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란 확산…교육감들 “정부안 반대”

교육감협의회, 교육교부금 구조 일방적 개편에 강력한 반대 표명 교육재정 안정성 위한 협의체 구성·교부금 개편도 즉각 중단 촉구 교육교부금 개편 방안 놓고 기획예산처-교육부 부처간 정면 충돌 기획처 “학령인구 주는데 예산은 2배, 고등·영유아교육 재원 필요” 교육부 “국가책임교육 안전망 재원…유보통합·AI 교육 재정 수요”

2026-07-14     김복만 기자
8일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의 개편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올해 새로 선출된 전국 교육감을 중심으로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에도 교부금이 내국세에 연동돼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를 바꾸고,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초·중등 중심의 교육재정 구조를 고등교육, 평생교육, 미래인재 양성까지 넓히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계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을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에서 경상성장률 연동 방식으로 변경하려는 정부 방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단체인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회장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는 ‘학생 수가 줄면 교육재정도 줄여야 한다’는 경제 논리에 따른 일방적 교부금 구조 개편이 학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교육교부금 개편 방향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교육감협의회는 지난 15일 협의회 사무국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 당선인 간담회에서 성명서를 내고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을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에서 경상성장률 연동 방식으로 변경하려는 정부 방안에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경제 논리에 따른 일방적 교부금 구조 개편은 교육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방안으로, 학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시도교육감들은 특히 ▲교육계와 협의 없는 일방적인 교부금 구조 개편의 즉각 중단 ▲교부금 산정 방식 변경 시도의 원점 재검토 ▲시도교육청과 교육 당사자가 참여하는 공식 협의의 장 마련 등을 요구하며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성과 공공성 수호 의지를 밝혔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육재정의 새 물길을 열다: 미래세대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토론회’에 참석해서도 정부의 개편 방안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정 교육감은 이날 “병력이 줄었다고 국방비를 줄이지 않듯 학령인구 감소만으로 교육비를 줄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AI 시대와 교육격차 확대, 교육복지 확대 등을 위해서는 초중등교육에 새롭게 투입해야 할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초중등 재정을 재분배하는 건 잘못된 방향”이라며 “협력적 거버넌스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가 포인트다. 영유아뿐 아니라 평생교육, 고등교육까지 확대돼야 하고 연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교부금 개편문제는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첨예한 대립각을 보이며 정부 안에서도 부처 간 충돌 양상을 나타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교부금 개편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개편의 방향과 우선순위에서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박 장관은 “학생 수가 감소하는데 내국세 연동 방식으로 교부금 규모가 자동 확대되는 구조는 더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AI 확산, 첨단산업 육성, 평생교육 확대, 영유아 교육 강화, 국가인재의 해외유출 등을 새로운 교육수요를 고려해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교육 분야 간 균형 있는 투자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특히 “교육재정의 물길을 함께 터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교육교부금을 유·초·중등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국가교육재정 전체를 아우르는 체계로 재설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에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개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교육교부금 개편을 아이들이 줄었으니 예산도 줄여야 한다는 단순한 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최 장관은 “교육교부금은 경기 변동과 정치 환경에 흔들리지 않도록 만든 국가의 교육 안전망”이라며 ‘교육의 공공성과 국가 책임’을 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교육교부금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조성된다. 이 교부금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교부되는 초·중등교육의 핵심 재원이다.

교육교부금은 초·중·고교 교육의 핵심 재원으로,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자동적으로 법정 배분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내국세 법정교부율은 2005년 19.4%에서 2008년 20.0%, 2010년 20.27%, 2019년 20.46%를 거쳐 2020년부터 현재의 20.79%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초·중·고 학생 수는 2000년 약 795만 명에서 2025년 약 502만 명으로 감소했다. 교육부는 2031년에는 381만 명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교부금은 내국세 증가에 연동돼 확대되면서 2026년 정부 예산안 기준 약 71조7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학생 수는 줄고 교부금은 늘어나는 구조가 정부 차원에서 교육교부금 개편 논의를 가속화하는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4월 말 “학령인구는 많이 감소했는데 내국세는 더 올라가면서 지방교육재정 형편이 지방 정부·중앙정부보다 매우 나아졌다”며 “국민적 공론화를 통해 대안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해 교육교부금 개편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기획예산처는 특히 이재명 정부의 ‘의무지출 10% 감축’이라는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국정과제에 필요한 재원 50조원을 마련하는 방안으로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