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칼럼] 서울시교육감 형식적 단일화 경선이 교육 주권자의 뜻?

베이비타임즈 김희철 전문기자

2026-02-28     김희철 전문기자
김희철

서울 교육 주권자, 2024년 10월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교육 연속성’ 요구
시민의 선택 받은 리더십 중심으로 AI 시대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민주진보진영 서울시교육감 후보 결정, 교육전문가 합의추대하는 방식도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서울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에 6·3 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경선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민주 진보 진영의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논의는 정 교육감을 포함해 강민정 전 국회의원, 강신만 전 서울시교육청 혁신미래교육추진위원장, 김현철 서울교육자치시민연대회의 대표, 한만중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 등 5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 진보 진영의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논의가 과연 서울 교육의 주권자인 서울 시민의 뜻에 부합하는 행보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AI 시대에 맞는 교육 정책 수립 및 서울 교육 정책의 연속성이 절실한 시기에 불과 1년 6개월 전에 서울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현직 교육감의 리더십을 ‘단일화’라는 명분으로 흔드는 것이 ‘교육 주권자’ 서울시민의 뜻에 반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서울 시민들이 50% 이상의 지지율로 선택한 현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서울 시민들로부터 대리권을 위임받지 않은 ‘서울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라는 기구에서 ‘교육 주권자’의 뜻을 묻지도 않고 교육 행정의 연속성을 흔들어도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급변하는 AI 시대에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단일화 추진 형식과 방식도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교육 가치와 철학을 누가 가장 일관되게 구현해 왔는지가 교육 주권자인 서울 시민에게는 더 중요하다.

서울 교육은 지금 선택의 문 앞에 서 있다. 형식적 단일화 경선을 반복할 것인가, 아니면 이미 시민의 선택을 받은 리더십을 중심으로 빠르게 정책 경쟁에 나설 것인가.

이런 점에서 정근식 교육감에 대한 합의추대 논의는 특정 인물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 교육의 안정과 정책 축적, 진영의 확대를 위한 시대적 책임에 대한 현실적 판단으로 보인다.

1년 6개월 전 서울 시민들이 미래 서울 교육을 책임질 서울시교육감을 50% 이상 지지로 선택한 것은 그에 대한 인물 평가와 함께 진보 진영 교육의 연속성 요구라고 할 수 있다.

민주진보의 가치로 살아온 정 교육감의 이력

정근식은 하루아침에 등장한 인물이 아니다. 민주 진보 진영의 가치와 철학을 삶의 궤적으로 증명해 온 인물이다. 그는 선생, 학자와 교육 행정, 시민활동의 전문가로서 공공성의 최전선에서 살아왔고 약자 보호·평등·자치의 원칙을 현장에서 실천해 왔다.

그에게 민주 진보는 선거용 수사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며 역사사회학자로서 식민지 교육의 본질과 그 유산, 5·18 광주민주화운동, 한국전쟁 등 국가폭력이 남긴 상처,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 문제에 천착해 왔다.

이러한 이력은 ‘진영의 상징성’이 아니라, 교육 행정의 철학적 기반을 형성하는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교육 연속성과 혁신의 시간적 한계

서울 교육은 정책의 ‘축적’ 위에서 움직인다. 전임 교육감인 조희연 시기에 형성된 교육 행정의 흐름은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잔여 과제를 정리하는 동시에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책 전환을 설계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 행정은 인수인계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철학과 맥락을 이해한 리더십이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인물이 경선 과정을 거쳐 다시 정책을 학습하고 진영 내 갈등을 봉합하는 데 소요될 시간은 결단코 짧지 않다.

지금 서울 교육이 감당해야 할 것은 ‘내부 경쟁’이 아니라 ‘정책의 안정적 진화와 전환’이다.

사회·교육적 위기 속에서 검증된 현장 대응력

윤석열 정부의 ‘검사독재정권’ 시기에 서울 교육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과 강경 기조는 학교 현장에도 직·간접적 파장을 던졌다. 취임한 지 몇달만에 발생한 비상계엄이라는 격변의 시간을 관리하고 갈등을 최소화하며 학교를 지켜낸 경험은 단순한 경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위기 대응은 말이 아니라 축적된 판단력으로 증명된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서 검증된 리더십은 전략적 자산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24년 10월 보궐선거에서 만약 정근식이 아니라 다른 인물이 민주 진보 진영의 단일후보로 당선되었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논리와 명분은 동일하게 제기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문제의 본질은 ‘정근식 개인’이 아니라, 보궐선거를 통해 시민이 선택한 민주 진보 진영의 교육 행정에 대한 연속성이기 때문이다.

2024년 10월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승리의 주체가 누구였든, 지금 시점에서 제기될 핵심 명분은 같았을 것이다.

“불과 1년 6개월 전에 시민이 선택한 교육 행정의 연속성을 왜 스스로 흔드는가?”라는 질문이다.

경선은 원칙, 그러나 목적은 서울 교육 가치의 안정적 계승

물론 경선은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절차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대표성을 확인하는 과정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절차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목적이 ‘서울 교육의 안정과 민주 진보 가치의 지속’이라면 모든 선거에서 동일한 공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특히 이미 시민의 선택을 통해 검증된 체제가 존재하는 상황이라면, 전략적 합의추대 역시 충분히 민주적 선택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 주권자인 서울 시민이 원하는 서울시교육감은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 논쟁보다, 2024년 10월 보궐선거를 통해 주권자가 명령한 AI 시대 교육 행정의 연속성을 이어갈 적임자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민주 진보 진영의 서울시교육감 후보 선출 역시 진영과 이념의 강도를 겨루는 경쟁이 아니라, 시민 다수의 공감을 설계하는 교육전문가를 내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