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최대 쟁점 ‘SK 주식’ 이견
15일 2차 조정기일 재산분할 조정 불성립…26일 재판 돌입 SK(주) 주식 현물분할 시 그룹 지배구조 영향…주주 관심사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이 불발됐다.
최 회장이 증여·상속받은 SK㈜의 주가가 최근 급등해 금액적인 측면에서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지를 놓고 양측의 입장 차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16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 기일을 진행했다.
지난달 13일 열린 첫 조정 기일에는 최 회장이 불참하고 노 관장만 출석해 양측 입장만 확인한 채 한 시간 만에 종료됐으나, 이날은 최 회장과 노 관장 모두 참석함에 따라 구체적인 의견이 오갈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조정은 1시간 30분간 진행된 뒤 끝내 불성립으로 결론 났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47분쯤 법원에 도착해 “조정이 잘 성립돼 빨리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으나, 결과적으로 결렬됐다.
이에 양측은 오는 26일부터 변론 절차에 돌입하고, 재판부가 직접 재산분할 규모를 결정하게 됐다.
조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어떤 부분에서 양측이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인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분할 대상 재산의 범위 등 그간 쟁점으로 다뤄졌던 내용에서 여전히 이견이 있었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조정이라는 점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 규모와 방식, 기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오갔을 것으로 추론할 뿐이다.
그간 양측은 SK㈜ 주식의 재산분할 대상 인정 여부를 놓고 팽팽히 맞서 왔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지분이 상속·증여를 통한 ‘특유재산’이므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며 따라서 분할 협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대법원이 이혼은 확정하고 재산분할만 파기했기 때문에, 항소심 변론 종결일 기준으로 재산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 관장 측은 자신이 양육 등 가사노동을 담당하며 경영을 뒷받침한 만큼 SK 주식을 공동재산으로 봐야 하며, 재산 평가도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 SK의 최근 주가 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번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재판의 핵심 변수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부부 공동재산으로 대법원이 인정한 SK㈜ 주식이라고 할 수 있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9%를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힘입어 SK 주가도 크게 올랐다. SK 주가는 16일 증권시장에서 64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주가가 급등한 SK 주식에 대해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재산 가치를 산정하느냐에 따라 재산분할액이 수천억원에서 1조원 이상 차이 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산분할 기준 시점을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할지, 현재 진행 중인 파기환송심의 변론 종결일로 할지에 따라 분할 기준 가액이 4배 넘게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 주가는 항소심 변론 종결 당시보다 약 4배 이상 급등한 상태다.
항소심 변론 종결일 기준 SK 주가는 16만원으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가액은 2조700억원대였다. 최근 SK 주가가 60만원 수준까지 크게 오르면서 최 회장의 주식 가액도 4배 넘게 급증했다.
이에 따라 노 관장의 재산분할 비율이 낮아지더라도 실제 분할 금액은 1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1심은 2022년 12월 SK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보고 최 회장의 SK 지분이 분할 대상이 아니라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항소심)은 2024년 5월 노태우 전 대통령 측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 성장의 종잣돈 역할을 했다며 ‘성장 기여분’으로 판단해 재산분할액을 1조3808억원으로 대폭 늘리고, 위자료도 20억원으로 높였다.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 회장 부친인 최종현 선대 회장에게 전달돼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 등에서 SK 주식 등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상속받았거나 결혼 전부터 갖고 있던 재산)으로 볼 수 없다는 판시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태우 비자금’을 전제로 한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설령 비자금이 SK에 유입됐더라도 이는 노 전 대통령이 재직 중 받은 불법 자금인 만큼 재산 형성에 대한 적법한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당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면서 ‘SK 주식을 비롯한 부부 공동재산’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SK 주식이 분할 대상으로 인정되더라도 재산 평가 시점, 분할 비율(2심 35%) 등을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또 SK 주식을 현물로 나눌지, 현금 정산을 택할지 등 분할 방식을 놓고도 팽팽한 대립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주식을 현물로 직접 넘기게 된다면 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도 최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