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임칼럼] 목포는 항구다
[조영임칼럼] 목포는 항구다
  • 온라인팀
  • 승인 2015.11.1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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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지난주 국제학술대회가 있어서 목포에 며칠간 다녀왔다.

목포는 처음 가는 곳이라 기대와 설레임을 안고 출발하였다. 서울에서 4~5시간을 운전해 도착한 목포는 어느 영화제목에서 본 것처럼 ‘항구도시’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제16차 International Symposium on Advanced Intelligent Systems로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다. 올해는 목포시 근처의 목포대학교에서 열리게 되었다. 20여 개국에서 300여명이 참여하였는데, 국제학술대회인만큼 외국인도 많이 오게 되어 목포는 외국손님을 맞이하느라 나름 분주한 모습이었다. 

목포 신시가지 쪽에 있는 영산강 호 주변에는 매일 레이저쇼, 분수쇼가 열려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있는데 특히 학술대회 기간 목포시장의 특별한 배려로 특별하고 화려한 레이저쇼, 분수쇼를 볼 수 있어 오랜만에 가슴 따뜻한 저녁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저녁 만찬 때에는 목포시립무용단의 아주 독특한 한국무용을 감상하는 기회도 가졌다. 또한 유달산 정상에 있는 유명한 한국음식점에서 전라도 토속 음식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주변 야경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고, 음식 맛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였다.

시간이 많이 없어서 근처 유명한 유달산, 관광지 등을 여유있게 견학할 수 없는 점이 매우 아쉬웠지만 며칠 머무는 동안 좋은 추억을 갖게 된 것은 분명했다.

‘목포’하면 나에게 떠오르는 것이 조직폭력 영화인 ‘목포는 항구다’ 에 대한 이미지와 이난영의 ‘목포는 항구다’라는 흘러간 옛 노래 정도였다.

왠지 목포시에 도달하는 순간 어디에선가 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듯한 느낌과 함께 비가 와서 그런지 낯선 항구 도시에서 느끼는 스산함이 함께 묻어 있었다. 그러나 목포시의 배려 덕분에 이러한 낯설음이 따뜻함으로 바뀌었고, 목포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게 되어서 다시한번 가보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목포시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뉘면서 나름대로 진통이 있는 것 같았다. 목포의 구시가지는 전통시장이 즐비하였고, 최근 영산강 호 주변의 신시가지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초저녁이고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인적이 드물었다.

이난영의 옛 노래가 혹시나 흘러나올까 하였으나 들을 수는 없었다. 아마 이러한 이유로 목포시에서는 화려한 전등을 구시가지 전통시장 주변에 설치하고 사람들을 유치하려고 시도하였는지 모르겠지만 반응은 생각만큼 열렬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1~2년전 청계천에 세계 전등축제인 루미네어(luminaire) 축제가 열렸던 적이 있었는데 원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였지만 아주 화려해 외국인들은 물론 한국인들도 많이 모여들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던 기억이 떠올랐다. 

최근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and Technology) 발달에 따라 도시들은 과거 구시가지에서 벗어나서 신시가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산업도 과거 전통산업에서 신산업으로 업종이 변경되고 있다.

대학들도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과거 전통적 학과를 새로운 학과로 바꾸면서 새로운 분야의 인재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터라 대학 내 기득권층과 충돌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도시는 도시대로, 산업은 산업대로, 대학은 대학대로 빠른 변화의 요구에 혼돈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은 ‘이미지’ 확대재생산이라고 생각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이미지’나 ‘색깔’을 유지하면서 변화하였을 때, 그리하여 전통은 전통대로, 새로운 것은 새로운 것대로 공존하였을 때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목포도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구시가지의 개선노력과 신시가지의 발달에 얼마나 많은 고심을 하였는지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목포의 개선노력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목포는 항구다’란 영화와 이난영의 흘러간 옛 노래가 며칠동안 귓가에 맴도는 것은 목포에 대한 나의 ‘이미지’와 함께 며칠간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마음 탓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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