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강연회 “맞벌이, 양육 본질 충실하면 핸디캡 될 수 없어”
한샘 강연회 “맞벌이, 양육 본질 충실하면 핸디캡 될 수 없어”
  • 김은교 기자
  • 승인 2019.08.0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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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 어떻게 살 것인가" 세미나 개최
공간 비효율, 가족 간 자율성·소통 부재 초래

[베이비타임즈=김은교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맞벌이 가구는 567만5000가구에 이른다. 한 해 전인 2017년 545만6000가구보다 4.0% 증가한 수치다. 배우자가 있는 가구 중 맞벌이 가구의 비중도 증가했다. 조사 결과 역시, 44.6%에서 46.3%로 1.7%p 늘어났다.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주)한샘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한샘 상암 사옥에서 ‘맞벌이 부부 라이프스타일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맞벌이 부부 가정 관련, 구성원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덧붙여 일과 가정의 밸런스를 효율적인 공간 운영에서 찾을 수 있도록 인테리어 디자인의 역할을 논의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기조강연 및 연구발표를 맡은 5명의 교수진은 결국 ‘사람이 중심’이라는 공통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5일 (주)한샘이 주최한 '맞벌이 라이프 스타일 세미나' 현장.
지난 5일 (주)한샘이 주최한 '맞벌이 라이프 스타일 세미나' 현장.

◇ 부모님과 함께 자는 아이, 독립성 결여 확률↑

세미나는 송다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정경숙 대구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교수의 기조강연으로 시작했다.

정경숙 교수는 ‘새로운 삶의 질서, 맞벌이 라이프 스타일을 고민하다’를 주제로 ‘맞벌이 가정 생활 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테리어 디자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정 교수는 가족이 동일 공간에서 함께 취침하는 것을 맞벌이 가정의 잘못된 공간 사용 사례로 꼽았다. 관련 통계로, 온 가족이 함께 취침하는 경우는 전체의 58%였으며, 부모와 함께 취침하는 자녀의 비율은 영아~초등 시기의 아이가 68%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이와 같은 공간 활용이 자녀가 독립적인 인격체로 성장하는데 방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주체성을 제한해 의존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경숙 대구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교수.
정경숙 대구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교수.

◇ 공간의 무질서, 개인 자율성·소통 단절 초래

현재 우리 사회 모든 가정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자녀의 교육과 학습이다. 일부 가정의 경우, 아이들의 근거리 환경을 통한 학습 효과를 기대하며 거실에 책장과 공부 책상, 컴퓨터 책상 등을 배치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정 교수는 거실에 책장과 책상을 설치하고 아이들의 학습 환경을 감시하는 것은 자녀의 정체성 발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공간의 무질서’가 초래하는 부정적인 영향도 지적했다. 현대인의 생활 공간은 ‘물건’으로 가득차 있다. 필요 이상의 물건을 반복해서 쌓기만한 가정의 경우에는 ‘공간 부족’에 따른 본 기능 상실 우려가 있어 수납의 중요성도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공간의 무질서함은 결국 개인 자율성과 상호 소통의 단절을 초래한다. 부부는 부부만의 휴식이나 재충전의 공간을 잃게 되며, 자녀들은 더 나은 성장을 위한 과정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거실에서는 TV시청 또는 PC사용이 주가 되어 가족간 대화도 사라지게 된다.

정 교수는 현대사회의 맞벌이 가정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생활 속에서 삶의 기쁨을 찾고 개인을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가족의 생애주기별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제품이 조화로운 디자인을 이뤄 스마트한 인테리어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도 함께 덧붙였다.

◇ 기존 맞벌이 우선 양육 가치, ‘질보다 양?!’

연구 발표 시간에는 진미정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김명순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이현수 실내건축학과 교수가 강연을 이어갔다.

특히 김명순 교수는 ‘양육자의 상호 협력 속에서 미래 주역이 탄생한다’는 메시지를 전제로 ‘미래를 선도할 자녀양육’에 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을 통해 현대 사회의 부모들이 겪고 있는 양육 관련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접근했다.

현재 우리나라 영유아 월평균 보육·교육비 지출 비용을 비교해 보면, 맞벌이 가정이 평균 18만6000원으로, 여타 외벌이·모휴직·모부재의 경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맞벌이 가정이 우선시 하는 양육의 기준이 질 높은 철학이나 가치관에 있기 보다, 양육 공백 시간을 메우기 위한 단순 돌봄에 치중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맞벌이 부모가 자녀의 성장주기별(영유아기-아동기-초기 청소년기)로 양육 전략을 세워 줄 것을 당부했다.

김명순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김명순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 자녀 양육, 생애 주기 따라 장기 계획해야

이와 더불어 김 교수는 자녀의 모든 시기에 걸쳐 집중돼야 할 미래 역량 총 3가지, ▲주체적 기립(주체성) ▲통찰적 그릿(열성, 정체성) ▲관계적 소통(사회성)을 제시했다.

먼저 주체성이 강한 아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능동적으로 발견하고 몰두하며, 본인의 결정을 즐길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정체성이 뚜렷한 아이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 능력 향상을 위해 끈기있게 노력하게 된다. 즉, 스스로의 강점을 강화하기 위해 도전하는 아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사회성이 강한 아이는 사회적 친밀감과 협업능력이 높고 감정적 균형을 이룰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나게 된다. 또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성숙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양육의 본질에 충실하면 맞벌이는 결코 핸디캡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장 주기에 적합한 장기적인 양육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녀의 입장에서 편안하고 일관된 양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한샘 관계자는 “한샘은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고충에 대한 주거환경 솔루션을 제안하는 연구를 주요 대학 교수들과 함께 다년 간 진행해 왔다”며, 연구 결과는 한샘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 등 신제품 개발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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