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저출생 속 과밀 학급에 관한 생각

2025-05-16     송지나 기자
방승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1.24명이었지만, 이후 계속 감소해 2023년 기준으로는 0.72명까지 떨어졌다. 합계 출산율이 계속 낮아지면서 실제 출생아 수 또한 해마다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15년에 태어난 아이는 약 44만 명이었지만, 2023년에 태어난 아기 수는 약 23만 명으로, 거의 50% 가까이 감소했다.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2025년에는 전국에서 초·중·고등학교 49곳이 학생이 없어 폐교될 예정이다.

실제로 3월 입학식 날이 되면, 뉴스나 신문 등에서는 입학하는 학생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이 참석한 입학식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비단 지방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에서도 학생 수가 줄어들어, 2023년에는 화양초등학교가 결국 폐교됐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목동·대치동·중계동처럼 흔히 학군지로 불리는 지역이나, 신도시 안에 새 아파트가 들어선 곳에 있는 학교들에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학생 수가 매우 많아 과밀 학급이 쉽게 발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밀 학급은 말 그대로 한 학급에 학생 수가 많은 경우를 말한다. 단순히 학교 전체에 학생이 많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 기준에 따르면, 한 학급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 수가 평균적으로 28명 이상일 경우 과밀 학급으로 분류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도 앞서 언급한 학군지에 있다. 실제로 작년 필자의 반에는 학생이 최대 36명까지 있었다. 이는 1990년대, 필자가 학생으로 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학급 규모와 거의 비슷하다. 학생용 사물함이 부족해 학기 말에 전학 온 학생들은 사물함을 배정받지 못하기도 했다. 교실에 사물함이 부족해 복도에 임시로 사물함을 설치해 사용하는 학급도 있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과밀 학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하나로, 내부 방침에 따라 1학년 학급당 학생 수를 약 24명 내외로 조정하도록 일선 학교에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교실 수는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 학생들이 2학년으로 진급하면 학생 수는 그대로인데, 학급 수가 줄어드는 일이 발생한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실제 학군지에 있는 과밀 학급의 특징 중 하나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 수가 더 많아진다는 점이다. 1학년도 학생 수가 많지만, 고학년의 경우 더 많은 학생이 몰린다. 고학년은 저학년보다 학급 수도 더 많지만, 학급당 학생 수도 더 많은 편이다. 이는 선호하는 중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전학 오는 경우가 많고, 사교육을 받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전입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교육청에서는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 이상인 학교를 대상으로, 일시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교사를 추가 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급 수 자체가 워낙 많기에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런데 같은 서울 지역이라도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은 곳에서는 한 학급에 학생이 15명뿐인 경우도 있다. 말 그대로 극과 극의 상황이다.

이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왜냐하면 이는 단지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작은 학교 살리기’와 같은 특색 있는 학교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의 한 시골 학교에서 학생 수가 10년 전보다 100명 이상 늘어났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궁금한 마음에 위치를 찾아보니, 산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농촌 지역에 있는 학교였다. 지리적 조건을 고려할 때,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히려 100명이나 증가한 것은 매우 인상적인 일이다.

해당 학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태 교육, 스포츠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준 높게 제공하는 특색 있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었다. 이러한 소문이 퍼지면서 서울이나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도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를 전학시키는 것이었다.

이처럼 각 학교가 고유의 강점을 살려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면, 저출생 상황 속에서도 특정 학교에 학생이 집중되어 발생하는 과밀 학급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궁극적으로 학교 시설을 포함한 교육 환경 전반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과밀 학교의 경우 교실을 증설해 학급 수를 늘릴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과밀 학급에서는 교실 수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음악실 등 교과 전문 교실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만약 교과실이 충분히 갖춰진다면, 학생들은 다양한 기기나 시설을 활용해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교사 수를 늘릴 필요도 있다. 산술적으로 학급 인원이 많아질수록 교사가 신경 써야 하는 학생 수도 그만큼 많아진다. 다시 말해,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학령인구 감소로 신규 교사 채용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는 경제적 관점에서는 타당한 결정일 수 있다. 하지만 교육의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있다. 교육은 오히려 소규모로 이루어질 때 효과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 요인으로 인해 저출생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과밀 학급 문제가 남아 있다. 앞으로는 과밀 학급 문제를 단기적인 관점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