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문종구 회장 “통합은 행정이 아니라 아이의 삶입니다”

문종구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서울시어린이집연합회장 인터뷰 “유보통합, 돌봄의 가치 약화 우려…영아·보육 전담조직 필요” 0세반 축소 위기…“재정 보전 없는 교사·아동 비율 완화 모순” CCTV 의무화 10년…“국가가 설치 명령, 비용도 국가책임으로”

2026-02-20     김복만 기자
문종구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유보통합이 본격 궤도에 오른 가운데, 어린이집 현장의 온도는 어떨까.

베이비타임즈는 (사)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서울시어린이집연합회 문종구 회장을 만나 유보통합의 방향과 과제를 짚었다. 그의 답변은 단순한 찬반을 넘어 “법체계 정비 없는 행정 일원화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문제의식으로 모아졌다.

“부처 이동만으로는 통합 아니다…법체계 정비 선행돼야”

문 회장은 유보통합 논의에 대해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제이지만, 현장 체감은 낮다”고 진단했다.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사회복지 체계), 유치원은 ‘유아교육법’(교육법 체계)에 근거한다. 목적·대상·재정 구조가 다르며, 특히 교육법 체계에는 0~2세 영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그는 “법적 기반의 차이를 해소하지 않은 채 관리 주체만 통합하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충분한 법 개정과 제도 설계 이후 단계적 통합이 바람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돌봄의 가치 약화 우려…영아·보육 전담 조직 필요”

관리 체계가 교육청으로 일원화될 경우에 대해 그는 ‘기회와 우려’를 동시에 언급했다.

“이 시대는 돌봄과 케어의 시대입니다. 교육의 중요성은 당연하지만, 영아 돌봄의 특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또 다른 소외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는 교육청 내에 ‘영아·보육 전담 조직’을 별도로 두어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관 유형이 아니라 아이 ‘존재’만으로 동일한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재정 구조 개편…“인건비 국가 100% 책임 구조로”

현재 어린이집 예산의 약 70%는 인건비다. 그러나 보육료·기본보육료·인건비 지원금 등으로 분절 지원돼 시설 간 격차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문 회장은 다음과 같은 구조 개편을 제안했다.

보육료는 운영비·교재교구비·급간식비 등으로 단순화하고 교직원 인건비는 국가의 100% 책임과 통합 교직원 임금표 마련(학력·자격·경력 반영)을 하자는 것이다.

“통합의 핵심은 교사 처우 개선입니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이 실현돼야 합니다.” 문 회장의 주장이다.

0세반 축소 위기…“재정 보전 없는 비율 완화는 모순”

2026년 시행 예정인 0세반 교사 대 아동 비율 완화(3:1→2:1)에 대해 그는 현실적 재정 보전이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인건비는 그대로인데 보육료 수입이 줄어든다면 누가 0세반을 운영하겠습니까? 영아반이 위축되면 육아휴직 후 복귀하는 부모는 어디에 아이를 맡기겠습니까?”

그는 0~2세 영아 보육을 별도의 재정·정책 체계로 명확히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유아 교육기관은 전기·수도·도로와 같은 국가 기반 조직입니다”라고 말했다.

시설 기준 통합…“기존 시설에 일률 적용은 비현실적”

시설 기준에 대해 그는 “어린이집이 영아 안전·위생·난방 등에서 오히려 엄격한 부분이 많다”면서 “새 기준은 신규 인가 시설부터 적용하는 것이 타당합니다”고 말했다.

유치원 수준 기준을 일괄 적용할 경우, 기존 어린이집의 구조 변경이나 면적 확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자격 통합, ‘재취득’ 아닌 ‘경력 인정+보수교육’ 중심으로”

자격 통합 과정에서 기존 교사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일괄적 재취득 요구보다 경력 인정과 단계적 보수교육 방식이 필요하다고 문 회장은 밝혔다.

또한 0-5세 교육의 연계성에 대해 “어린이집은 이미 전 연령 경험과 연구가 축적돼 있다”며 문제는 경쟁적 분절 구조라고 진단했다.

“학부모가 묻는 것은 ‘통합’이 아니라 ‘안정성’”

현장에서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제도 통합이 아니라 ▲집과의 거리 ▲안정적 운영 ▲교사 전문성 ▲아이의 안전과 행복이라고 했다. “통합은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일상 문제입니다.”

CCTV 의무화 10년…“설치 명령 국가가, 비용도 국가 책임”

2015년 ‘영유아보육법’ 개정으로 모든 어린이집에 CCTV가 의무 설치됐다. 이에 대해 문 회장은 노후 교체·관리·개인정보 보호 비용을 정부가 전액 부담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비용 부담 원칙 명확화와 전문업체 정기 관리 의무화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 제도 강화를 주문했다.

유아반 소멸 위기…“유아반 유지 지원금 신설 필요”

학령인구 감소로 유아반이 급격히 줄어들며 소규모 어린이집 폐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우려하면서 그는 유아반 유지 지원금 신설과 입학 시스템 통합을 제안했다.

“영아들이 집 가까운 곳이 아닌 먼 거리로 통학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라고 문 회장은 저출산 및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어린이집의 현실을 지적했다.

교육감에게 묻다…“영아 정책, 왜 보이지 않는가”

마지막으로 그는 유보통합 로드맵에 대해 직설적으로 말했다.

“지금까지 영아(0~2세) 관련 공지와 지원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통합 논의에서 영아가 소외되지 않도록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