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전 체육과장 “엄성은 의원 빽으로 K팀장 비서실 간다 소문”

A 전 과장, 엄 시의원의 고철용 상대 ‘명예훼손 형사고소’ 재판서 증언 “K팀장의 엄 의원 친분·비서실행 소문 파다…고철용에게 말했다” 진술 “인사권 없는 당시 이동환 당선인 대신해 누군가 비선에서 인사 개입” 이동환 현 시장 “‘인사 농단 의혹’ 대상인 비서실 직원 발령 내용 몰라” ‘인사 공백기’ 기형적 구조…재판부, 이동환 증인채택 등 진실규명 집중

2026-06-17     김복만 기자
5월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이동환 고양시장 취임 직전인 2022년 6월 말 비서실 인사 과정에서 이동환 시장 당선인의 최측근인 엄성은 고양시의원의 ‘인사 영향 소문’이 공무원 사이에 파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엄성은 시의원이 고철용 비리행정척결운동본부장을 형사고소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형사7단독(재판장 권기백)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사건’(사건번호 2025고단1644) 재판에서 당시 고양시 공무원들 사이에 ‘엄 의원의 비서실 인사 영향’ 소문이 공공연하게 퍼져있었고, 소문대로 비서실 팀장 인사가 단행됐음이 전직 고위 공직자의 법정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

16일 베이비타임즈가 입수한 지난 5월 14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법정 녹취록에 따르면, 사건 당시 고양시 체육정책과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A씨는 K팀장의 고양시장 비서실 이동을 둘러싸고 ‘K팀장이 엄 시의원과 친분관계가 있고 그런 빽으로 가게 됐다더라’는 소문이 공직사회 내부에 공공연하게 돌았다고 진술했다.

A 전 과장이 이 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한 증인신문 녹취록을 축약하면 이렇다.

‘이동환 고양시장의 2022년 7월 1일 취임을 앞두고 6월 말에 비서실 인사가 있었다. 당시 고양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체육정책과 K팀장이 고양시장 비서실 팀장으로 가게 됐는데, 엄성은 시의원하고 친분관계가 있고 그런 빽으로 가게 된 것 같다는 소문이 있었고 공공연한 얘기였다. 당시 K팀장의 비서실 인사발령을 전후해 그때 인사 관련한 공공연한 소문들이 있었기에 고철용 본부장에게 비서실 인사 소문들에 대해 얘기했고, 전화통화도 한 적이 있다. K팀장 같은 경우 어디로 간다더라 어느 정도 돌아가는 복도통신에 의해서 들은 것들이 있었고 K팀장이 어디로 간다더라는 정도의 얘기를 고 본부장하고 했다. (이재준) 전 시장이 퇴임하고 새 시장이 7월 1일 취임하기 전까지 기간(6월말)에 부시장과 국장 정도가 인사권이 있는데 새 시장의 의중을 안 물어보고 자기 마음대로 비서실 팀장을 뽑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선인과 함께 일할 비서실 팀장을 당선인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떠날 사람들이 마음대로 인사를 한다는 게 있을 수 없고, 제가 볼 때는 당시 인사권은 없지만 당선인의 그런 의중이 반영된 인사였겠고, 그 인사가 비선에서 이렇게 왔다 갔다 한 것 같다. 저는 고 본부장하고 K팀장의 비서실 인사 소문에 대해서 분명히 이야기를 했고, (이 사건 관련)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 (수사관과) 전화통화 내용은 모르겠으나 고 본부장과 인사 관련 소문에 대해 대화를 한 게 분명하니까 그랬다고 하지 않았겠습니까.’

◆ “K팀장, 엄성은 의원과 친분관계 있고 그런 빽으로 비서실 발령 소문”

이날 재판에서는 2022년 6월 말 민선 8기 시장 취임 직전 단행된 K팀장 등 비서실 인사의 막전막후를 두고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변호인과 판사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A 전 과장은 “당시 K팀장이 어디로 간다더라 하는 어느 정도 돌아가는 복도통신이 있었고 그런 소문들에 대해서 고 본부장에게 말한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또 비서실 인사와 관련한 소문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K팀장이 의회에 근무했기 때문에 엄성은 의원 그 양반하고 친분관계가 있다더라, 그러니까 그 친구가 좀 빽(배경)이 있지 않냐 그런 거였다”고 증언했다.

즉, 피고인 고철용 본부장이 제기한 ‘엄성은 시의원의 비서실 인사 농단 의혹’이 아무런 근거 없이 날조된 것이 아니라, 당시 고양시청 인사 담당 공무원들과 K팀장이 속해 있었던 체육정책과장 등 공무원들 사이에서 지배적으로 공유되던 소문이 있었고, 또 당시 A 과장으로부터 얘기를 들었던 소문대로 K팀장의 비서실 팀장 인사발령이 실제로 단행됐던 사실에 기반한 것임이 입증된 셈이다.

특히 A 전 과장은 “K팀장이 의회에 근무한 경력이 있어서 시의회 의원이든 엄성은 의원하고 친분관계가 있다더라, 이번에 K팀장이 고양시장 비서실 팀장으로 가게 됐는데 그건 아마 그런 빽으로 가게 된 것 같다더라는 소문 정도가 있었다”는 취지의 판사의 신문에 단호하게 “그렇죠. 그런 소문 정도죠”라고 답하며 고양시 공직사회 내부의 분위기를 생생히 확인했다.

◆ 피고인 고철용과 ‘비서실 인사’ 대화 인정…‘악의적 비방’ 틀 깨져

이번 증언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피고인 고철용 본부장이 ‘엄 의원의 비서실 인사 농단 의혹’을 인지하고 공론화하게 된 ‘인식 형성 경위’의 정당성 확보 여부다. 이는 이번 형사 재판의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분수령이다.

A 전 과장은 “피고인(고철용)과 수차례 통화한 적이 있고 사무실로도 자주 찾아왔었다”며 “그때 인사 관련한 소문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거에 대해서 이야기는 한 거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이어 검사가 재차 “피고인과 그런 소문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것이 맞느냐”고 압박하자, A 전 과장은 “예, 저는 저분(고철용)하고 분명히 그런 소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라고 법정에서 재차 확증했다.

형사소송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허위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소문을 악의적으로 날조했거나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A 전 과장의 법정 증언으로 고 본부장은 고양시청 내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공공연한 소문을 직접 전해 들은 상태에서 공익적 목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는 상당한 이유(위법성 조각사유)를 확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 취임 전 ‘인사 공백기’ 기형적 구조…재판부, 실체적 진실 규명 집중

A 전 과장은 법원 증언에서 엄성은 의원의 실제 인사 개입 여부나 K팀장의 구체적인 고양시장 비서실 팀장 추천 경로와 관련해 “(K팀장의 비서실 팀장 인사발령) 그 인사가 비선에서 이렇게 왔다 갔다 한 것 같은데 저는 그거에 대해서 알 수도 없다. (K팀장이) 연가를 내면서 저한테 그런 걸 일일이 보고는 하지 않는다”며 엄 의원과 K팀장의 비서실 인사 관련 추천 혹은 보고 관련 직접적인 목격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A 전 과장은 K팀장의 고양시장 비서실 팀장 인사 발령과 관련해 “취임 전이라 인사권이 없는 당시 이동환 시장 당선인을 대신해 누군가 비선에서 인사에 개입했고, K팀장이 의회에 근무했고 시의원들하고 친분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시장 비서실 팀장으로 가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인사라고 생각했다”면서 고양시의원(들)의 인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언을 했다.

특히 이동환 시장이 당시 엄 의원의 ‘인사 농단 의혹’ 대상인 비서실 직원들의 인사 내용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렇다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 시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는 자리인 비서실 직원들을 알박기로 심어놨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고양시의원의 비서실 인사 외압의 실체 규명을 위해서는 이동환 고양시장, 이동환 시장의 최측근인 엄성은 시의원, 비서실 인사 임용서를 결재한 당시 시장 직무대행 박원석 1부시장, 박모 국장, 문모 팀장, 한모 주무관에 대한 추가 증인신문을 통해 당시 인사 결정 과정, 추천 또는 청탁 정황, 관계자들의 실제 접촉 여부 등을 면밀히 추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법조계는 지적한다.

아울러 2022년 6월 30일자로 시장 비서실(행정지원과) 인사발령을 받은 K팀장, 당시 체육정책과 이00(7급), 평생교육과 강00(7급), 덕양구청 박00(7급) 역시 증인으로 불러 K팀장의 2022년 6월 말경 엄성은 시의원 면담 및 연가 사용 여부, 비서실 보직 변경 직원들의 K팀장과 인사 관련 접촉 여부, 비서실 근무 자원 여부 등 비서실 인사 발령 배경 및 전후 사정을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비서실 인사가 전임 이재준 시장의 퇴임과 신임 이동환 시장의 취임 사이 ‘인사 공백기’에 기형적으로 이뤄졌다는 데에도 A 전 과장이 법정 증언에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A 전 과장은 “전 시장이 퇴임하고 새로 오는 시장이 7월 1일 취임하니까 새 시장이 오기 전 부시장이나 국장 정도가 인사권을 행사하는 시스템상 공백기가 있었다”며 “함께 일할 비서실 팀장 인사는 인사권은 없지만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은 돼야겠죠. K팀장이 고양시장 비서실 팀장으로 가게 됐는데 엄 의원하고 친분관계가 있고 그런 빽으로 가게 된 것 같다더라는 소문이 있었다”면서 당시 소문 관련 증언을 통해 K팀장의 비서실 팀장 발령이 고양시의원과 연관됐음을 시사했다.

이번 A 전 과장의 법정 증언은 고 본부장의 ‘인사 농단 의혹’ 제기가 ‘개인에 대한 허위 날조’가 아닌 ‘공직사회 내부의 공통된 문제의식에 기반한 공론화’였다는 점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양특례시의회

한편, 고 본부장은 고양시의회 게시판에 ‘엄성은 시의원의 고양시장 비서실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게시했다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번 고양시 전 고위 공직자들의 증언에서 엄 의원의 고양시 공무원 인사 개입 정황을 뒷받침할 핵심 진술이 나오면서 향후 재판부의 실체적 진실 규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고 본부장은 2022년 9월 21일 고양시의회 참여마당 ‘의회에 바란다’에 ‘고양시정을 검증한다-제1탄 엄성은을 제명하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시민을 위해 시장과 시정을 견제, 감독해야 하는 시의원 본연의 의무를 저버리고 (고양시장직) 인수위 구성에 관여하고 인수위지원단 구성에서 부당한 개입을 넘어서 고양시청 인사에 개입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고 본부장은 게시글에서 “엄성은 시의원은 2022년 6월 28일 고양시 체육정책과에 근무하는 강00(6급)을 모처로 불러서 시장 비서실에 근무할 강00 포함 4인을 선정해 보고토록 지시했다”면서 “이에 강00은 6월 29일 연가를 낸 뒤 체육정책과 이00(7급), 평생교육과 강00(7급), 덕양구청 박00(7급)을 만나서 비서실 근무를 제안했고, 이들로부터 승낙을 받아 엄성은 시의원 등 관계자에게 연락했으며 6월 30일 이들에 대한 인사발령을 내고 (7월 1일부터) 비서실에서 근무하도록 보직변경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재준 전 시장은 6월 25일에 퇴임했고 이동환 시장은 7월 1일에 취임했으므로 6월 말에 이뤄진 인사는 권력공백기에 이뤄진 패륜적 인사농단”이라면서 “강00 등 보직변경돼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직원 4명의 인사와 관련해 이동환 시장은 ‘취임 전이라서 나는 관여는커녕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