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목사 시론] 평안과 ‘폭포 속 작은 새’
/ 변요한 경찰청교회 목사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한복음 14:27)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은 어떠한 것일까요? 오늘 머리글의 배경은 유월절 만찬 석상입니다. 예수님은 이 말씀 외에도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요한복음 14:18)고 하시며, ‘보혜사 성령님’을 보내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이 안심이나 위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불안했습니다. 이때 오늘 말씀을 주신 것입니다.
‘세상이 주는 것과 예수님이 주시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를 구분하면, ‘편안’(便安)과 ‘평안’(平安)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세상에서 주는 ‘편안’(便安, comfort)은 ‘외적인 조건에 의해 주어지는 육신의 안락을 의미’하며, 예수님이 주시는 ‘평안’(平安, peace)은 ‘외적인 조건을 초월하여 주어지는 영혼의 만족’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주시는 ‘평안’은 하나님의 속성처럼 영원하고 불변적인 것이며 일시적인 것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나 누릴 수 있는 평안이며, 상황을 초월한 평안입니다.
한 예를 들어보면, 호레이쇼 게이츠 스패포드(Horatio Gates Spafford)는 유능한 변호사로, 시카고 무디전도단에서 재정 담당 집사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기 1년 전쯤 4살 아들을 열병으로 잃고 상심하고 있을 때, 또 다른 재앙이 그에게 닥쳐왔습니다. 그것은 ‘시카고 대화재’ 사건으로 그의 집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은 것입니다. 이에 너무나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은 부부가 휴양을 위해 가족들과 유럽으로 가기로 했지만. 본인은 급한 일이 생겨 아내와 네 딸을 먼저 보냈습니다.
그런데 가족이 탄 여객선이 출항 일주일 후에 다른 배와 충돌하여 아내만 살고 네 딸을 잃었습니다. 급히 아내를 만나기 위해 가던 중 그가 탄 배가 여객선이 침몰해 네 딸을 잃은 해역을 통과할 때 너무나 고통스러워 절규했습니다.
이후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선실에 돌아와 시편 23편을 묵상하는 가운데, 새벽녘쯤부터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적었다고 합니다.
이 글이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 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은 편하다. 내 영혼 평안해 내 영혼 평안해’라는 찬송가 413장의 가사입니다.
이 ‘평안’이란 무엇일까요? 오래전 영국에서 ‘평안’이라는 주제로 한 신문사가 미술대회를 열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생각해 낸 장면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고요한 숲속을, 어떤 사람은 잔잔한 호수를, 또 어떤 사람은 행복한 가정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최우수작으로 뽑힌 작품은, 뜻밖에도 이러한 그림이었습니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는 폭포를 그렸는데, 자세히 보니까 폭포의 급류 속 바위틈에 작은 새가 차분히 앉아 있는 모습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현실에는 잔잔한 호수 같은 상황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급류가 쏟아져 내리는 폭포 같은 상황도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평안할 수 있어야 참 평안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말이 쉽지, 그 상황에 닥치면 그러지 못하는 것이 연약한 인간들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주시는 평안을 누리려면 ‘성령 충만’해야 가능합니다. 성령님께서 우리 가운데 ‘내주’(內住, indwelling)하셔야만 가능한 것이며,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요한복음 14:17) 그리고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요한복음 14:18) 했습니다.
‘눈 깜빡이’ 시인이며 일본에서 전도를 가장 많이 한 뇌성마비 장애인 시인 미즈노 겐조의 ‘슬픔이여’라는 시가 떠오릅니다. ‘슬픔이여 슬픔이여, 정말 고맙구나. 네가 오지 않았다면 강해지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 슬픔이여 슬픔이여 네가 나를 이 세상에는 둘도 없는 커다란 기쁨과 변하지 않는 평안이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곁으로 데려다 주었기 때문이야’
하나님 아버지! 세상의 환난이나 죄악이 나에게 도전해 오면 성령 충만함으로 물리치고 예수님의 평안을 누리게 하시고, 그 평안이 우리의 얼굴과 삶 속에 나타나 주위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증거하는 선한 도구가 되게 하여 주시길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변요한 목사 약력>
- 경찰청교회 시무
- 극동방송 운영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경찰자문위원
- 서울대학교 동창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