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통TV] 노인의료재정 줄줄 샌다
[복지통TV] 노인의료재정 줄줄 샌다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04.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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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김호중의 파워뉴스

<제7회 방송> 거꾸로 가는 한국의 요양병원…병상수 일본의 3.7배

안녕하십니까 사회복지사 김호중입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치매 등 노인성질환이 장기간 이어질 때 부모와 자식 간의 정마저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현상은 우리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1. 또 하나의 1등

우리나라는 노인빈곤율 1위, 노인자살률 1위라는 오명이 있죠. 그런데 또 하나의 1위가 있습니다. 고령화사회를 대비해 세계 여러 나라마다 노인복지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데요.

고령자에 대한 기본 관점은 치료대상의 환자인지 아니면 생활인인지를 구분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통계로만 본다면 유독 한국과 일본만이 환자로 보는 시각으로 보여집니다. 요양병원의 병실이 그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노인들이 요양병원으로 달려가는 현상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소위 요양병원 쏠림현상이라는 또 하나의 1등입니다.

2. OECD 조사보고

요양병원 쏠림문제 우리나라만을 본다면 의례히 그런가보다 싶습니다. 건강보험이 잘 갖춰진 게 문제인가라는 시각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OECD 회원국 중 25개국을 비교하면 ‘한국만 왜 이렇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참고한 통계자료는 OECD에서 작성했고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는 요양시설의 침상수와 요양병원(노인병원)의 병상수를 비교한 것입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자료는 2016년 기준 조사결과입니다.

3. 인구 10만명당 병상수와 침상수를 더했더니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00명당 장기요양을 위한 병원병상과 시설침상수를 더한 숫자가 비교기준입니다. OECD 조사대상국 평균은 48.7개입니다.

한국은 58.6개로 평균보다 약 10개가 많아 노인복지 선진국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OECD 최근 평균 병상수는 4.4개인데 비해 한국은 36.4개입니다. 무려 8.3배나 평균보다 많습니다. 반면 요양시설 침상수 평균은 44.7개인데, 한국은 24.8개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장기요양의 모델은 일본입니다. 일본의 요양시설 침상수는 24개 수준으로 우리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요양병원 병상수는 일본 9.8개, 한국은 36.4개입니다. 한국이 3.7배나 더 많습니다.

독일로 가볼까요? 독일은 일본 개호보험의 모델로 알려져 있죠. 독일의 요양병원 침상은 제로입니다. 반면 요양시설 침상수는 54.4개로 우리의 두 배 이상입니다.

4. 거꾸로 가는 한국의 요양병원

통계만 본다면 몇 가지 질문과 의혹이 제기됩니다. 독일노인 중에는 환자가 없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이나 유전적 특이성 때문에 노인성질환이 더 심각한 것인가 아니면 노인을 환자로 만들어야 하는 특정 집단의 이해와 이를 눈감아준 당국의 합작품인가 하는 것입니다.

한국을 제외한 나라의 요양시설 침상수와 병상수 관계는 안정적인 피라미드 형태입니다. 우리나라는 픽토그램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역 피라미드입니다. 어느 형태가 정상으로 보여집니까?

5. 신체기능저하군 6만명

집이나 시설에서 약간의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이 가능한 노인 상당수가 병원에 누어있다는 지적도 가능합니다. 요양병원 입원치료보다는 요양시설이용이나 외래치료가 필요한 분들을 신체기능저하군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체기능저하군에 해당하는 요양병원 입원환자 수가 2014년 4만3000명에서 2017년 6만3000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총 진료비는 2017년 약 4000억원에 달했습니다.

6. 노인들이 요양병원에 몰려드는 이유

노인들이 요양병원을 선택하는 이유는 요양병원에 적용되는 혜택이 여러 가지입니다.

첫째 장기요양등급을 받아야 장기요양서비스를 받는데 반해 요양병원 입원은 등급판정을 받지 않아도 입원이 가능합니다.

둘째 본인부담상한제가 병원에만 적용됩니다. 따라서 본인이 납부한 비용의 상당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급권자의 생계급여를 요양원에서는 받지 못하지만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지급받습니다. 전국적으로 요양병원이 급증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7. 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한 이유

고령화사회를 대비해 장기요양제도는 2008년도에 도입됐습니다. 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안타까운 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을 장식했습니다. 치매노인을 간병하던 자녀나 배우자가 노인을 살해하거나, 동반자살하는 간병살인사건이 사회문제가 됐었습니다.

이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가족의 수발부담을 덜어주고 노인병원에서 치료받고 입원하는 의료비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집에서 또는 집에서 출퇴근하며 서비스를 받다가 요양시설에서 마지막 독립생활을 하는 게 존엄한 케어일 것입니다.

# 에필로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월 4일 현재 전국 요양병원 병상수는 30만개가 넘어섰습니다. 대학병원들도 요양병원을 설립한다는 뉴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급증한 노인의료비에 대해 책임지는 관료나 위정자는 아무도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어르신을 환자로 만드는 것과 집이나 요양시설에서 일상생활을 하다가 여생을 마치는 것 중 선택은 우리들 손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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