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산책] 대학 시간강사, 초단시간근로자 해당 여부
최근 대학교 시간강사의 경우 강의시간을 기준으로 주 15시간 미만의 근로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질적으로 강의시간뿐 아니라 강의 수반 업무도 근로시간에 포함되므로 초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대법2023다217312, 2024. 07. 11.)이 선고됐다.
해당 대법원 판결의 근거가 된 법규정과 대법원 판결의 요지와 판결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근로기준법 제2조는 ‘단시간근로자’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그 사업장에서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 근로자의 1주 동안 소정근로시간에 비해 짧은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18조는 이러한 단시간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제18조 제1항은 그 사업장의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비율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주휴수당, 연차,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한다.
다만 제18조 제3항은 4주 동안(4주 미만으로 근로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을 평균하여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해 제55조(휴일)와 제60조(연차 유급휴가)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단서 조항에서는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해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소정근로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는 ▲주휴수당(유급 주휴일) ▲연차 및 연차미사용수당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은 법규정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했다.
대학의 시간강사는 학교가 개설한 교과목의 강의를 담당하면서 그에 수반되는 학사관리업무 등을 수행하고, 그와 같은 업무수행의 대가로 통상 시간당 일정액에 강의시간 수를 곱한 강사료를 보수로 지급받는다.
대학의 시간강사가 초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강의시간 수가 아니라 강의와 그에 수반되는 업무, 그 밖에 임용계약 등에서 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통상적으로 필요한 근로시간 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대학 강의의 특성상 강의 외 업무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강의시간의 정함이 곧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만약 시간강사가 대학에 근로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 전체 시간이 강의시간을 초과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강의시간만을 기준으로 초단시간근로자 여부를 판단하게 되면, 근로자에게 주휴와 연차휴가를 보장하되 ‘근로시간이 매우 짧아 사업장에 대한 전속성이나 기여도가 낮고 임시적이고 일시적인 근로를 제공하는 일부 근로자’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주휴와 연차휴가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취지가 몰각되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위와 같이 판단에 네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 우선 시간강사 위촉계약서에 주당 강의시수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주당 강의시수를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시간강사들이 수행해야 할 업무는 강의 교재 마련, 학생 상담 및 지도 등 학생관리 업무와 시험 출제, 채점 및 성적 입력 등 평가업무, 그 밖에 강의와 관련된 학사행정업무를 수행했으며 이러한 업무도 근로제공 의무를 부담하는 업무라는 것이다.
셋째, 강의 수반 업무의 성격과 내용 등에 비추어 위 업무를 수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정교수의 교수시간을 주9시간으로 정했는데, 이는 한 강의시간의 수반 업무를 수행하는 데 3배에 해당하는 시간이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원고인 대학강사들의 1주 강의시수가 8시간, 9시간, 12시간인 학기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음에도 일률적으로 초단시간근로자로 보는 것은 수반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거의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은 시간강사 위촉계약의 내용, 원고들이 수행해야 하는 강의 수반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심리한 다음, 원고들의 강의시간과 강의 수반 업무 시간을 합한 시간이 1주 15시간 이상인지를 살펴서 원고들이 초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판결은 근로계약 및 위촉계약의 형식보다 근로를 제공하는 실질에 무게를 두고, 초단시간 근로자 해당 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교 시간강사로 근무하는 워킹맘들도 위 판례의 내용을 확인하고,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를 제공하는 실질을 판단하여 근로기준법상 권리를 갖는지 판단해야 할 것이다.
<안진명 노무사 프로필>
- 홍익대학교 불문과/법학과 졸업
- 現 노무법인 길 공인노무사
- 現 미래일터안전보건포럼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