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산책] 직장 내 괴롭힘 신고 후 받은 징계, 정당하다?

2026-08-31     송지나 기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는데 오히려 징계를 받았다면?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일 수도 있지만, 정당한 징계일 수도 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한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되면 지체 없이 객관적 조사를 실시하고, 조사 기간 중 피해자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괴롭힘이 확인되면 행위자 징계와 피해자 보호조치가 뒤따라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특히, 신고나 피해 주장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한 사용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고,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도 질 수 있다. 이처럼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는 신고자와 피해자 보호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조사 결과 뚜렷한 근거 없이 반복적으로 신고된 것으로 판단되면 어떨까?

2026년 7월 발행된 고용노동부 매뉴얼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 취지를 넘어 과도하거나 근거 없는 허위신고 등은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아 바람직하지 않다’고 명시한 바 있다.

실제 판례를 보면, 일상적 업무 요청이나 정당한 근태 지적을 여러 차례 괴롭힘으로 신고한 사안에서 법원은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뚜렷한 근거 없이 여러 차례 괴롭힘 신고를 반복한 행위가 업무를 방해하고 직원 간 화합을 저해해 직장 질서를 침해했다고 보고 취업규칙 위반에 따른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했다.(서울중앙지법 2025.12.11. 선고 2024가합50832 판결)

다른 사건에서도 자신에 대한 징계를 방어할 목적으로 허위 신고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정당한 징계사유로 본 판결도 있다(서울행정법원 2026.2.12. 선고 2025구합54304 판결).

같은 판결에서 법원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이 정당하게 신고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일 뿐 허위사실을 지어내 신고한 근로자까지 보호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밝혔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이 판결들이 다루는 건 형사상 무고죄가 아니라 회사 내부 징계의 정당성이며, 법원이 문제 삼은 것도 ‘신고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정당한 권리행사의 범위를 벗어나 ‘뚜렷한 근거 없이 반복된’ 신고라는 점이다.

이는 신고자와 조사를 맡는 회사 모두에 메시지를 남긴다. 신고자에게는 정당한 권리행사가, 회사에는 객관적인 조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연주 노무사 프로필>
- 이화여자대학교 국제사무학과 심리학과 졸업
- 現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