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스타, 이래도 시키겠습니까?
아역 스타, 이래도 시키겠습니까?
  • 안무늬
  • 승인 2014.05.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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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에서 공부하며 밤새는 아역 스타들, 이대로 괜찮을까?

아역 배우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화ㆍ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귀여운 존재이다. 작은 몸집으로 성인 배우 못지 않은 눈물 연기, 감정 연기를 보이는 그들이 있어 작품은 대중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아역 배우들의 촬영장에는 우리가 미처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많다.

◇ TV 속 ‘신 스틸러’ 아역 배우

▲ 사진=SBS 제공

 


‘신 스틸러’란 영화나 드라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여 주연 이상의 존재감을 보이는 조연을 뜻한다.

예전부터 아역 배우들은 작품 속에서 단지 성인 배우의 어린 시절을 보일 뿐만 아니라 명연기를 선보여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는 배우 이재은, 김민정이 아역 배우로 데뷔해 성인이 돼서도 작품 활동을 했다. 미국의 맥컬리 컬킨 역시 ‘나홀로 집에’ 시리즈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아역 스타로 사랑받았다.

최근에는 2005년생 배우 김유빈이 ‘신의 선물 – 14일’에서 귀여운 모습을 보였고, 이 밖에도 2006년생 갈소원, 이레 등이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아역 배우들 하루 촬영 시간은?

아역 배우들은 촬영이 있을 경우 학교에 못 가는 경우가 많다. 배우 진지희는 촬영장에서 교과서를 보는 등 일과 학업에 충실한 아역 배우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는 동시에 한국의 열악한 아역 배우 대우를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에서는 아역 배우들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일 4시간 촬영할 수 없다. 또한 어린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촬영장에 간이 학교를 세워 일 3~5시간씩 수업을 진행한다.

헐리우드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역시 아역 배우들을 위해 법(California Child Actor's Bill)을 마련했다. 이 법에 따라서 어린이들은 연령별 정해진 시간 동안 촬영을 할 수 있고, ‘스튜디오 티처’를 통해 매일 다양한 과목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15세 이상 18세 미만인 아역 배우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일 7시간 근무’가 원칙이지만 제작사들은 무리하게 밤샘 촬영을 강행하기도 한다.

◇ 인격 형성될 나이에 논란에 시달려

아역 배우 역시 어리다고 악성 댓글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역 배우뿐만 아니라 육아 예능에서 활발한 연예인의 자녀들 역시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영화 ‘도가니’에서는 청각장애아가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아역 배우들 평균 나이는 12.6세였다. 네티즌들은 초등학생인 배우들이 촬영하기에는 선정적이라며 영화 제작자들을 비난했다.

어린이들의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영화의 촬영장에 아동 심리 전문가가 없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또한 엄연한 불법이다.

현행 아동보호법 17조 중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와 ‘공중의 오락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아동의 건강 또는 안전에 유해한 곡예를 시키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낭떠러지에서 촬영 중인 아역 배우 안도규 (사진=MBC 화면 캡쳐)

 


◇ 우리 아이, 아역 배우 만들고 싶다면?

자녀가 연기에 소질을 보인다면 배우를 시켜도 좋지만, 한국에는 아직 아역 배우들을 위한 지원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제작사, 촬영장이 많다. 근로기준법, 아동보호법 등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법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어 아역 배우의 부모들은 본업을 포기한 채, 불안한 마음으로 촬영장에서 아이들을 지켜봐야 한다.

아이들을 꼭 연기자로 만들고 싶다면 우선 촬영 전 제작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일 촬영시간, 학습권 보장 등을 협의해 어린이가 최적의 환경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어린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영화ㆍ드라마의 경우, 반드시 아동 심리 전문가가 상주해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역 배우들은 어린 나이에 선정적인 장면을 보고, 직접 재연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수시로 상담하고,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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