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실시간 모자이크했으면 ‘총기살인’ 대응 빨랐을 듯

인천 송도 총기 살인 사건 경찰 “CCTV 확인 못해” 진입 지연 “72분 걸렸다”…CCTV 실시간 모자이크 도입했다면 즉시 대처

2025-08-18     김복만 기자
AI

[베이비타임즈=김복만 기자]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총기 살인 사건 당시 현장의 경찰관들이 휴대전화 위치추적이나 폐쇄회로TV(CCTV)를 제때 확인했다면 피해자 구조나 범인 검거 시점이 더 빨랐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해당 아파트 CCTV 영상이 실시간 모자이크 처리되고 있었다면, 경찰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지 않고도 범인의 행적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범행 현장에 진입함으로써, 피해자를 구조했을 것이고 늑장 대응 비판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확보한 경찰 무전 녹취록을 18일 베이비타임즈가 분석한 결과, 당시 경찰은 신고 접수 10여 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CCTV 확인이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못 한 상황에서 피의자가 집 안에 있다고 판단하고 사건 현장 내부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기에 순찰차 3대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방탄복은 착용했으나 방탄 헬멧과 방탄 방패가 없어 피의자로부터 총기 공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내부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후 방탄조끼와 방패 등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가 신고 접수 72분 만인 오후 10시 43분에야 뒤늦게 내부에 들어갔다.

하지만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는 이미 도주한 뒤였다. 범행 직후 현장을 빠져나간 피의자는 범행 약 3시간 만인 다음 날 새벽 0시 15분쯤 서울 동작구 사당역 인근에서 긴급체포됐다.

경찰이 휴대폰 위치추적이나 CCTV를 빨리 확인할 수 있었다면 피해자 구조나 피의자의 검거 시점도 더 빨랐을 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이 현장에서 바로 확인 가능한 아파트 CCTV 영상을 볼 수 없었던 것은, 입주민들의 얼굴 등이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영상을 볼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위험 때문에 확인을 망설였거나, 같은 이유로 아파트 관리인들이 경찰의 영상 열람을 거부했을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다.

만약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 CCTV 영상이 실시간 모자이크 처리되는 프로그램이 도입돼 있었다면, 경찰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우려 없이 신속하게 해당 영상을 확인하고 즉시 피해자 구조 및 피의자 검거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실시간 영상 모자이크 솔루션 특허를 보유한 에이디소프트 지부안 대표는 “사건 발생 아파트에 CCTV 영상이 저장 전 단계부터 실시간 비식별화 처리하는 실시간 영상 AI 모자이크 솔루션 '삐삐(PPI-PPI)'가 도입됐더라면, 경찰과 아파트 관리인이 입주민의 얼굴 등 개인정보 노출 걱정 없이 CCTV를 모니터링해 즉시 대응할 수 있었을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시간

한편, 최근 영상정보의 민감성과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는 가운데 공동주택(아파트)에서 CCTV 열람을 둘러싼 민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이 2023년 제시한 ‘경찰 입회 없이 비식별처리(모자이크) 후 열람 가능’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린 이후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 주체 간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서울 모 아파트 관리직원 A씨는 단지 내에서 넘어진 입주민이 보험사에 제출하겠다며 요청한 CCTV 영상 사본 제공을 거부했다가 이 입주민에게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인천 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경찰 입회하에 CCTV 영사 열람이 가능하다’고 열람을 거부했다가 입주민이 관리직원의 CCTV 영상 열람 거부로 보험사에 차량 피해를 입증하지 못해 손해를 입었다고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패소해 100여만원의 배상을 한 사례도 있다.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입주민의 동의를 받지 않고 CCTV 영상 등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제공받았다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각각 100만원의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아파트에 설치된 CCTV 촬영 영상을 입주민 등이 요구한다면 관리사무소 개인정보처리담당자는 영상을 요구한 사람이 본인이거나 정당한 대리인인지를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등의 신분증명서로 확인한 뒤 모자이크나 마스킹 등 비식별 처리한 뒤 제공해야 한다.

입주민이라도 다른 사람이 담긴 영상은 열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정보처리담당자는 영상을 먼저 확인한 후 영상정보를 요청한 주체와 제3자가 함께 나오는 부분이 있다면 제3자를 알아볼 수 없도록 비식별 처리한 뒤 영상을 제공해야 한다.

CCTV 영상에 나오지 않는 제3자가 요청할 경우 개인정보처리담당자는 영상에 등장하는 정보 주체의 동의를 얻은 뒤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개인정보처리담당자인 관리소장 등이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CCTV 영상을 제공하면, 개인정보보호법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