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목사 시론]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와 청출어람(靑出於藍)
/ 변요한 경찰청교회 목사
“여인이 과연 잉태하여 한 해가 지나 이때쯤에 엘리사가 여인에게 말한대로 아들을 낳았더라”(열왕기하 4:17)
구약성경에서 이스라엘의 선지자 엘리야가 이 세상에서 죽지 않고 하나님의 임재와 보호 속에서 불말과 불병거의 호위를 받으며 회오리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감으로써(열왕기하 2:11) 엘리야는 ‘하나님의 심판을 예비하고 시작하는 사람이지 성취하고 완성하는 사람’이 아님을 보여주었습니다.
엘리야의 승천을 본 그의 제자 엘리사는 “내 아버지여”(열왕기하 2:12)라고 외치며 옷을 찢고 애통해합니다. 이는 그가 엘리야를 영적 아버지로 생각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엘리사는 엘리야를 “이스라엘의 병거와 마병”(열왕기하 2:12)이라고 부르며 자신의 옷을 잡아 둘로 찢으며 울부짖었습니다.
열왕기하 2장 12절은 엘리야가 이스라엘에게 얼마나 중요한 인물이었는지 나타내는 장면입니다. 또 엘리사가 그의 스승인 엘리야를 얼마나 극진히 섬기며 따랐는지를 보여줍니다.
이에 이제는 거의 사문화가 된 것 같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가 생각이 납니다.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의 몸처럼 생각해서 섬겨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스승의 그림자’도 밝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을 엘리사를 통해 보게 됩니다.
엘리야 승천 후 엘리사는 엘리야의 몸에서 떨어진 겉옷을 주워서 돌아와 요단 언덕에 섰습니다. 그리고 엘리사는 기도한 후 엘리야가 요단강을 건너며 했던 모습 그대로 엘리야의 옷으로 물을 쳤고 물이 갈라지자 요단강을 건넜습니다.(열왕기하 2:14) 엘리사가 엘리야의 후계자가 된 것을 그곳에 있는 50명의 제자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준 것입니다.
오늘 본문 머리글이 기록된 열왕기하 4장에는 엘리사가 성령의 능력을 받아 행한 4가지 이적을 담고 있습니다. 그 첫째는 열왕기하 4장 1~7절에 있는 이적으로, ‘기름 한 그릇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에서 ‘주님 손에 맡겨지면 어떠한 이적도 일어난다’이며 하나님은 준비된 그릇만큼 주신다는 이적입니다.
성경에서는 사람을 많은 구절에서 ‘그릇’으로 비유하고 있습니다.(디모데후서 2:20)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그릇에 담긴 것이 무엇이냐일 것입니다.
두 번째는 오늘 말씀이 포함된 수넴 여인과 아들에 대한 이적입니다.(열왕기하 4:8~37)
이 구절을 보면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의 ‘환대’가 생각납니다. 장발장은 빵 한 덩어리를 훔치고 여러 차례 탈옥을 시도한 혐의로 19년의 징역형을 받아 옥살이하고 풀려났지만, 전과자의 신분이어서 가는 곳마다 거절을 당해 생계 자체가 해결되지 않아 어렵고 딱한 처지에서 교회를 찾았습니다.
그 교회를 대표하던 미리엘 주교는 장발장을 우선 식탁에 앉히고 먹고 마실 음식을 가득 차려 먹게 하고 ‘특별한 손님’이라 부르며 마음 편하게 머물러 쉬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이런 환대 이야기를 전개의 변곡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처럼 장발장은 이 환대 이후에 달라지고 이야기는 새롭게 전개됩니다.
이처럼 환대가 가진 힘은 ‘변화’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본문에서 수넴 여인은 엘리사를 왜 이렇게 환대했을까요? 열왕기하 4장 9절을 보면, 그 여인이 평소에 영적인 관심을 가졌기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기도했을 것입니다. ‘주님, 어떻게 할까요?’ 이에 하나님께서 엘리사를 도우라는 마음을 주시고, 그것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우라는 감동도 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편하고 의논까지 했고, “그를 간권하여 음식을 먹게 하였으므로”(열왕기하 4:8) 이렇듯 엘리사에게 지속적으로 음식을 제공했습니다. 여기서 ‘간권하다’는 말의 히브리어는 ‘하자크’(ַּחֲזִק)입니다. 이는 그녀가 ‘자발적인 의지로 계속 강하게 붙잡고 청했다’입니다.
그리고 “청하건대 우리가 그를 위하여 작은 방을 담 위에 만들고 침상과 책상과 의자와 촛대를 두사이다 그가 우리에게 이르면 거기에 머물리이다”(열왕기하 4:10) 하고 남편에게 요청합니다. 남편에게 ‘게스트 룸’을 만들어 엘리사 선지자가 언제든지 수넴성을 지날 때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드리자는 것입니다. 그것도 엘리사가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았는데 자원해서 말입니다.
이에 엘리사 선지자는 “네가 이같이 우리를 위하여 세심한 배려를 하는도다”(열왕기하 4:13) 하면서 수넴 여인에게 인간적 도움을 주려고 했지만, 그 여인이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엘리사 선지자는 도울 것이 없는지 찾는 중에 그 여인에게 자녀가 없음을 알고 아들 잉태의 축복을 합니다. “이르되 한 해가 지나 이때쯤에 네가 아들을 안으리라 하니 여인이 이르되 아니로소이다 내 주 하나님의 사람이여 당신의 계집종을 속이지 마옵소서 하니라”(열왕기하 4:16)
엘리사의 축복이 오늘 머리글 말씀처럼 이루어집니다. “여인이 과연 잉태하여 한 해가 지나 이때쯤에 엘리사가 여인에게 말한대로 아들을 낳았더라”(열왕기하 4:17)
엘리사가 스승인 엘리야 선지자를 끝까지 모셨기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은혜와 능력을 받아 ‘청출어람’을 이루고 그 마음가짐이 큰 그릇으로 성장했기에 많은 것을 담았던 것입니다.
우리들의 마음도 큰 그릇이 되게 하시고, 수넴 여인이 가졌던 하나님의 마음도 담게 해 주시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변요한 목사 약력>
- 경찰청교회 시무
- 극동방송 운영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경찰자문위원
- 서울대학교 동창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