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8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④
판타지 소설 '불의 고리' 8회 / 하늘의 문, 지옥의 문 ④
  • 서주원 기자
  • 승인 2020.01.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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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서주원

‘폐하, 이 일을 어쩌면 좋겠사옵니까?’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옥황상제는 속으로 이렇게 물었다. 옥황상제가 언급한 ‘폐하’는 제3대 옥황상제 ‘백두상제(白頭上帝)’다.

제4대 옥황상제의 본디 이름은 ‘천해(天海)’다. 천해상제는 BC 2만 3천 100년, 천해(天海), 즉 ‘하늘로 가는 바다’ 또는 ‘하늘에 이르는 바다’라는 바이칼호의 올혼섬 부르한바위 근처에서 태어났다. 물론 세상에 태어날 때는 인간이었다.

천해상제가 10대 중반 때, 3대 옥황상제인 백두상제가 바이칼호 올혼섬을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때 백두상제는 나이 어린 천해상제를 눈여겨보았다.

우선은 천해상제의 눈이 평범하지 않은 점이 관심거리였다. 천해상제의 눈이 보통사람과 다른 점은 하나의 눈에 두 개의 눈동자가 박혀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 때문에 백두상제는 천해상제를 평범한 어린아이로 보지 않았던 것이다.

백두상제가 천해상제를 눈여겨본 두 번째 이유는 곰족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백두상제도 원래는 인간이었다. 그의 고향은 백두산 기슭 주목나무숲이 울창한 주목마을이었다. 백두상제가 태어난 기원전 3만년경, 백두산을 포함한 북반구 수백만리의 땅은 곰족 영토였다. 그때도 그렇지만 기원전 만년 경인 오늘도 백두상제의 고향 주목마을은 곰족의 터전이다.

백두상제가 처음 보는 어린 천해상제에게 더욱 애착을 갖게 된 것은 그가 자신과 같은 곰족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올혼섬을 포함한 바이칼호 일대를 두루 살펴본 뒤 북두칠성에 있던 하늘궁전으로 올라간 백두상제는 틈틈이 어린 천해상제를 내려다 보았다. 천해상제가 사춘기를 거쳐 성년이 되는 날까지 백두상제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그를 지켜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바이칼호 올혼섬에 큰 난리가 났다. 청년 천해상제 등이 거주하는 곰족마을을 북극에 거대한 영토를 갖고 있던 늑대족이 침입해 쑥대밭을 만들었다. 청년 천해상제는 바이칼호와 곰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 결국 피를 흘리고 쓰러져 사경을 헤매는 지경에 이르렀다.

북두칠성 하늘궁전에서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백두상제는 급히 바이칼호 올혼섬으로 천군을 보냈다. 천군의 도움으로 천해상제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천군의 부축을 받고 하늘나라로 올라간 천해상제는 북두칠성 하늘궁전에서 기력을 회복했다. 옥황상제는 하늘궁전의 의료를 책임지는 천신들에게 신신당부해 죽을 고비를 넘긴 천해상제의 기력을 회복시켰다. 그 뒤 백두상제는 천신들에게 천해상제의 몸을 어지간해서는 죽지 않는 불사의 몸으로 만들라는 엄명을 내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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