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실종 없는 ‘생명존중 사회’ 다함께 만든다
자살·실종 없는 ‘생명존중 사회’ 다함께 만든다
  • 이진우 기자
  • 승인 2018.09.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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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자살사망 36명, 실종아동 55명 ‘부끄러운 대한민국’
국정과제 추진, 시민연대 발족, 롯데 생명존중 선언 ‘시너지 기대’
지난 10일 열린 '2018 자살예방의 날'  행사에서 청소년 참가자들이 기념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앙자살예방센터)
지난 10일 열린 '2018 자살예방의 날' 행사에서 청소년 참가자들이 기념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앙자살예방센터)

[베이비타임즈=이진우 기자] 한국 사회는 연간 1만 3092명, 하루 평균 36명의 자살(고의적 자해) 사망자를 내면서 자살률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016년까지 13년간 자살률 1위를 기록했고, 2017년 한국보다 자살률이 높은 리투아니아의 신규가입으로 2위로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자살을 시도한 우리 청소년들이 무려 6만 2276명에 이르고, 국내 10대·20대·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

다행스럽게도 매년 자살 사망자 수가 줄고 있어, 2010년 1만 5566명에 이르던 국내 자살 사망자 수는 2014년 1만 3836명, 2016년 1만 3092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자살 시도 청소년 수도 2016년 6만 5528명에서 2017년 6만 2276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국내 전체 자살률은 여전히 세계최악 수준으로, 어른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생명 경시’ 풍조가 심하며, 자살을 대하는 국민인식이나 다루는 언론의 보도행태는 지나칠 정도 피상적이고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정부와 의료계, 심리상담, 민관단체 등이 자살 예방과 자살자 저감을 위한 관심과 노력을 함께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매년 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 지정 및 기념식 거행 외에도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자살예방 포함, 범정부 차원의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 발표, 보건복지부 산하에 자살예방전담부서 신설 등 국가 정책 아젠다로 설정해 ‘자살률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은 향후 5년간 자살 사망자 7만명 전수조사, 자살예방 전문도우미(게이트키퍼) 100만명 양성 등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사회환경 조성, 자살시도자 심리부검 및 사망자 유가족 상담 등 전방위 예방 시스템 구축을 담고 있다.

국회도 행정부의 자살예방 국정과제에 발맞춰 여야를 망라한 초당적 입법지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왜 자살로 내몰리나?’ 정책세미나는 여야의원 39명으로 구성된 국회자살예방포럼이 정치권에 자살문제 심각성을 알리고, 민관 전문가들의 대안을 수렴하는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서 백종우 한국자살예방협회 사무총장(경희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은 보건복지부의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를 인용해 심리부검 대상자 121명 중 정신질환 비율이 88%(107명)로 매우 높음에도 우울증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사고로 정신질환자들이 사회적 도움을 요청하는데 제한받는 결과를 초래하고 정신질환 치료율을 8.9%에 머물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자살예방포럼 제2차 정책세미나 '왜 자살로 내몰리나?'에서 공동대표인 주승용 국회부의장(가운데)이 축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공동대표 원혜영 의원, 오른쪽은 간사 최도자 의원. (사진 제공=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지난 8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자살예방포럼 제2차 정책세미나 '왜 자살로 내몰리나?'에서 공동대표인 주승용 국회부의장(가운데)이 축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공동대표 원혜영 의원, 오른쪽은 간사 최도자 의원. (사진 제공=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백 사무총장은 자살예방의 효과적 정책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서 권고한 ▲자살수단의 접근성 제한 ▲언론의 책임있는 자살보도 ▲의료와 복지, 사회시스템 간 자살예방 협력관계 구축 등을 촉구했다.

시민단체ㆍ기업 등 민간 차원에서도 자살예방에 힘쏟고 있다.

자살예방 생명존중을 국정과제로 관철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시민사회 분야는 올들어 생명운동 시민단체 연합체 성격의 생명운동연대와 종교계ㆍ학계가 가세한 생명존중시민회의가 잇달아 출범해 자살예방 의제를 범국민적 관심사로 끌어올리며 ‘생명존중 1000인 선언’, ‘생명주간(9월 9~15일) 선포식’ 등 구체적인 실천행동을 주도하고 있다.

기업 분야에선 롯데그룹이 선도적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지난 6일 생명존중시민회의와 생명존중 문화 확산 업무협약(MOU)을 맺고 롯데시네마의 2만개 스크린에 생명존중 메시지 동영상 상영, 교육 프로그램 개발 보급 등 전사적 지원을 전개, 자살률 감소 및 생명존중 인식 확대를 적극 지원한다.

한편, 청소년 자살 문제에 못지 않게 아동실종 문제도 ‘고질적 사회병리증후군’으로 정부와 시민사회, 부모가 예방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간 아동실종 건수는 약 2만건(2017년 기준)에 이르며, 이 가운데 600여명이 행방을 알 수 없어 장기실종자로 분류돼 부모의 슬픔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실종아동의 심각성을 인식해 제반 지원법을 만들고, 실종 방지를 위한 지문 등 사전등록제를 실시해 실종아동 발생 건수와 행방확인 성공률을 높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2명꼴의 ‘행방불명 아동’이 발생해 아동의 인권과 생명보호를 위한 국민적 관심과 협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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