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칼럼] AI와 교육(2) - 스마트폰은 어떻게 교실·가정을 동시 점령했나

/ 김희철 베이비타임즈 전문기자

2026-08-06     김희철 전문기자
김희철

연결의 시대, 교육은 ‘끊어내는 힘’을 가르쳐야 한다

인터넷이 처음 학교에 들어왔을 때 교육계의 목표는 분명했다. 더 많이 연결하는 것이었다. 학교에 컴퓨터를 보급하고, 교실에 인터넷망을 설치하며, 학생들이 온라인 자료를 활용하도록 돕는 일이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제는 연결 부족이 아니라 과잉 연결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학생들은 언제나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다. 스마트폰은 검색도구이자 메신저이고, 게임기이며, 영상 플랫폼이고, SNS 창구다. 온라인 세계는 더 이상 컴퓨터실이나 가정의 PC 안에 머물지 않는다. 학생의 손안과 주머니 속에 들어와 있다.

그래서 교육계의 질문도 바뀌었다. 인터넷 시대의 질문이 “학생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였다면, 스마트폰 시대의 질문은 “학생을 언제, 어떻게 연결에서 벗어나게 할 것인가”가 되었다.

스마트폰은 분명 유용한 도구다. 모르는 단어를 바로 검색하고, 사진과 영상으로 학습을 기록하며, 온라인 강의와 학습 앱을 활용할 수 있다. 긴급 연락과 안전 확인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교실에서 스마트폰은 종종 학습 도구보다는 강력한 방해물이 된다. 수업 중 울리는 알림, 친구의 메시지, 짧은 영상과 게임은 학생의 주의를 계속 흔든다.

문제는 교실에만 있지 않다. 스마트폰은 이미 가정과 육아의 풍경까지 바꾸어놓았다.

식당에서 아이가 울면 부모는 스마트폰을 건넨다. 병원 대기실, 자동차 안, 마트 계산대 앞에서도 스마트폰은 아이를 조용하게 만드는 가장 빠른 도구가 된다. 부모가 잠시 쉬고 싶을 때, 집안일을 해야 할 때, 스마트폰은 임시 보모가 된다.

그러나 그 편리함은 대가를 요구한다. 아이는 지루함을 견디지 않아도 되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지 않아도 된다. 울고 떼쓰는 감정을 부모와 대화하며 조절하기보다 화면 속 자극으로 덮어버린다. 밥을 먹을 때도 영상을 보고, 잠들기 전에도 화면을 찾으며, 심심하면 스스로 놀이를 만들기보다 스마트폰을 요구한다.

이것은 단순한 기기 사용 문제가 아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 정서 조절, 관계 형성, 자기 통제력과 이어진 문제다. 아이들은 화면과는 능숙하게 연결되지만, 사람과는 서툴게 연결될 수 있다.

학교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타난다. 쉬는 시간에도 학생들은 서로의 얼굴보다 화면을 본다. 갈등이 생기면 직접 사과하기보다 메시지로 넘기거나, 온라인 공간에서 더 큰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관계는 빨라졌지만 깊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스마트폰 시대의 교육은 단순히 사용을 금지하거나 허용하는 문제를 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학생에게 끊어내는 힘을 가르치는 일이다.

언제 화면을 닫을 것인가, 언제 답장을 미룰 것인가, 언제 영상을 멈추고 사람의 말을 들을 것인가, 언제 즉각적인 재미보다 관계와 책임을 선택할 것인가.

이것이 스마트폰 시대의 자기조절 교육이다.

동시에 교육은 다시 인성과 사회공동체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 스마트폰은 개인화된 기기다. 화면은 내가 좋아할 만한 영상, 내가 반응할 만한 콘텐츠를 계속 추천한다. 이 환경에 오래 머물수록 학생은 세상을 공동체보다 개인의 취향과 반응 중심으로 경험하기 쉽다.

학교는 공동체를 배우는 공간이다. 내 마음대로만 할 수 없는 곳,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하는 곳, 규칙을 지켜야 하는 곳, 갈등을 조정하고 약한 친구를 배려해야 하는 곳이다. 학교의 역할은 지식을 가르치는 데만 있지 않다.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하는 데 있다.

스마트폰 시대일수록 기다림, 공감, 책임, 존중, 화해, 디지털 시민성 교육은 더 중요해진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성교육은 낡은 교육이 아니라 더 절실한 교육이 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연결되는 법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 연결을 조절하고,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법까지 가르쳐야 한다.

화면을 잘 보는 아이보다 사람의 눈을 마주 볼 줄 아는 아이. 정보를 빠르게 찾는 학생보다 타인의 마음을 알아차릴 줄 아는 학생. 혼자 똑똑한 사람보다 함께 살아갈 줄 아는 시민.

스마트폰 시대의 교육이 지켜야 할 것은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