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시(詩) 감상 교육에 대한 생각

2024-04-15     송지나 기자
방승범

얼마 전 분식집에 가서 김밥을 주문했다가 김밥 가격을 보고 많이 놀랐다. 기본 김밥 한 줄에 4000원이 넘는 것이었다. 다른 가게들의 김밥 가격도 비슷했다. 예전에는 소고기 김밥, 참치 김밥 등이 4000원이 넘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기본 김밥의 가격이 소고기 김밥 등의 가격과 비슷하다.

이렇게 물가가 올랐음에도 시집의 가격은 예전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시집을 구매해서 보는 사람들을 찾기는 어렵다. 아이러니하다. 사람들이 시집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나라 시의 문학성이 낮아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부터 유명한 시인인 김춘수, 서정주만이 아니라 황인찬, 박준 등 요즘에도 유명한 시인이 많이 있다.

물론 시집 구매가 시를 향유하는 것과 연계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구매하고자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현대인들은 이러한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시집을 구매하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한 의견은 매우 분분할 것이다.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교육적 측면에서 볼 때 필자는 이것이 시 감상 교육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실에서 시집을 읽는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초등학생들이 읽는 시는 동시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동시’는 ‘주로 어린이를 독자로 예상하고 어린이의 정서를 읊은 시’라 정의되어 있다. 동시는 어른이 창작했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시이다.

초등학생들은 시를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고등학생이나 성인들은 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6년 동안 ‘시’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다.

초등학교의 시 교육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물론 감상은 하지만 시에 대한 학습자들의 반응을 인정해주고 반응의 다양성을 추구한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의 시 감상 교육은 초등학교와 다르다. 고등학교에서의 시 감상 교육은 ‘상대 평가’와 관련이 있다. ‘상대 평가’는 해야 하기에 학습자들에게 시에 대한 ‘답’을 요구한다.

고등학생들이 푸는 모의고사 문제집을 보면, 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세 개의 다른 시를 (가), (나), (다)로 제시한 다음 이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한다.

문제 출제자는 (가), (나), (다) 시 텍스트를 하나의 기준을 잡고 선정했을 것이다. 선정 기준 자체가 사실 매우 인위적이다. 선정한 것은 문제를 만드는 사람의 기준일 뿐이지, 다른 사람들이 동의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시는 함축성을 가지고 있는 문학 작품이다. 근데 학습자는 시의 매력인 함축성을 출제자의 기준에 맞춰 이를 감상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출제자의 의도를 잘 파악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면 성적이 좋지 않다. 이는 우리나라의 교육 구조의 문제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시 감상 교육은 시에 대한 획일적인 감상을 추구한다. 예를 들면 김춘수의 ‘꽃’이 있다. 필자는 김춘수의 ‘꽃’을 봤을 때 연애시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구절 중에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를 보면 연애하는 사람의 모습이 떠올려지기 때문이다. 연애하는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꽃이 되고 싶고, 눈짓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근데 해설서 등 고등학생들이 보는 책의 해석을 보면 ‘존재론’인 시라고 되어 있다. 물론 김춘수 시인이 ‘무의미시’를 추구하기에 ‘꽃’에 대한 해석이 존재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국어국문학 전공자들이 알면 좋을 것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깊게까지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내용을 평가에 출제된다면, 시에 대한 흥미가 매우 떨어질 것이다.

오늘날의 시는 해석이 어렵다. 오늘날은 아방가르드 등의 영향을 받아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시와 다른 시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면 이를 모두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시를 보고 자신이 느낀 것이 있다면, 이것이 올바른 감상이라고 생각한다.

시 창작에 있어서 ‘상상력’은 매우 중요하다. 시 감상 교육에도 ‘상상력’은 매우 중요하다. 상상력은 시 감상의 깊이를 더해준다. 시 감상에 있어서 획일적인 교육은 시에 대한 흥미를 매우 낮춰온 요인 중 하나다.

초등학교 학습자들의 시 감상은 ‘경험’에 기반한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추상적 사고를 하는 어른들과 매우 다르다. 학습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시 감상 교육은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나라 교육 제도상의 문제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성인이 됐을 때 학습자들이 국어 교육의 목표처럼 시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교사, 학습자, 학부모들이 노력해야 한다.

 

<방승범 교사 프로필>
- 서울 경인초등학교 교사
- 서울교대 학사 및 동 대학원 졸업
- 디지털 교과서 강사