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4천만 계정 해킹 보상 포인트 5천원?…이용자 ‘부글부글’

쥐꼬리 보상에 재가입도 해야…7일부터 보상 신청 접수 활성·휴면·탈퇴 계정 등 약 3천954만개 계정 정보 유출 전문가 “징벌적 손해배상 등 재발 막는 제도 보완 필요”

2026-09-09     김복만 기자
티빙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4000만개에 이르는 계정 정보 유출 사건을 일으킨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 이용자를 대상으로 보상안을 내놨으나 오히려 이용자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이용요금 환급 등 직접적인 금전 보상이 없는 데다 ‘티빙 포인트 5000원’이라는 쥐꼬리 보상, 또 일부 보상을 이용하려면 티빙에 재가입하고 본인 인증까지 거쳐야 하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터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 등 피해 구제 수단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이 지난 7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피해 회원을 대상으로 보상 신청을 받는 가운데 보상 규모와 방식을 둘러싼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보상안에 현금이나 이용요금 환급과 같은 직접적인 금전 보상은 포함되지 않은데다 피해자가 직접 보상을 신청해야 하고 탈퇴 회원은 재가입까지 해야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티빙은 지난 3일 ▲해킹·피싱 안심보험 1년 무료 가입 ▲5000원 상당 티빙 포인트 ▲3개월간 4K 화질 등 프리미엄급 시청 기능 ▲웨이브 광고형 스탠더드 1개월 이용권 등 엔터테인먼트 혜택 등으로 구성된 보상안을 발표했다.

보상 신청 대상자는 티빙에 로그인한 뒤 ‘MY’ 메뉴에서 보상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신청해야 한다.

안심보험은 향후 사이버 금융사기나 인터넷 쇼핑몰 사기, 개인 간 직거래 사기 등이 발생되면 1인당 최대 300만원을 보장해 준다. 다만 이는 개인정보 유출 자체에 대한 보상은 아니다.

또 5000원 상당 포인트는 최신 영화 등을 개별 구매할 때 사용이 가능하며 엔터테인먼트 혜택은 웨이브 광고형 구독모델 1개월권 혹은 CGV 콤보 3종 5000원 할인 쿠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프리미엄급 시청 기능의 경우 프리미엄 이용권 자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기존 티빙 이용권으로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 범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화질과 다운로드 횟수, 동시 시청 대수 등을 프리미엄 수준으로 높여주는 혜택에 불과하다. 티빙을 탈퇴했거나 유료 이용권을 보유하지 않은 이용자가 해당 혜택을 활용하려면 별도로 이용권을 구매해야 한다.

티빙은 현금이나 이용요금 환급과 같은 직접적인 금전 보상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체 보상안의 1인당 체감가치를 약 2만원으로 추산했다.

티빙이

티빙의 보상안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보상이라기보다 서비스 재이용을 유도하는 마케팅에 가깝다며 비판한다. 실제로 이용자들은 “탈퇴한 회원 개인정보까지 털린 마당에 재가입 해서 보상을 받으라는 건가”, “대처도 보상안도 미흡하다”, “다시 티빙을 이용하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는 볼멘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보안 관리 부실로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한꺼번에 유출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책임 강화와 함께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 등 피해 구제 수단을 보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티빙에 피해자 보호 대책 마련 촉구와 함께 “정부와 국회는 디스커버리(증거 개시),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 제도를 담은 민생 3법 입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조속한 입법을 요구했다.

이어 “2011년 SK커뮤니케이션즈, 2014년 카드 3사, 지난해 SK텔레콤과 쿠팡 그리고 티빙까지 대규모 유출이 터질 때마다 피해는 국민이 떠안았고 기업은 소액 배상과 사과문 한 장으로 넘겼다”고 비판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 3일 이번 티빙 침해 사고로 활성·휴면·탈퇴 계정 등 약 3954만 개의 계정 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개발·운영 환경의 접속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비정상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유출된 정보는 ID, 비밀번호, 이름, 휴대전화 번호, 생년월일, 연계정보(CI) 등 20개 항목, 70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빙은 지난 5월 31일 침해 사고를 인지한 뒤 24시간이 지나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돼 늑장 대응 비판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