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국가직 소방 재정책임 확대"…도민 생활안전 기반 강화 촉구
경기도 소방공무원 약 1만1000명…인건비 1조원 이상 지방재정 부담 늘어나는 구조·구급 수요 대응 위해 국가·지방 간 비용분담 개편 필요
[베이비타임즈=임신영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인건비와 사업비 대부분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구조를 개선해 도민의 생명과 일상을 지키는 소방서비스의 재정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방주도 성장을 위해 재정개편이 시급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국가직 소방공무원 운영에 필요한 중앙정부의 재정 책임 확대를 촉구했다.
추 지사에 따르면 경기도가 담당하는 국가직 소방공무원은 약 1만1000명이다. 최근 10년간 경기도 소방공무원은 1.4배 증가했고 인건비를 포함한 관련 비용은 1.8배 늘었다.
경기도는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인건비로 연간 1조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 추 지사는 이 가운데 중앙정부 지원액이 약 800억원이라고 밝혔다.
화재진압과 구조·구급 활동, 소방장비 확충 등에 필요한 사업경비도 약 4000억원에 이르지만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금액은 약 3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추 지사는 "국가직 인건비는 중앙정부 몫인데 현실은 정반대"라며 국가직 공무원의 신분과 실제 비용 부담 주체가 다른 현행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공무원은 지역의 재정 여건에 따라 소방서비스의 수준이 달라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2020년 4월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소방공무원의 인건비와 소방관서 운영, 장비 확충 등에 필요한 비용은 지방정부가 대부분 부담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약 1400만명이 거주하는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다. 신도시와 대규모 주거지역이 계속 확대되고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화재뿐 아니라 응급환자 이송과 생활안전 구조·구급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영유아와 어린이, 임산부, 고령자 등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가족 구성원에게는 촘촘한 소방·구급서비스가 더욱 중요하다.
응급상황에서 현장 도착시간을 줄이고 필요한 구급인력을 안정적으로 배치하려면 소방관서와 인력, 구급차, 특수장비를 지속해서 확충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생활안전의 핵심 기반이 되는 이유다.
추 지사는 소방재정 문제를 경기도 전체 재정구조의 불균형과 연결했다.
경기도의 전체 예산은 약 40조원 규모지만 국고보조사업처럼 용도가 정해진 재원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고보조사업은 중앙정부가 정한 사업에 지방정부도 일정 비율의 예산을 함께 투입해야 한다.
복지와 돌봄, 교통, 주거, 안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가사업에 대응하는 지방비와 국가직 소방공무원 인건비 부담까지 증가하면 경기도가 지역 실정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추 지사의 설명이다.
경기도가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는 재정구조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보통교부세는 지방정부가 기본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부족한 재원을 중앙정부가 보전하는 제도다. 경기도는 자체 세입 능력이 높은 것으로 산정돼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로 분류돼 왔다.
경기도는 현행 산정 방식이 1400만 도민에게 필요한 복지·돌봄·교육·교통·소방 등 실제 행정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추 지사는 "경기도 재정 가운데 국가 보조를 받는 위탁사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 재원에서도 국가공무원 인건비를 1조원 넘게 대납하고 있다"며 재정과 세입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재정에 구멍이 나도 교부세를 통한 보전이 어려운 구조"라며 지방정부가 늘어나는 행정·복지·안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재정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페이스북 글은 추 지사가 지난 5일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비상'으로 규정하고 대응책 마련에 착수한 뒤 내놓은 후속 메시지다.
경기도는 주형철 경제부지사를 중심으로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를 가동했다. TF는 세출 구조를 점검하는 동시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원 배분, 중장기 세입 확충과 재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추 지사는 앞서 경기도 재정난의 원인이 과도한 복지정책에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을 반박하며 인구 증가와 고령화에 따라 복지·돌봄·공공서비스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소방공무원 비용 부담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하며 재정개편이 도민과 가족의 안전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과제라는 점을 부각했다.
경기도는 향후 국가직 소방공무원 인건비에 대한 국비 지원 확대와 소방사업비 분담체계 개선,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 개편 등을 정부·국회와 협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