피고 이끌어주기를 바랄 것”이라 말했다.

또 “전국 시도, 시군구에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 및 건강가족지원센터에서조차 단발성, 대집단 강의 형식의 교육으로 지식 전달은 가능하나 능동적인 부모교육에 대한 부분은 숙제”라 전했다. 그는 “능동적으로 부모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부모교육이 의무참여로라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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