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칼럼] 100세 인생, 100세 인권
[김호중칼럼] 100세 인생, 100세 인권
  • 온라인팀
  • 승인 2016.10.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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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중 시민옴부즈맨공동체 공동대표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기록을 보면, 한국은 장수하는 나라가 됐다. 2014년 기준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은 85.48세로 일본(86.8세), 스페인(85.5세)에 이어 세계 3위로 나타났다.

무병장수는 그 자체로 축복을 의미하지만 현대사회의 복잡함 가운데 장수는 길어지는 고통의 기간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 고령화사회를 대비해 지난 2008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하고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과 가사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제도는 효도하는 제도로 노인세대와 자녀들에게 매우 각광받는 노인정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필자는 최근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캄보디아의 지방정부인 반테아이메안체이 주정부를 방문해 노인복지 정책에 대하여 주지사 및 부지사와 면담을 가졌고 한국 NGO의 도움을 요청했다.

과거 크메르 정권의 무차별 자국민 학살을 피해 밀림으로 도망쳐 스스로 문맹자들이 된 노인들이 많다는 이야기와 가난이 대물림되는 현실을 목도했다.

앞서 반테아이메안체이 주정부의 오움 부지사는 한국을 방문해 노인요양원과 노인 병원을 방문해 한국노인복지의 현장을 살펴본 바 있다.

과거 아픔을 딛고 급격하게 발전하는 나라로 평가받는 캄보디아는 한국과 닮은 면이 적지 않다. 외국의 원조에 의해 보건, 교육 및 각종 SOC에 투자를 받아 최빈국이지만 연간 경제성장률이 7%에 달하는 등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인구의 기대수명 또한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2012년까지 저개발국가 평균 기대수명은 9년 정도 늘어날 때 캄보디아는 기대수명 54세에서 72세로 약 18년 정도 껑충 뛰어 올랐다.

절대빈곤국가에 대한 국제개발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무상이든 유상이든 현지국가 스스로 자국민을 책임질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우리나라도 6·25전쟁 당시 모든 사회시스템이 붕괴됐을 때 외국의 원조는 매우 중요한 변수였다. 그리고 산업화 과정과 정보화 사회를 이루면서 천지개벽을 하게 됐고 원조 받는 나라에서 공여라는 국가로 전환된 지 20년 쯤 됐다.

캄보디아의 지식인 중 많은 사람들이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자국의 역사를 기록할 만큼 발전하는 나라가 되길 기원한다.

우리나라는 바닥을 치고 올라온 나라로서 각종 지표에서 선진국에 가깝지만, 우리 노인분야 과제는 산적해 있다.


특히 노인 학대는 근절해야 할 범죄행위다. 정부는 해마다 노인 학대와 관련된 통계를 발표하는데, 지난해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신고 중에 학대로 판명된 사례의 가해자는 4,224명이었다.

핵심 가해자는 자녀 등 가족이었다. 학대 행위자는 아들인 경우가 1,523명(36.1%)으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 652명(15.4%), 딸 451명(10.7%), 며느리 183명(4.3%) 순이었다.

누구나 무병장수의 꿈을 꾼다. 인간이라면 지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건강한 100세 시대를 꿈꾸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한 국가가 부강해지고 국민들이 윤택한 삶을 누리기까지 인권은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평생 자녀 양육을 위해 희생해온 삶의 궤적에 학대라는 그림자로 되갚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인권 100세가 진정한 장수의 축복이다.

*필자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시민옴부즈맨공동체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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