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지역구 판세 분석…“어느 한쪽 압승 없을 듯”
고양시 지역구 판세 분석…“어느 한쪽 압승 없을 듯”
  • 이성교 기자
  • 승인 2020.04.06 09: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당·정의당 진보 표 분산, 미래통합당 보수 결집’ 변수
고철용 “진보가 4개 지역구 석권한 20대 총선과 다를 것”

[베이비타임즈=이성교 기자] 경기 고양시 갑·을·병·정 등 4개 지역구 후보들이 대부분 전략공천된 가운데 조용하면서도 뜨거운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 고양시 4개 지역구의 경우 선거가 임박해 전략공천을 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후보의 자질이나 공약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다.

핵폭탄급 파급력을 갖고 있는 청와대 비서관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한 ‘일산 스캔들’이 터진다면 고양시의 총선 판도는 크게 요동할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 토박이로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에서 활동하며 고양시의 정치·행정 주요 현안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고철용 본부장을 통해 고양시의 총선 판세를 짚어본다.

Q. 제21대 총선 고양시 4개 지역구 선거 분위기는 어떤가.

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상황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초유의 위기상황으로 사실상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중단되었고, 전략공천으로 인하여 시민들은 후보의 이름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싫든 좋든 시민들은 오는 4월 15일 투표장에 갈 수밖에 없지만 여·야의 뒤늦은 전략공천에 따라 각 후보의 공약, 인품 등에 대한 검증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는 ‘깜깜이’ 선거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비서관의 뇌물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른바 ‘일산 스캔들’이 터질 경우 표심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요동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성 전 고양시장과 지역 사업가 간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유은혜 교육부 장관 측근이었던 K모 비서관(당시 경기도의원)에게 4000만원의 정치자금이 제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Q. 고양시 투표 성향은 진보와 보수 어느 쪽이 우세한가.

A. 제가(고철용 본부장) 1980~90년대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고양군 초대회장 및 경기도 회장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진보 20%, 보수 55% 가량 되었기에 진보측에서 단 한 명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후 일산신도시가 형성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외지인들이 이주해 인구 80만 이상이 살게 되면서부터 진보 35%, 보수 30%로 가치관(지지층)이 변화했고, 이후 오늘날까지 고양시에서는 두 번의 부침을 겪게 되었다.

Q. 두 번의 부침이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A. 첫 번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진보와 보수 35:30에서 탄핵 이후 보수 30%에서 10%가 빠져나와 중도·무당층으로 이동했다. 중도·무당층 10%가 진보 쪽으로 쏠리면서 결국 45:20으로 진보가 앞서게 되었고, 그대로 2018년 지방선거 결과(진보 후보들의 압승)로 이어졌다.

두 번째는 조국 사태 이후 벌어진 일련의 정치 상황 변화다. 이번에는 반대로 진보에서 10%가 중도·무당층으로, 중도·무당층으로 갔던 10%가 보수로 이동해 현재는 진보와 보수가 35:30으로 다시 원상회복되었다. 아마도 이 구도가 4·15 총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철용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장.
고철용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장.

Q. 현재 고양시 4개 지역구 판세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A. 여론조사에서는 대체적으로 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오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위험한 요소가 내재해 있다.

보수의 주류에는 108만 고양주민들 속에 녹아있는 고양군(현 고양시) 원주민과 후손 약 15만 명이 있다. 비록 고양군이 급속히 도시화되었지만 옛 고양군 시절의 향수를 그리며 더욱 보수화되었고, 4개 지역구에 고루 분포돼 있는 상황에서 이 원주민들이야말로 보수의 실질적인 원동력이다.

그러나 이 원주민 보수층이 여론조사에 응하는 비율은 극히 낮다. 여기에 정치적 여론조사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고 하겠다. 이제까지 선거에서 투표일 당일 투표함을 개봉했을 때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를 많이 보여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현재 진보가 우세한 것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Q. 이번 선거에서도 진보진영의 압승이 예상된다는 것인가.

A.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그 반대일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조국사태 때 보여준 보수진영의 결집력에 있다.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거의 결사적으로 투표장으로 갈 것이고, 진보 쪽은 결속력이 다소 떨어질 것 같기에 투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울 것이다.

둘째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유치원·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연기된 상황에서 또다시 2주 이상 연기가 된다면 30~40대 주부들이 자녀들을 돌보느라 투표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것은 진보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지역구에 후보를 내보내지 않기로 하면서 지역 내에서 조직력을 갖춘 김필례 전 고양시의회 의장 등이 보수진영에 합류하였는데, 이는 4년 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양시 국민의당 후보들이 10%대를 가져갔던 것을 생각해보면 현재는 보수에 유리한 형국이다.

Q. 투표일이 임박하면서 최종적으로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보는가.

A. ‘선거는 구도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현재 구도는 여당에 매우 불리하여 어쩌면 참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 대결 구도에서 투표일에 가까워지면 박빙으로 흐를 것인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진보 표를 분산시킬 수밖에 없고, 미래통합당은 보수성향의 군소정당 없이 단일대오로 뭉쳤는데 이 구도로 끝까지 간다면 보수의 압승이 조심스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진보가 좀 더 분발해야 한다. 그 이유는 고양시민은 어느 한쪽이 싹쓸이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앞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보가 4개 지역구를 석권했고, 고양시장 역시 진보에서 10년간 하고 있기에 보수이념의 시민들은 어렵고 힘든 일들을 당했을 때 보수 정치권력자(국회의원)가 한 사람도 없어서 하소연도 못하는 등 고양시민들의 갈등과 반목이 증폭되었다. 그래서 고양시민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진보와 보수 함께 국회의원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