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동안 자녀에 경제지원” 한국 1%-미국 23% ‘큰 차이’
“평생동안 자녀에 경제지원” 한국 1%-미국 23% ‘큰 차이’
  • 이진우
  • 승인 2018.02.1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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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책연구소 5개국 설문조사 보고서, 한국부모 47% “대학졸업때까지만”우리사회 가족가치 퇴조가 원인…자녀장래직업 1순위 ‘전문직’은 만국공통
▲ 자료=육아정책연구소

 


[베이비타임즈=이진우 기자]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를 갖는 것을 인생에서 가치 있는 일이며, 부부생활을 더 굳건하게 해 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자녀의 장래 모습으로 ‘정서적으로 여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을 가장 많이 꼽았다.
부모 10명 중 7명 가량은 자녀들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기를 원했고, 약 60%는 자녀의 직업으로는 ‘전문직’을 기대했다.
자녀를 언제까지 지원해야 하느냐는 시기와 관련, ‘대학졸업할 때까지’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부모가 47%를 차지했고, 정서적 지원도 ‘평생 동안’ 해야 한다는 부모도 48%에 이르렀다.
19일 육아정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개선 방안(Ⅲ)-국제비교를 중심으로’ 연구보고서(김은영 등 7명 공동연구)는 한국 부모의 전반적인 자녀 인식을 파악할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들을 소개하고 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총 316명의 응답을 토대로 결과를 분석했다. 전체 응답자의 93.6%가 여성(엄마)이었고, 연령대는 ▲35~39세 54.4% ▲40세 이상 24.8% ▲30~34세 17.9% 순으로 많았다.
교육수준은 대학졸업(65.4%)이, 경제활동(취업)자도 61.2%였다. 응답자 자녀의 성별은 여성이 54.3%로 조금 더 많았다. 자녀 수에선 ▲1명 23.7% ▲2명 63.6% ▲3명 이상 12.7% 순이었다.
특히, 이번 연구조사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대만·미국·핀란드의 전문가도 참여해 각국의 영유아 실태를 상호비교 분석하는 좋은 자료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조사연구에서 한국 부모들은 자녀를 갖는 것을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로 여기거나(평점 4점 기준 3.7점), 자녀가 부부관계를 굳건하게 해주고(3.5점), 노년에 덜 외롭게 해준다(3.3점)는 생각에 대체로 동의했다.
보고서는 “이런 경향은 자녀의 반/학급, 성별, 월 가구소득, 부모 학력 등에 관계없이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녀를 통해 노후에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거나(2.0점),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자녀를 두는 것은 당연하다(1.9점)든지 자녀를 갖는 것은 사회적 의무(2.4점)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모가 자녀에 거는 이상향으로는 ‘성격, 태도’(47.5%), ‘사회성’(35.4%)이 좋은 사람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성격, 태도’ 비율은 가구소득이 많을 수록 증가해 월 가구소득 500만원 미만 부모의 경우 46.6%인 것과 달리 월 가구소득 1000만원 이상 부모는 69.2%에 이르렀다.
반대로 ‘사회성’은 1000만원 이상 가구소득 부모에서 11.5%로 500만원 미만 소득 부모(36.4%)의 1/3 수준에 그쳤다.
이밖에 ‘학업능력’(5.4%)이나 ‘신체’(9.8%), 예체능 자질‘(1.6%)은 각각 한자릿수에 머물며 낮았다.
▲ 자료=육아정책연구소

 


자녀의 장래 모습을 묻는 설문에 한국 부모는 ‘정서적으로 여유롭게 살아가는 사람’(49.7%)을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뒤를 ‘자신의 가족을 소중히 하는 사람’(24.1%)이 따랐다.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1.3%), ‘주변으로부터 존경받는 사람’(5.1%)로 부모들이 상대적으로 선호하지 않았다.
또한 부모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8.4%가 자녀에 기대하는 교육수준으로 ‘4년제 대학졸업’ 학력을 가장 많이 원했다. 석사(13.0%), 박사(16.5%) 학력을 기대하는 부모도 약 30%를 차지해 ‘대학원 졸업’의 고학력 수요도 적지 않았다.
고학력 기대를 반영하듯 부모의 자녀 장래직업 선호도에서 ‘전문직’이 과반을 훨씬 웃도는 58.7%를 기록했다. 나머지 자녀 장래직업으로는 ▲예술가, 체육인, 연예인(10.9%) ▲교직(9.9%) ▲사무·기술직(8.0%)이 선호받았고, 반면에 ▲농수축산업, 원예업(1.0%) ▲자영업(1.0%) ▲기능·숙련공(1.6%) ▲경영관리직(4.5%) ▲종교인(1.3%)은 매우 낮았다.
연구조사에 참여한 다른나라의 부모들도 자녀의 장래직업으로 전문직을 선호했다. 일본 도쿄, 대만 타이베이, 미국 뉴욕, 핀란드 헬싱키 거주 부모 300명씩을 조사한 결과, 해외 4개국 모두 전문직을 1순위로 꼽았던 것.
2순위 직업으로 한국 부모들은 ‘예술가·체육인·연예인’을 선호했지만, 일본과 대만은 ‘사무직·기술직’을, 미국과 핀란드는 ‘경영관리직’을 희망했다.
▲ 자료=육아정책연구소

 


자녀를 어느 시기까지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문항에 응답 부모들은 ‘정서적 지원’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8.4%가 ‘평생 동안’ 해야한다고 답했다. ‘결혼할 때까지’는 18.4%, ‘대학 졸업 때가지’는 12.0%였다.
정서적 지원을 평생 동안 해야한다는 응답은 여아를 둔 부모(53.2%)가 남아 부모(43.1%)보다 더 많았고, 대졸(51.0%) 및 대학원졸 이상(55.2%)의 고학력 부모일수록 더 높았다.
이처럼 정서적 지원을 평생 해야 한다는 응답은 다른 나라에서 훨씬 높았다. 핀란드(95.8%), 미국(90.9%), 대만(90.7%)로 90%대를 기록했고를 넘었고, 일본도 63.8%로 높았다. 
경제적 지원 만료 시기로는 절반 수준인 47.5%가 ‘대학 졸업할 때까지’로 대답했다.
부모의 학력이 낮을 수록 ‘대학 졸업할 때까지’ 경제지원 의사를 밝혔고, ‘취직할 때까지’ 돕겠다는 부모들도 19.3%를 차지, 청년실업난에 따른 자녀들의 경제적 자립 전까지 부모에 의존하는 이른바 ‘캥거루족’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자녀의 대학졸업 때까지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응답은 일본(54.8%), 대만(44.9%), 미국(34.6%)에서도 가장 많았다. 핀란드만 ‘취업할 때까지’ 응답이 53.8%로 가장 높았다.
주목할 내용은 자녀에 경제적 지원 부모 비율에서 동양은 높고, 서양은 낮을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이번 연구보고에서 자녀에게 평생 동안 경제적 지원한다는 비율은 한국(1.3%)과 일본(2.5%), 대만(5.6%) 등 동양에서 적게 나타난 것과 달리 서양인 미국(23.2%)과 핀란드(25.5%)가 매우 높아 큰 대조를 보였다.
이와 관련, 육아정책연구소 보고서는 동서양 국가 부모들의 자녀 기대감에서 크게 차이가 없음에도 자녀에 경제 지원 기간을 ‘평생’으로 보지 않는 한국 부모가 많은 원인을 한국사회의 가족 가치 인식이 서양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진 데서 찾았다.
한편, 육아정책연구소는 국내 영유아의 평일 취침시각을 조사한 결과, 오후 10시~10시30분 사이에 잠자리에 드는 영유아가 31.5%로 가장 많았고, 오후 10시30분 이후 잠든다는 비율도 26.8%를 기록했다. 국내 영유아의 평균 취침시각은 오후 9시 52분이었다.
보육시설 어린이집과 교육시설 유치원의 재원 영유아 취침시각을 살펴보면, 유치원은 ▲오후 9시30분 이전 31.3% ▲오후 10시 이전 62.6%인 반면에 어린이집은 ▲ 오후 9시30분 이전 16.3% ▲오후 10시 이전 32.1%를 각각 나타냈다.오후 10시 이후에 잠자리에 드는 영유아 비율에서 유치원(37.4%)이 어린이집(67.9%)보다 훨씬 낮았다.
또한 한국 영유아의 주당 생활시간에서 교육 및 보육기관 이용이 32.3시간으로 가장 많았고, 그밖에 ▲TV·인터넷 이용 6.1시간 ▲체육(여가)시간 4.1시간 ▲예능활동 1.6시간 ▲학습시간 1.3시간 순이었다. 체육(수업)시간은 0.8시간에 불과했다.
유치원의 영유아는 어린이집 영유아보다 체육(여가) 시간이 약 1.6배, 체육(수업) 시간은 약 2배 더 많았다.
월 가구소득이 가장 적은 집단인 월 500만원 미만 가구 영유아의 주간 체육(여가)시간은 약 6시간 6분으로 가장 긴 반면, 교육·보육 기관 이용시간은 약 30시간으로 가장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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