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투신자살 사망자 95→13명 급감
한강 투신자살 사망자 95→13명 급감
  • 이진우 기자
  • 승인 2018.05.0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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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재단 2011~2017년 다리 20곳 생명의전화 데이터 공개
자살시도·목격 상담 6497건…마포대교 4334건 70% 압도적 차지
생명의전화·높은난간·CCTV·시민신고 등 협력, 1077명 생명 구해
한강으로 투신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마포대교에 설치된 높은 난간의 모습. 사진=서울시
한강으로 투신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마포대교에 설치된 높은 난간의 모습. 사진=서울시

[베이비타임즈=이진우 기자] 한강에 세워진 20개 다리(교량)에서 발생한 투신 자살 사망자 수가 2011년 95명에서 지난해 13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 기간에 한강교량들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 75대를 통해 총 2만312회 전화가 걸려왔고, 이 가운데 자살시도자 및 자살목격자와 총 6497건 상담이 이뤄져 1077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7년 동안 마포대교·한남대교·한강대교 등 20개 한강교량의 SOS생명의전화에 축적된 자살·상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9일 공개했다.

SOS생명의전화는 실시간 상담 및 긴급 구조 신고가 가능한 전화기로, 자살시도자가 상담 전화를 통해 마음을 되돌릴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자살 시도를 목격한 시민들이 신속하게 119 상황실에 신고할 수 있도록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생명보험재단과 한국생명의전화가 공동 운영하고 있다.

SOS생명의전화 누적 데이터 분석 내용에 따르면, 총 6497건의 자살시도자 및 목격자와 상담을 통해 한 해 평균 약 154명이 구조됐다.

한강교량별 상담건수에서 마포대교가 누적 상담 수 4534건으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면서 단연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한강대교(507건, 7.8%), 광진교(212건, 3.3%)가 따랐다. <아래 표 참조>

마포대교의 경우, 2011년 자살시도자 수가 전체 20개 교량의 196명 가운데 11명(5.6%)에서 지난해 104명(전체 320명의 32.5%)으로 높아졌다.

이처럼 ‘투신자살 1위 다리’라는 오명이 붙은 탓에 마포대교에는 한때 삼성생명보험이 다리 난간에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생명의다리’ 미화작업을 펼친 바 있고, 이어 지난해부터 높은 난간을 설치해 자살시도를 원천차단하려는 노력이 뒤따랐다.

높은 난간 설치로 마포대교는 지난해 SOS생명의전화 상담건수가 443건으로 직전 2016년(763건)보다 약 42% 급감하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생명보험재단 관계자는 “다리보다 지하철에서 투신자살자가 많았는데 스크린도어의 설치로 자살시도자들이 다리로 몰려들어 ‘풍선효과’를 일으키기도 했다”면서도 “한강 투신 자살 및 시도가 줄어든 배경에는 생명의전화 설치 및 상담 시스템 구축, 서울시와 소방재난본부의 CCTV 예방감시, 시민들의 목격 신고전화 증가 등 전반적으로 민관의 공동대응 협력에 따른 결과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SOS생명의전화 이용자는 남성이 55.4%를 차지해 여성(37.6%)보다 월등히 높았다.

남성 상담 이용이 많은 것은 서울지역 전체 자살자 가운데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은 점과 상관성이 높다고 재단측은 설명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남성 자살사망자는 1567명, 여성은 694명이었다.

또한 2015~2017년 최근 3년간 SOS생명의전화를 통한 상담 건수를 월별로 살펴보면, 날씨가 따뜻한 5월에서 9월 사이에는 상담전화가 늘어난 반면에 12월에서 1월 사이에는 상담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재단은 “ 강물이 꽁꽁 어는 한겨울에는 투신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줄어든다는 속설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SOS생명의전화의 한 상담사는 “생명의전화가 자살충동이 드는 위기와 갈등의 순간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소통의 창구이자 친구와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면서 “걸려오는 전화 중 절반 이상이 장난전화나 그냥 끊어버리는 전화인데, 장난전화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자살시도자가 내미는 손을 놓치지 않도록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자료=생명보험재단
자료=생명보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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