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임칼럼] 일반고 얼리버드 교육 효과
[박정임칼럼] 일반고 얼리버드 교육 효과
  • 온라인팀
  • 승인 2016.06.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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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임 연세대 미래융합창의인성센터 연구교수

 

사실 난 교육을 잘 모른다. 단지 교육이 삶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알고 있다.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교육 아닌 교육을 받고 살아간다. 꼭 학교에서만의 교육이 교육은 아니듯이….

그러나 난 학교 교육의 전환점을 좀 바꿔보고 싶어졌다. 해가 가면 갈수록 ‘청년실업’이 늘어만 간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의문점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처럼 교육률이 놓은 나라에서 ‘청년실업’이 생길 수 있을까? 너무 공부만 하고 현 사회의 흐름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에서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해 보았다.

“ooo과를 들어오게 된 동기는?”
“그냥요.”

내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단 1분도 생각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점수에 따라.”
“대학을 안 나오면 사람 취급도 못 받는 시대라서요….” 등등

그냥 멍하게 대답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느낀 게 많다. 내가 질문을 하고도 답변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던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지금도 대답을 못할 것 같다.

학생들은 왜 그냥 대학에 진학할까? 대학생이면 가장 핫한 나이에 돈도 만만치 않게 많이 드는데….

“그냥이요.”
“점수 따라서요.”
“사회가 인정 안해서요….”

이런 대답을 들으면서 대학생들에게 자아성이 없다는 걸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됐다.

나는 지금 경기도 오산시와 일반고 얼리버드(진로·진학) 프로그램을 산·관학 합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왜 일반고일까? 질문의 답을 미리 하자면 대학에서 들었던 문제점들을 고등학교에서 시작해 보고 싶었다. 그것도 일반고등학교에서.

우리나라에는 ‘특목고’ ‘특성화고’ ‘자사고’ ‘마이스터고’ ‘일반고’가 있다. 고등학교가 이렇게 나눠진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경쟁 아닌 경쟁으로 부모, 학생 할 것 없이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사교육의 활성화가 여기에서 발단이 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목고나 특성화고, 마이터고를 다니는 학생들은 부러움의 눈초리로, 일반고에 진학한 아이들은 ‘죄인 아닌 죄인 같은’ 심적 부담을 안고 있다. 일반고에 간 자녀를 둔 부모는 나도 모르게 내 아이가 부족해 보일 수 있다.

그럼 특목고나 특성화고, 마이스터고를 다니는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갑자기 궁금해진다. 아직 데이터 조사를 해 보지는 않았지만 ‘나라면 과연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선 특목고가 명문대를 지향하고 특성화고는 선취업 후진학, 마이스터고는 브랜드라고 한다면 그럼 일반고는 어떻게 특징지을 것인가.

월등히 많은 일반고 학생들은? 모두 대학을 갈 것이라는 희망 아닌 희망을 해본다. 그래서 준비해 보기로 했다.
아무튼 일반고를 중심으로 해 보아야겠다 생각한 건 그 모든 수를 더 해도 일반고의 수가 월등히 많아서다. 그 많은 수를 어찌 해야 할까 궁리했다.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누려야만 하는 교육. ‘얼리버드’의 탄생이 이렇게 해서 시작되었다. 얼리버드는 일반고 학생들에게 방과후 수업으로 구성됐으며 이론, 체험학습, 동아리로 나누어져 있다.

하고 싶은 것을 물어보기 전에 사회에서 그래도 이슈가 있다는 직업들을 설명하고, 그 중에 호기심 가거나 나와 적성이 맞을 것 같은 직업들을 관찰하고 그 직업을 가기 위해선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역 보습해 보고, 그 안에서 배우고 느끼며 나와 적성에 맞는지, 정말 내가 해보고 싶은 일들인지를 동아리와 창업창작 과정을 통해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2013년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교육도시 오산시의 곽상욱 시장을 찾아보게 됐다. 너무 놀라운 것은 곽상욱 시장은 이미 학교 안에서 잠자고 있는 학생들 7명을 대상으로 그 학생들이 좋아하는 제과제빵과를 실행하고 그 안에서 학생들이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보고 “바로 이거야”하고 깨달았다고 했다.

오산시장님과 오산시 교육협력과팀들과 얼리버드 실행 및 시너지효과에 관해 토의하고 2013년 처음 성호고등학교에 관광경영분야를 신설해 2014년 7월~12월까지 관광경영의 유래, 호텔, 항공, 국제매너 등 조금은 기존과 색다른 수업방식을 진행했다.

오산시 일반고 6개교중 관광경영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성호고를 거점으로 방과후 오후 6시부터 8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2시간씩, 토요일은 배운 항목에 맞게 현장견학, 실습을 진행했다.

현장을 다녀와 이론수업 했던 것들을 다시 복습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과목을 발표하도록 하고…. 이런 과정 속에서 학생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오히려 학생 스스로가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면서 말문을 연다. 말 한번 붙이기도 힘들었던 학생들이었는데 “버스를 놓쳤어요” 등등 스스로 말하려 하는 모습조차 예뻐지게 되었다.

<박정임 교수 약력>
- 정인파트너스 대표
- 한중일 아시아그라프코리아 법인장
- 연세대학교 미래융합창의인성센터 연구교수
- 일반고살리기(얼리버드) 책임교수
- 전 한성대 교육정책연구 특임교수
- 전 동국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책임교수
- 전 경기교육청 꿈의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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