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워킹맘이 로또에 열광하는 이유?
30대 워킹맘이 로또에 열광하는 이유?
  • 백지선
  • 승인 2014.04.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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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또 1, 2등 당첨자 김혜영(가명, 이하 김씨), 임혜은(가명, 이하 임씨)씨의 신상이 30대 워킹맘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두 사람은 각각 로또 591회 1등, 593회 2등에 당첨돼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았다. 김씨는 후기에 당첨금이 29억 6000만원이며, 실수령액은 20억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국내 한 로또복권 정보제공 업체 관계자는 "과거 로또 구매자의 대다수가 남성이었으나 최근 여성들의 비율이 높아졌으며 그 가운데 직장여성들의 복권구매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첨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이 관계자는 “두 사람의 공통점은 '투자' 개념으로 매주 1만원씩 로또를 구매한 것”이라 말했다.

로또 당첨은 워킹맘들의 워너비로 떠오를 것인가? 베이비타임즈는 워킹맘들이 로또를 구입하는 속사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워킹맘들의 워너비로 떠오른 로또 복권

김씨는 로또 정보업체 게시판에 “처음에는 로또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결혼하고 아이 셋을 낳고 키우다 보니, 맞벌이를 하면서도 돈 들어갈 데가 많았다”고 썼다.

당첨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애들 교육비, 집 장만에 쓰려고 한다. ‘직장은 그대로 다니면서 집 걱정, 애들 교육비 걱정만 안 하고 살자’ 이렇게 결론 내렸다”며 향후 계획도 밝혔다.

임씨는 자신을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대 워킹맘이라고 소개하며 “당첨 사실을 남편에게만 살짝 말했고 당첨금은 더 열심히 살라는 의미로 알고 사치 부리지 않고 잘 쓸 예정이다”며 소감을 전했다.

해당업체는 올해에만 1등 당첨자를 언론에 배출해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당첨자들의 자세한 후기를 홈페이지에 올려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 김씨가 직접 올린 로또 당첨 확인 사진

 

◇로또를 살 수밖에 없는 사회?

기획재정부는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복권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2013년 설문에 응한 58%가 1년간 복권을 산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2012년의 55%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결과이며 10명 가운데 6명은 복권을 샀다는 뜻이 된다. 매주 복권을 사는 사람은 전체응답자의 9.3%, 복권 구매자 중 14.4%로 나타났다.

김씨는 로또를 사게 된 동기에 대해 팍팍한 살림살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국가에서 아이 셋을 낳으면 혜택을 주고 보조해준다고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기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면서 “워킹맘이라고 해서 야근 제외 그런 건 없다. 회사를 그만둘까 고민했지만 그래도 돈을 벌어야 한다. 애들 키우고 카드값 내려면 눈치보여도 회사를 그만둘 순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운을 바라고 기적을 꿈꾼다. 하지만 우리 인생을 돌아보면 행운이 찾아왔을 때와 기적이 이루어졌을 때보다는 장시간 꾸준히 노력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 혹은 자신이 공들인 노력에 비해 결과가 미미할 때가 많다. 노력은 정당하더라도 결과가 정당하지 않아 갈등이 발생한다.

그리고 워킹맘들은 자신의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갈등하다 로또를 해결책으로 택하기 시작했다.

 


◇삶의 질 달라지게 하는 것은
로또 당첨이 아닌 정부의 정책이 돼야

출산장려금은 지자체마다 다르고 당장 지원금을 받는다 해도 아이를 키우는 데는 돈이 다가 아니다. 정부는2006~2010년, 약 5년간 저출산 대책에 42조원을 쏟아부었다고 하지만 워킹맘들은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어린이집, 유치원에 등록시키기 바쁘고 등록을 해도 대기를 하는 몇 년 동안 마음을 졸인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괜찮은’ 베이비시터를 찾으려면 50명 면접은 기본이라는 말까지 돈다.

적어도 로또 당첨금을 아이들 교육비나 생활비로 쓰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해외여행을 가거나 시도해보지 못한 경험을 하는 데 쓰는 게 맞지 않는가.

워킹맘은 로또 당첨을 삶의 돌파구로 믿는다. 하지만 이것은 옳지 않다. 정부는 이들이 로또를 믿기 보다는 정부가 시행하는 육아정책에 믿음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워킹맘들이 힘들게 번 돈을 당첨이 되지 않으면 물거품되는 곳에 소비할 게 아니라 푼돈이라도 차곡차곡 쌓는 게 훨씬 이익이라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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