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칼럼] ‘정근식표 교육’, 그 원년이 시작되는가
김희철 베비이타임즈 전문기자
‘온화함 속의 결기 있는 승부사’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가 서울민주진보진영 단일화추진위원회가 실시한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23일 민주진보진영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6명이 경쟁을 벌인 단일화 1차 투표에서 시민참여단으로부터 과반의 득표를 통해 민주진보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최종 확정된 것은 단순한 승리를 넘어, 스스로에게 엄격한 기준을 세웠던 정근식 예비후보의 정치적 태도에 대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경선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결과 이전의 ‘원칙’이다. 정근식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지 못할 경우 결선투표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타 후보들의 잇따른 시민참여단 모집 의혹 제기 속에서도 경선 일정 연기까지 받아들였다.
이 모든 선택의 이면에는, 온화함 속에 숨겨진 승부사의 기풍이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단일화 룰을 전면 수용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태도는, 단순한 순응이 아니라 스스로를 더 단단한 기준 위에 올려놓는 결단에 가까웠다.
현직 교육감으로서 1년 6개월이라는 짧은 임기를 수행한 그는, 재선 도전을 단순한 연장이 아닌 ‘재신임’의 문제로 규정했다. 과반의 지지를 넘어서야만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인식은 권한이 아닌 책임의 언어다.
이제 시선은 다음 단계로 옮겨간다. 이른바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의 교육 기조와, 서울 교육이 어떻게 접점을 만들어낼 것인가의 문제다. 교육은 지방자치의 영역이면서도 동시에 국가 비전과 긴밀히 맞물려 있다. 충돌이냐, 조율이냐는 결국 철학과 실행의 문제다.
정근식 후보에게 주어진 과제는 분명하다. 중앙정부의 교육 방향과 보조를 맞추면서도, 서울 교육만의 자율성과 실험성을 지켜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주권’이라는 가치가 교육 현장에서 구현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책 이식이 아니라 학생·교사·학부모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번 단일후보 선출은 단순한 선거의 결과일까, 아니면 새로운 교육 실험의 출발점일까. 만약 정근식 후보가 자신이 보여준 ‘과정의 정치’를 교육 행정 전반으로 확장한다면, 서울 교육은 또 하나의 기준을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이번 민주진보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 1차 과반 득표 선출이 ‘정근식표 교육’의 원년이 될 수 있는가다. 과반으로 증명한 신임을 바탕으로, 서울 교육이 국가 교육 방향과 긴장과 협력 속에서 어떤 균형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과반이 넘는 시민참여단의 선택은 이미 하나의 출발선이다. 이제 그 숫자가 어떤 교육으로 완성될 것인지는, 앞으로의 선택과 실행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