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휴식에 대한 생각
최근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다. 하루에 평균 6시간만 자는 사람이 25년 후에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기사였다. 수면이 부족하면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등 피부가 급격히 노화하고, 자세도 나빠진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캐릭터 ‘골룸’과 비슷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사람이 ‘골룸’과 비슷해진다는 자극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이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기사다.
공부할 때 사람의 뇌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의아하게 생각했다. 운동할 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고 생각했는데, 움직임 현저히 적은 공부할 때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해서다.
연구에 따르면 두뇌는 우리 몸무게의 약 2%를 차지한다. 하지만 두뇌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하루 섭취 열량의 20~25%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일수록 이 비율은 더 높다. 5~6세 어린이는 약 60%의 칼로리를 뇌에서 소비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공부할 때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등학생 때 ‘4당5락’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4당5락’은 하루에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 말을 듣고 필자도 하루에 4시간만 자며 공부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하루 4시간만 자는 방법은 너무 힘들어서 지속하지 못했다. 1주일 정도는 가능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가 쌓여 오히려 학습 능률이 크게 떨어졌다. 필자는 ‘4당5락’을 직접 실천해보고서야 학습에 있어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비단 필자만의 경험이 아닐 것이다. 수능 수석들의 인터뷰를 보면 그들 역시 하루에 6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등 충분한 휴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학습에 있어 휴식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공부는 단기 레이스가 아니라 장기 레이스에 가깝다. 달리기에 비유하면 마라톤과 같다. 그러나 주위를 보면 마라톤처럼 꾸준히 공부해야 할 상황에서도 100m 달리기처럼 몰아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실제로 달리기할 때 마라톤 선수와 100m 달리기 선수의 방법은 크게 다르다. 마라톤 선수들은 1km를 약 2분 30초에 주파한다. 이를 100m로 환산하면 약 15초 페이스다. 즉, 이 속도로 100m를 420번 달리는 셈이다. 반면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은 100m를 약 9초 후반에 주파한다. 온 힘을 다해 한 번에 질주하는 것이다.
100m 달리기 선수와 장거리 선수의 신체는 확연히 다르다. 우사인 볼트와 같은 단거리 선수들은 큰 근육이 발달한 반면, 이봉주와 같은 장거리 선수들은 잔근육이 잘 발달해 있다.
또 장거리 선수들은 단거리 선수들과 비교하면 피로회복 능력이 탁월하다. 장거리를 달리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 근육의 피로도를 낮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달리기의 유형에 따라 선수들의 신체가 다르듯이, 공부의 목적에 따라서도 공부 방법은 달라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공부는 장거리 달리기에 가까워서 장거리에 맞는 공부 방법이 필요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휴식은 생각을 전환할 좋은 기회다. 공부 등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정신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잘 풀리지 않던 수학 문제도 잠시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보면 해결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단기간에 능력이 발전한 것이 아니라, 뇌가 휴식을 취하며 학습을 정리할 여유를 가졌기 때문이다.
휴식을 취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산책이나 가벼운 달리기 같은 간단한 운동이 있다. 필자도 복잡한 내용을 학습할 때 종종 산책한다. 산책이나 달리기를 하면 잡념이 사라지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산책이나 달리기가 쉽지 않은 추운 겨울에는 복식 호흡과 같은 심호흡을 통해 몸을 이완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몸이 이완되면 긴장이 풀리고 학습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활용한 휴식은 권장하지 않는다. 전자기기 사용은 뇌를 다시 활성화시킨다. 휴식의 목적 중 하나는 뇌를 쉬게 하는 것인데,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뇌가 충분히 쉬지 못해 진정한 휴식이라 보기 어렵다.
학습은 장기 레이스이다. 적절한 휴식과 꾸준함이 필요하다. 적절한 휴식을 통해 학습 능력이 향상되기를 기원해 본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