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목사 시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빚’

/ 변요한 경찰청교회 목사

2026-03-17     임지영 기자
변요한

“그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니라”(야고보서 4:17)

오늘 머리글 말씀을 묵상하면서 예수님께서 우리가 어떻게 기도하기를 바라시며 기도를 가르쳐준 ‘주기도문’이 떠 올랐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주기도문에서 사용한 ‘죄’라는 뜻의 단어가 ‘빚’이라는 단어인 ‘오페일레마타’(ὀφειλήματα)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영어 성경 KJV에서는 주기도문 중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를 ‘우리의 빚을 탕감해 주옵소서’(Forgive us our debts)라고 번역했습니다. 왜 죄를 ‘빚’이라고 했을까요? 여기에는 우리의 영적 실존을 꿰뚫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는 빚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분명 성경은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로마서 13:8)고 했는데, 내 욕심에 따라 살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하나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영광과 사랑을 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그뿐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성숙’해지면서 주신 말씀처럼, 내가 짓는 나쁜 행동만 ‘죄’가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하나님께서 깨닫게 해 주시는 ‘지혜’를 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빚’이 있습니다. 그 비유로 예수님은 마태복음 18장에 ‘일만 달란트 빚진 자’를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한 달란트는 노동자의 6000일 품삯, 약 20년 치 연봉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일만 달란트는 지금의 가치로 환산하면 수조 원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입니다.

예수님은 왜 이러한 말씀을 하셨을까요? ‘너희 죄의 값은 너희의 노력이나 선행, 종교적 열심히 갚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요한복음 15:4) 하신 것처럼, 포도나무처럼 예수님께 꼭 붙어 있는 우리 되길 소망합니다.

하나님이 여호수아에게 “네 평생에 너를 능히 대적할 자가 없으리니 내가 모세와 함께 있었던 것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니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여호수아 1:5) 말씀하신 것처럼, 예수님이 바울에게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사도행전 18:10) 하셨습니다.

사도행전 18장 10절 말씀의 배경은 바울이 고린도에서 사역한 지 1년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많은 복음의 열매가 맺히고 교회가 부흥하고 ‘유대인들이 일어나 바울을 대적’하는 일이 있을 때였습니다. 그것도 ‘일제히’입니다. 이는 이 박해가 우발적인 박해가 아니라 오랫동안 의논했고, 뜻을 모았고 때를 기다린 치밀하게 준비된 박해였음을 말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환상 가운데 직접 바울에게 사도행전 18장 10절 말씀을 하셨으니 얼마나 힘이 되고 좋았겠습니까? 그도, 우리도 ‘아, 하나님께서 이처럼 각별한 관심을 보이시며 특별한 은혜까지 베풀어 주셨으니, 그야말로 고린도에서 사역은 탄탄대로 형통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경은 참으로 놀랍게도 이 말씀을 기록한 다음에 곧이어 유대인의 박해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과거에 유대인 종교 지도자들이 로마 총독 빌라도를 이용하여 율법을 어긴다는 명목으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던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사도행전 18장 13절에 보면 로마 총독 갈리오를 이용하여 바울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이에 바울은 유대인들의 고소가 거짓임을 말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뜻밖의 사람이 입을 열었습니다. 로마 총독 갈리오였습니다.(사도행전 18:14~18) 그는 빌라도 총독이 유대인의 흉계에 넘어가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던 것과 다르게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 유대인의 고소를 기각함으로 바울의 편에 섰습니다.

그러나 이를 한 걸음 물러나 더 큰 영적인 시야에서 본다면, 이 사건은 갈리오의 현명함보다는 오히려 ‘하나님의 약속’이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사도행전 18:10), “내 입을 크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시편 81:10), “그가 아름다운 관을 네 머리에 두겠고 영화로운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잠언 4:9)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는 항상 준비되어 있음을 믿기에 오늘도 주님과 함께 하며 주님의 뜻 안에서 최선의 삶을 살기를 소망하며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변요한 목사 약력>

- 경찰청교회 시무
- 극동방송 운영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경찰자문위원
- 서울대학교 동창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