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유보통합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김수진 회장

김수진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 서울지회장 인터뷰 “유치원의 공교육 정체성은 정책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저출산시대 의무교육, 영유아로 확대”…헌법개정 필요성 “유치원 CCTV 확대, 비식별화 가능 지능형 AI CCTV로”

2026-02-19     김복만 기자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유보통합 정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베이비타임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단체와 원장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시리즈 인터뷰를 기획했다.

이번 취재는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 서울지회,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등 유보통합의 세 축을 차례로 만나 현장의 진단과 제언을 들었다.

베이비타임즈는 이번 기획을 총 3회에 걸쳐 연속 보도한다.

각각의 교육 현장에서 유보통합의 현실과 과제를 솔직하고 책임 있게 말씀해 주신 세 분 회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울러 이번 인터뷰를 주선한 배선미 유보통합단장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첫 번째 심층진단은 김수진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 서울지회장과 인터뷰다.

김수진 서울지회장은 “유보통합은 기준을 낮추는 과정이 아니라, 공교육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서울지회장은 유보통합의 쟁점과 과제를 종합적으로 짚었다. 인터뷰는 제도 설계의 세부 쟁점에서 출발해 헌법상 의무교육 조항 개정 필요성까지 확장됐다.

유치원에 대한 CCTV 확대와 관련해서는 유아 안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교실 내부 상시 촬영은 교권과 수업권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CCTV 설치 확대가 불가피하다면 지능형 AI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치원의 공교육 정체성은 정책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유치원은 선택이 아닌 국가 책임의 공교육”이고 “유치원의 공교육 정체성은 정책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기본 원칙”이라고 김 회장은 유치원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그는 통합 모델에 반드시 담겨야 할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로 ▲유치원의 ‘학교’ 법적 지위 명시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 따른 책임교육 원칙 확립 ▲교원 자격·임용·신분 체계의 독립성 유지 ▲교육청 중심 관리·감독 체계 일원화를 제시했다.

그는 “통합이라는 이유로 학교성이 약화된다면, 그것은 통합이 아니라 공교육의 후퇴”라고 역설했다.

교사 자격 통합에서도 “전문성의 기준을 낮출 수는 없다”며 교사 자격 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완전 통합이나 하향 평준화는 수용할 수 없습니다. 이는 국가가 유아교육의 전문성을 어디에 둘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는 학사 학위 기반의 교원 양성, 충분한 교직 이론과 현장 실습, 유아 발달 특화 국가 역량 기준, 객관적 국가 자격 검증 체계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단기 연수 후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은 “공정성에도, 전문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0세에서 5세의 영유아 연계 필요하나 통합 운영은 신중해야”

김 회장은 영유아(0~5세)를 한 기관에서 통합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발달 특성, 교육 목적, 일과 운영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연계는 필요하지만 0~5세 전면 통합 운영은 신중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물리적 공간 구성, 교사 배치 기준, 교육과정 운영 방식 등에서 충돌 가능성을 지적하며, 연령 특성을 반영한 분리 운영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성의 기준은 ‘동일한 출발선과 동일한 책임’

국공립 유치원 교사는 임용고시를 거친 교육공무원이다. 자격 통합 논의의 공정성 기준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공정성은 동일한 출발선과 동일한 책임을 전제로 할 때 성립합니다.”

임용 경로, 법적 신분, 업무 구조가 다른 상황에서 일괄 통합은 또 다른 불공정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단계적 접근과 법적 체계 안에서의 직군 이동 경로 마련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돌봄 확대, “교사의 헌신이 아니라 국가의 인력 설계 문제”

현재 서울국공립유치원은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돌봄을 확대 운영 중이다. 그러나 그는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교육·생활지도·행정까지 과중한 상황에서 돌봄까지 교사가 전담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는 ▲교육과 돌봄의 기능적 분리 ▲돌봄 전담 인력 배치 ▲행정 전담 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일률적 연장보다 수요 기반의 선별적·공모형 운영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시설 기준, “통합은 상향 평준화여야 한다”

국공립 유치원의 엄격한 시설·안전 기준이 완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반대했다.

“통합은 기준을 낮추는 과정이 아니라 상향해 맞추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안전은 형평의 대상이 아니라 절대적 가치입니다.”

그는 핵심 안전·위생·면적 기준의 법적 하한선 명시와 기준 미달 기관에 대한 단계적 개선 유예 및 재정 지원을 제안했다.

행정 통합의 관건은 회계·인사 시스템 표준화

행정 문화 차이로 인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산·회계 기준 표준화, 법적 인사·복무 체계 수립, 유아·교직원 정보관리 시스템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행정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은 통합은 현장 혼란을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

국공립은 ‘유아교육의 표준’이 되어야

김 회장은 국공립 유치원의 역할을 ‘국가 유아교육의 기준점’으로 규정했다.

“질 높은 교육과 교원 전문성의 기준, 취약계층을 아우르는 교육복지, 공공성과 투명성의 상징이 되어야 합니다.”

그는 재정·행정·시설 기준 정비를 우선 과제로, 교원 신분·임용 체계 통합은 가장 마지막까지 신중해야 할 영역으로 꼽았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합니다. 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의 신뢰와 교육의 질입니다.”

헌법 개정 필요성까지…“의무교육, 영유아로 확대”

인터뷰 말미에 김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갔다.

“저출산 시대에 맞춰 국가 책임교육의 범위를 재설정해야 합니다. 헌법상 의무교육 조항도 영유아 교육과 보육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유보통합이 단순한 행정 통합이 아니라, 영유아기부터 국가가 책임지는 체계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아 사교육의 급팽창 문제를 지적하며 “유아교육을 시장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말했다. “유아 사교육을 일정 부분 공적 관리 영역 안으로 편제해 책임성을 높여야 합니다. 공교육 강화와 규제가 함께 가야 합니다.”

영어유치원·CCTV 논란…“안전은 감시가 아니다”

영어유치원에 대해서는 “유치원이 아닌 유아 대상 사설학원”이라고 규정하며 명칭 사용 관리 강화와 선발형·평가 중심 운영 규제, 부모교육 확대를 주장했다.

유치원에 대한 CCTV 확대 입법과 관련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유아 안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교실 내부 상시 촬영은 교권과 수업권의 문제입니다. 안전은 감시가 아니라 사람과 제도로 지켜져야 합니다. 또 개인정보처리는 어려운 문제로 설치를 확대하려면 지능형 AI CCTV 설치를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유보통합은 제도 개편을 넘어, 우리 사회가 유아교육을 어디까지 공적 책임으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김 회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통합의 본질은 ‘조정’이 아니라 ‘책임의 명확화’이며, 그 기준은 언제나 공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