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는 담뱃잎 찌꺼기 ‘연초박’ 처리과정 공개하라”
“KT&G는 담뱃잎 찌꺼기 ‘연초박’ 처리과정 공개하라”
  • 김복만 기자
  • 승인 2019.01.2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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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톤 추정 연초박 처리후 주민 80여명 30여명 암 걸려 17명 사망”
환경단체, 22일 긴급기자회견 통해 촉구…장점마을 집단암 발병 의혹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시민·환경단체들이 22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KT&G는 담뱃잎 찌꺼기 ‘연초박’ 처리과정을 공개하고, 위험 외주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발병 원인이 수년간 KT&G가 하청으로 처리한 연초박(담뱃잎찌꺼기) 고열처리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비료공장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이 이틀에 한 번 꼴로 200킬로그램 박스 70개 분량의 연초박을 대형트럭으로 반입해서 연초박 50% 정도와 다른 재료 50% 가량을 섞어 고열 가공처리해 유기질비료를 생산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담뱃잎 찌꺼기는 제품화가 안돼 버려질 뿐 일반 담뱃잎과 성분이 동일해 가열 등 고열처리 공정이 더해지면 각종 암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도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필터를 달아서 피워도 해로운 담배를 하루에 몇 톤씩 불완전하게 연소시켜 굴뚝으로 내뿜은 사건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가 없는 희대의 살인사건”이라고 규탄했다.

KT&G가 위험 외주화 차원에서 공급 또는 위탁한 담뱃잎 찌꺼기 연초박을 고열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 발암물질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들은 “비료공장에서 연초박을 고열로 가공할 때 발암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고열을 가할 경우 발생하는 ‘타르’는 암 덩어리라 할 수 있고, 피부에 접촉하면 피부염을 불러일으키는 물질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환경단체들이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KT&G는 담뱃잎 찌꺼기 ‘연초박’ 처리과정을 공개하고, 위험 외주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시민·환경단체들이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KT&G는 담뱃잎 찌꺼기 ‘연초박’ 처리과정을 공개하고, 위험 외주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장점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암 발병 원인으로 연초박 폐기물을 지목해왔다.

지난 16일 열린 익산시의회 215회 임시회의 제1차 본회의에서 임형택 익산시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연초박을 고열처리하면서 발생하는 고농도 타르 등 폐기물 때문에 암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KT&G가 폐기물로 위탁 처리한 연초박의 암 발병 연관성을 반드시 정밀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영리 민간단체 글로벌에코넷 김선홍 상임회장은 “KT&G는 익산 장점마을은 물론 전국 각 지역에 위탁 처리한 연초박 물량 및 성분분석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김 회장은 또 “단 한 점도 의혹이 없도록 연초박 처리 배출자, 운반자, 처리자 등과 체결한 계약서 및 사업장 폐기물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연초박 수탁업체 수탁능력 확인서 등을 모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촛불계승연대 송운학 상임대표는 “KT&G는 ‘바른 기업’, ‘깨어있는 기업’, ‘함께하는 기업’ 이라는 경영이념에 기초하여 ‘미래로 함께 도약하는 바른 경영으로 고객과 함께 상상하고 보다 나은 삶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엄청나게 홍보하고 있다”면서 “이제라도 모든 의혹을 공개하고, 만약에 발암유발성이 인정되면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보상과 배상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막대한 이윤 중 극히 일부 또는 엄청난 홍보비를 조금만 절약하면 가능하다”면서 “특히, 담배제조에 관한 국내독점권을 부여하고 제대로 감독하고 관리하지 못한 정부가 앞장서서 신속하게 진상을 조사하고 철저하게 발암 사망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송운학 상임대표와 글로벌에코넷 김선홍 상임회장,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 김진관 회장, 개혁연대민생행동 박형규 공동대표, 21녹색환경네트워크 김용호 수석상임대표, 민생·사법적폐근절행동 권영길 공동대표, 아리수환경문화연대, 독도칙령기념사업국민운동본부, 친환경국가건설추진국민운동본부, 한강사랑시민연대, 글로벌소비자네트워크,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사회단체협의회 등 대표와 간부 및 회원, 일반 국민도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한편, 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은 2001년 마을 산 중턱에 비료공장이 들어선 뒤 45가구 80여명 인구 중 30여명이 원인불명으로 암에 걸리고 17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이에 환경부는 장점마을을 상대로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실시했으며, 지난 11월 초 환경오염주범으로 의심받던 금강농산 비료공장 토양오염상태조사 과정에서 두꺼운 콘크리트로 포장한 지하폐기물 저장시설과 매립폐기물 층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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